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곧추서는 일은 남근을 고추서는 일만큼 중요하다 :







헤어스프레이



​形 :

 


                                                                                                    할리우드 악동 존 워터스 감독이 연출한 << 헤어스프레이, 1988 >> 는 60년대 복식사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뮤지컬 영화'다. 영화 속 등장인물은 제목에 어울리게도 " 머리에 뽕 넣은 헤어스타일 " 을 선보인다(그 당시에는 대두가 미학의 기준이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머리를 세우기 위해 공을 세운다. 올림머리를 위해 헤어스프레이 한 통을 다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60년대는 올림머리가 대세였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올림머리는 미국 백인 상류층 여성을 상징하는 헤어스타일이었다. 존 워터스 감독은 백인 부르주아의 허세를 풍선처럼 부풀어진 머릿발로 표현했다. 멋진 머릿발에 대한 집착은 남자도 마찬가지'다. 남자는 머릿발이라는 소리는 진리'다. 머리 스타일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상도 달라진다. 하여, 머리를 곧추서는 일은 남근을 고추서는 일만큼 중요하다. 머리는 자존심이다.  외래어 < style > 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 형(形) > 이다. 형태 形態, 형상 形象, 형식 形式의 총합이 바로 스타일'인 것이다.

여기서 形의 핵심어를 책임지는 부수가 머리카락( 彡 : 머리카락, 꾸미다 삼 )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사람은 머릿발이지 _ 라는 소리는 이미 갑골문자 시대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요즘 젊은것들은 싸가지가 없다는 말과 함께 가장 오래된 경구가 아닐까.  입만 열었다 하면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던 박근혜가 세월호 7시간 동안 올림머리에 열을 올린 까닭도 " 상그지새끼 " 같은 자신의 텅 빈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형식(올림머리)를 강조한 탓이다. 박근혜 패션 외교도 그 연장선에 있다.

내면이 추하다 보니 외양이라도 화려하게 꾸미고 