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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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룩의 정석


 

 


                                                                                                       책을 읽을 때 본문 뒤에 부록처럼 붙은 작품 해제는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 작가의 말 > 은 꼭 읽는 편이다. 글쓴이의 궐기를 가름하기 위해서다. 신형철 문학 평론집 << 몰락의 에티카 >> 에 붙은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 크게 실망한 적이 있다.  궐기는 없고 온통 문학과 문단 기득권을 향한 아부가 팔 할이었다.  스타 평론가라는 양반이 문단 기득권을 향해 양 손바닥을 어찌나 싹싹 비비던지 똥파리 못지않은 코스프레였다. 꼭, 그렇게 해야겠니 ?    애피타이저 맛이 떨떠름하다 보니 메인 요리에 대한 기대를 접은 상태에서 맛을 보니......     

김살로메의 일천 글자 미니 에세이  <<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 에 붙은 작가의 말은 꽤 근사하다. 애피타이저가 입맛을 돋우니 메인 요리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 수밖에 없다.  메인 요리 음식'은 뙇 ~  열무김치말이국수'다. 더운 날에 이보다 좋은 요리도 없다. 소박해서 부담 없는 맛이다. 김살로메 문체는 단정하다. 옷맵시로 치자면 이 옷 저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룩( : 옷을 여러 겹으로 껴입는 스타일)보다는 미니멀룩( : 장식적인 패션에 반反하여 극도로 심플함을 추구하는 패션)에 가깝다. 이런 취향은 아무래도 로맨스보다는 하드보일드 장르가 제격이다.

아니나 달라. < 문체 미학의 경제성 > 이라는 에세이는 그의 문장론을 잘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취향이 " 담백하고 건조한 문장을 선호하는 취향 " 이라고 고백한다. 나 또한 그의 문학적 취향을 지지하는 쪽이다. 문장을 가지고 지나치게 쪼물딱거리다 보면 문장이 촌스러워지고 결국에는 남사스러운 꼴이 된다. 대표적인 작가가 신경숙과 김애란의 최근 행보'다. 시대의 빈곤을 이야기하기에는 지나치게 팬시하지 않은가 ?   김애란 씨 ! 아우, 실망입니다아아. 이 책에 실린 80편의 에세이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다만 불편한, 매우 사적인 사족 하나를 굳이, 굳이, 굳이 붙이자면 < 그 울타리에 꽃불을 > 이라는 에세이는 살짝 목에 걸린다. 

이 에세이는 이준규 시인의 << 문장 >> 이란 시로 시작하는데 이준규 시인이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미투 사건의 가해 당사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읽기에 불편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 책 작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편집자를 탓할 대목이다.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육백 편에서 추린 글 모음이라 했는데 굳이 논란이 되었던 이준규 시인의 시가 인용된 글을 선택할 필요가 있나 _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맺음말은 그녀의 문학적 취향답게 간결하게 끝내겠다. 건투를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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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6-01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보자마자 ‘미니멀리즘’이 생각났습니다. 판형, 가격 모두 적당한 만족스러운 책입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8-06-01 12:38   좋아요 0 | URL
중얼중얼하다 보면 중언부언하게 되는 것은 진리인 것 같습니다. 이 책 좋더군요. 저도 확실히 하드보일드한 건조체에 끌리는 취향이라... ㅎㅎ

2018-06-01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1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리를 곧추서는 일은 남근을 고추서는 일만큼 중요하다 :







헤어스프레이



​形 :

 


                                                                                                    할리우드 악동 존 워터스 감독이 연출한 << 헤어스프레이, 1988 >> 는 60년대 복식사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뮤지컬 영화'다. 영화 속 등장인물은 제목에 어울리게도 " 머리에 뽕 넣은 헤어스타일 " 을 선보인다(그 당시에는 대두가 미학의 기준이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머리를 세우기 위해 공을 세운다. 올림머리를 위해 헤어스프레이 한 통을 다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60년대는 올림머리가 대세였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올림머리는 미국 백인 상류층 여성을 상징하는 헤어스타일이었다. 존 워터스 감독은 백인 부르주아의 허세를 풍선처럼 부풀어진 머릿발로 표현했다. 멋진 머릿발에 대한 집착은 남자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머릿발이라는 소리는 진리'다. 머리 스타일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상도 달라진다. 하여, 머리를 곧추서는 일은 남근을 고추서는 일만큼 중요하다. 머리는 자존심이다.  외래어 < style > 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 형(形) > 이다. 형태 形態, 형상 形象, 형식 形式의 총합이 바로 스타일'인 것이다.

여기서 形의 핵심어를 책임지는 부수가 머리카락( 彡 : 머리카락, 꾸미다 삼 )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사람은 머릿발이지 _ 라는 소리는 이미 갑골문자 시대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요즘 젊은것들은 싸가지가 없다는 말과 함께 가장 오래된 경구가 아닐까.  입만 열었다 하면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던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 동안 올림머리에 열을 올린 까닭도 " 상그지새끼 " 같은 자신의 텅 빈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형식(올림머리)를 강조한 탓이다. 박근혜 패션 외교도 그 연장선에 있다.

내면이 추하다 보니 외양이라도 화려하게 꾸미고 싶은 욕망이 핵심이다. 공자와 칸트는 내면(내용)과 외양(형식)의 균형발전론을 주장한 이였다. 공자는 " 문(형식)보다 질(내용)이 나으면 촌스럽고, 문이 질보다 나으면 사치스럽다. 문과 질이 잘 조화돼야만 군자라 할 만하다(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然後君子) " 라고 말했고,  칸트는 " 형식 없는 내용은 맹목이고, 내용 없는 형식은 공허하다. " 고 말했다. 이처럼 내면 못지 않게 외양도 중요한 것이다. 종종 외양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남자들이 유독 여성의 외양을 두고 시시콜콜 지적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서울 시장 후보로 나온 김문수를 두고 하는 지적이다. 그는 여성은 매일 미용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 "어떤 아름다운 여성이 전혀 화장도 안하고 씻지도 않고, 아니잖느냐. 매일 씻고 피트니스도 하고 자기를 다듬 " 어야 한다는 여성관을 피력한다. 여성을 빗대어 정치를 말하는 쌍팔련도 불알후드적 근성에 욕지기가 나온다. 외모를 가꾸는 일은 비단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지랄이 풍년인 경우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 네 꼬라지를 보라. 옛다, 헤어스프레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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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하나도 없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긍정보다는 부정으로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

영화도 그렇다. 지나치게 스타일을 강조하다 보면 콘텐츠가 죽는 현상도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 결과'이다. 영원불변의 법칙,  < 투머치 > 는 < 무심한 듯 시크하게 > 를 이길 수 없다.   영화 << 하드코어 헨리, 2015 >> 는 주인공이 머리에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고 찍은 에브리바디 풀타임 1인칭 시점 영화로 전자오락 < 서든어택 > 의 영화판 실사'인 셈이다. 시도 자체는 나쁘다고 볼 수는 없으나 관객은 보는 내내 흔들리는 카메라 때문에 멀미로 고생하게 된다. 시골 버스를 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90분 동안 달릴 때의 기분이랄까 ?

삭혀서 아래로 보내야 할 음식이 멀미로 인해 목구멍 위로 쏟아져 나올 상황이니 창밖 풍경이 그 아무리 절경이라 해도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 없다(참고로 시골 버스는 뒷좌석보다는 앞 좌석에 앉아서 그나마 멀미를 최소화할 수 있다). 풀타임 시점 숏'이라는 스타일리시한 기획 의도는 참신하나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멋을 내보겠다고 지나치게 바지를 끌어올려서 엉덩이에 바지가 먹히는 경우라고나 할까 ?  뒤태가 황홀하다는 유지태라 해도 엉덩이가 바지를 잡아먹는 순간 no 뒤태가 된다. 문학도 그렇다. 김애란 소설집 << 바깥은, 여름 >> 은 문장을 다듬느라 지나치게 글자를 쪼물딱거리다 보니 내용이 주저앉은 경우다. 

공자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   문(형식)보다 질(내용)이 나으면 촌스럽고, 문이 질보다 나으면 사치스럽다. 문과 질이 잘 조화돼야만 군자라 할 만하다(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然後君子) ". 김애란 소설은 질(내용)보다 문(형식)에 대하여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니 전체적으로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경우다.  하지만 형식이 내용을 지배했으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과 김정은의 2차 남북 정상 회담이 그런 경우'이다. < 정상 외교 벙개팅 > 이란 파격적 형식은 내용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사전 계획 없이 전화 통화 한 통 만으로도 두 사람이 격의와 절차 없이 국경을 넘어 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남북이 한핏줄이란 사실을 새삼 일깨운 장면이었다. 극성스러운 파파라치를 피해 밀회를 즐기는 두 남자의 브로맨스는 관객 마음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한다. 김정은은 뜨거운 전화기를 들고 외쳤을 것이다. 우리 지금 만나 / 당장 만나 / 우리 지금 만나 / 당장 만나.......  2차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었다. 쓰빽따끌러하며 쓰따일리시한 " 벙개팅 " 은 의전과 절차를 최소화했다는 측면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형식을 최대한 축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파격은 가장 인상 깊은 형식이자 격식'이었다. 디자인을 최소화한 애플폰 디자인이 21세기 디자인 혁명이었듯이 말이다.


이번 경우는 형식이 내용을 완벽하게 압도한 경우이다. 이 형식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            그것은 이 회담의 형식이자 핵심 메시지(내용)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정상 회담을 두고 " 내용 없는 깜짝 쇼 " 라고 맹비난했다. 그리고 한술 더 떠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에 위법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누군가가 자유한국당을 없애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주장한다면 나는 그 누군가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겠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


 





+






                                                                              형식은 내용을 지배한다 _ 는 말은 박근혜가 과거에 자주 사용했던 말이다. " 수세식 변기 -  성애자 " 답다는 생각이 든다. 21세기 변기인간, 새로운 인류의 탄생이라 할 만하다. 이런 부류는...... shit !                    

내 말에 동의한다면 모두 다 부처는 잘생긴 남자라고 외쳐달라(두 팔을 머리 위로 ! 부처 핸섬~ yo ~ ).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 때 선보였던 올림머리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 결과물이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연민이 배제된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다 보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형식(形式)이란 단어에서 부수로 터럭(彡)를 사용한 한자 形 이 얼굴, 겉모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올림머리는 박근혜라는 캐릭터를 압축한 상징이었다. 박근혜는 6년 만에 열리는 남북 장관급 실무 회담을 무산시킨 적이 있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며 북한 수석 대표의 격을 문제 삼는 바람에 파탄이 난 것이다. 박근헤가 문제 삼은 격식과는 결이 다르지만 문재인의  2차 남북 정상 회담' 또한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 경우이다. 파격은 격식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무식(無式)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또 다른 격식(형식)인 셈이다. 언론은 판문각 테이블 위에서 두 정상 사이에서 오고갔던 말풍선이 무엇인지 궁금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회담 내용이 아니라 행동 의지'이다. 필요하다면 거꺼이 터럭 휘날리며 판문점으로 달려가겠다는, 그리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겠다는 의지는 공허한 말의 내용에 앞선다.

누구는 투머치를 감추기 위해 무심한 듯 시크하게 터럭 몇 올을 흐트러뜨리고, 또 누군가는 터럭 휘날리며 뛰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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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29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또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유지태 노뒤태에 빵 터지고 갑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5-29 15:19   좋아요 0 | URL
이번 회담에 내용은 매우 선명하지 않습니까. 필요하다면 절차 없이 격식을 차리지 않고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 이 메시지보다 강렬한 회담 내용이 어디 있습니까. 싸우기 전에 먼저 말로 풀자는데 말이죠. 옛날에 박근혜가 이런 말을 했죠. ˝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 ˝ 이거 박근혜가 한 말인데, 박정권 때 12년만에 열리는 남북 장관급 회담을 거부한 적이 있습니다. 격이 맞지 않는다고 말이죠.. 문은 형식을 벗어난 파격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만남을 추진했다면 박은 말 그대로 의전에만 몰두했던 변기 인간이었습니다...인간이라기보다는 똥덩어리워터박스‘라고나 할까..

레삭매냐 2018-05-29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놈의 격식,,, 의전 정말 생각만 해도
짜장이 나는군요.

조국과 민족의 문제가 풍전등화인데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그래.

일단 만나, 우리 지금 당장 만나 -
로 문제에 접근하는 실용적 자세로의 전환
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굳이 안건이 없더라도 정기적 만남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월례회 정도.

곰곰생각하는발 2018-05-29 17:04   좋아요 0 | URL
그 옛날 당파 싸움에서 무조건 반대한다며 일본이 전쟁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조선 당파가 있었잖습니까. 그거랑 똑같죠, 뭐. ㅎㅎ .
나라 팔아먹을 놈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놈들이 항상 애국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단 말이죠..

나와같다면 2018-05-31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생각하는발님하고 이제 통하는 듯.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제목만 보고 2차 남북 정상회담 글인줄 알았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5-31 21:4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전 요즘 남북한 문제를 브로맨스로 보다 보니 흥미롭더라고요.. ㅎㅎㅎㅎ

나와같다면 2018-05-31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오후 엠바고 끝나고 남북정상회담 속보보는데 눈물이 떨어졌어요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8-05-31 21:42   좋아요 1 | URL
전 솔직히 정상회담했다는 속보 처음 나왔을 때
전화로 2시간 통화를 나눴다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전화가 아니라는 소리를 듣고는
그렇다면 정상화담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로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벙개처럼 바로 만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ㅎㅎㅎㅎ
 




​                                                                             

밑도끝도없는 미토끈트리아적 아메바의 오색창렬한 욕망 :













내가 넘나 사랑한 똥멍청이들 !



▶ 좀비 영화는 관객을 똥멍청이로 만든다.  고상한 척하지 말고 그냥 웃고 즐겨 쭈글아 !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는 하나, 어쩌겠는가. 그것이 이 장르의 법칙인걸 !  나는 밑도끝도없는 미토끄트리아의 헤모글로빈적 욕망 앞에서 부처 핸섬 _ 을 외칠 수밖에 없다. 스튜어트 고든 감독의 싸구려 b급 영화 << 좀비오 >> 는 피터 잭슨의 << 데드 얼라이브 >> 와 함께 생각 없이 보기에 최고인 영화'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한 편도 빠짐없이 섭렵한 나는 그의 영화가 무척 흥미롭지만 하루에 세 편 연속으로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감상하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다. 타르코프스키, 엥겔로플로스 또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영화는 모든 감각을 오롯이 본다는 행위에 몰입해야 하기에 보고 나면 후유증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 뇌에 과부하가 걸렸어.

거장의 깊은 뜻을 알 리 없는 나 같은 얼라는 그래도 거장이 숨긴 행간을 찾아내기 위해 인문학적 지식을 총동원하다 보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사랑한다는 것은 " 어떤 몰입의 형태 " 이기에 사랑은 필연적으로 두통을 동반하는 법이니까. 이럴 때에는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같은 영화가 쵝오 !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 국제시장 >> 이나 << 인천상륙작전 >> 같은 상그지새끼 같은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자존심이 무척 상하는 일이어서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중에서도 나름 품격을 갖춘 고상한 영화를 보게 된다(<< 국제시장 >> 이나 << 인천상륙작전 >> 같은 영화는 박근혜 같은 애들이나 좋아할 영화다).

​꼴이 좀 거시기하기는 해도 좀비는 내가 최애~ 하는 장르'다. 라캉의 그 유명한 전언인 " 사드와 함께 칸트 ! " 라는 말 품새를 살짝 17.3도 정도 비틀어서 b급스럽게 흉내 내자면  " 타르코프스키와 함께 조지 로메르 영화를 ! "  좀비 영화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뻔뻔하다는 데 있다. 그냥 좀비가 당신 앞에 뙇 ~ 나타난다. 좀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당신에게 다가올 뿐이다. 배우 이병헌처럼 질질 짜며 "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 네 ? " 라고 묻지 않는다. 그냥 물고 뜯고 즐길 뿐이다. 그럴싸하게 포장하려는 변명도 없고 미사여구를 동원한 가족애와 인류애를 강요하지도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좀비(영화)는 평소 뇌섹남/녀를 자랑하던 당신에게 인문학적 교양과 상상은 지나가는 계룡산 초지읍 둘레마을 민들레에게 주고 질펀하게 비명이나 지르라고 충고한다. 소리 질러, 부처 핸섬 yo!                                     좀비의 하드코어한 주문에 넘나 띨띨한 똥멍청이가 된 관객은 고래도 아니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부처는 잘생긴 남자라고 외치는 사이에 영화는 끝난다. 논리는 잠시 접어두고 생각 없이 보다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장르가 바로 좀비물이다.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정신없이 사는 삶보다는 생각 없이 사는 삶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

생각 없이 살면 이렇게 낄낄거리며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무념, 무상, 무아는 원초적 쾌락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종종 생각을 비우기 위해 오징어처럼 흐느적흐느적 걷는 좀비를 호명한다. 좀비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 앞에 뙇 ~ 나타나다오. 오늘 밤은 너와 함께 하기 위해서 기꺼이 넘나 띨띨한 똥멍청이가 될 각오가 되어 있다. 하여..... 오라, 좀비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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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맥도날드 햄버거 ?! 












                                                                                                         많이 먹는다는 것은 더 많은 영양분을 확보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더 많은 독소를 몸속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하다. 모든 음식 성분에는 약이면서 동시에 독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과식은 체내 장기 노동자(말 그대로 간, 심장, 위장 따위의 체내 내장 노동자)의 과로를 초래한다.  

주인의 과식은 내장(노동자)의 과로를 부른다. 시도 때도 없이 먹는다는 것은 몸속 장기 노동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일을 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탄수화물은 단당류로 분해한다. 저잣거리 입말로 표현하자면 내장 노동자들은 해종일 졸라 곡괭이질 해서 음식을 잘게 부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야, 이 주인 놈아 ! 제발 음식은 꼭꼭 씹어먹어랏 !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것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호르몬과 효소를 이용하여 각종 대사작용을 일으킨다. 여기서 끝 ?!

아니다, 대사작용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노폐물)은 밖에로 배출시켜야 한다. 주인 입장에서 보면 포만감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장기들은 죽을 고생을 하게 된다. 간장, 심장, 위장, 대장, 소장은 혼잣말로 신세한탄하기 일쑤다. 주인 잘못 만나 개고생이구나. 아, 개 같은 내 인생이여 !                            내장이 과도한 업무로 인해 만성 피로에 시달릴 때 비로소 질병이 틈새를 노리고 찾아온다. 과로에 시달리는 내장 노동자에게 질병이 침투하면 엎친 데 덮친 꼴이 된다. 총칼을 든 내장 노동자들은 외부에서 침투한 질병과 싸우는 와중에도 틈틈이 총칼을 내려놓고 곡괭이를 들어 음식을 쪼개야 한다. 전투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이다.

몸이 아플수록 굶지 말고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인간과는 반대로 짐승은 몸이 아프면 몸이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곡기를 끊는다.  몸이 아플 때 짐승은 공복을 유지함으로써 몸속 내장 노동자들이 오롯이 질병과 싸우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컹컹컹..... 나는 당분간 굶으마, 내 몸속 장기들아, 너희들은 전투에만 집중해 다오 !          영양 과잉 사회 속 현대인에게 있어서 굶는다는 것(만복에서 공복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늘려주는 방식)은 쇠약이 아니라 치유의 방식'이다. 그렇기에 조금씩 자주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공복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규칙적으로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은 건강에 좋다. 저녁 6시에 저녁밥을 먹고 다음날 아침을 굶고 점심밥을 먹는다면 그만큼 공복 시간(16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속을 비우는 것은 내장 노동자들에게 휴식을 주는 과정인 셈이다. 아침 황금 밥상을 예찬하는 전문가들은 아침을 굶으면 점심에 과식하기 때문에 아침 결식이 체중 증가의 원인이라고 앵무새처럼 말하지만 이런 주장은 1초만에 반박할 수 있다. (아침) 결식에 따른 허기가 과식의 원인을 제공한다면 운동은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다. 강도 높은 운동이야말로 허기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과식의 원인을 제공한다.

힘든 운동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도 전문가들은 그것을 지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포츠 산업은 현대 사회의 주요 돈벌이 산업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계획을 세운 이라면 아침밥은 굶어라. 그리고 운동하지 마라. 운동은 당신의 허기를 촉발시킨다.





덧대기


1. 점심을 한자로 풀어내면 點心(점찍을 점, 마음 심)이다. 점을 찍듯이 간소한 마음으로 가볍게 먹는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로 먹는 게 점심이었다(줄여서 간식이라고 하자). 그러니까 옛날에는 < 두 끼 정식  +  한 끼 간식 > 에 가까웠으니 정색하고 말하자면 삼시 두 끼였던 셈이다. 정식으로 세 끼를 섭취하는 현대의 삼시 세 끼와는 차이가 있다.  현대의 삼시 세 끼는 전통이 아니라 근대 이후에 만들어진 허구'다.


2. 정량(1인분)의 기준은 무엇일까. 햄버거 한 개 ?! 1950년대에는 햄버거에 소고기 28g이 들어갔지만 오늘날에는 170g으로 늘어났고 심지어는 300g이 넘는 제품도 있다. 또한 1970년대 맥도날드 햄버거 열량은 평균 540칼로리였지만 오늘날은 1510칼로리나 된다.  패스트푸드 산업이 거대한 돈벌이 시장이 되자 장사꾼들은 " 값 싸고 양 많은 햄버거 " 를 앞다퉈 내놓으며 사이즈를 키우기 시작했고 그 결과 빅사이즈가 정사이즈로 둔갑한 것이다.  장사꾼 장삿속에 현대 소비자는 점심에 50년대 햄버거 세 개를 먹는 꼴이 되었다. 그 결과, 미국은 비만의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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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5-26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께서는 1일1식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점심 식사 예정이시라면 맛있는 점심 되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8-05-26 13:25   좋아요 1 | URL
푸짐한 저녁밥상을 차려서 먹도록 하겠습니다..ㅎㅎ

2018-05-26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6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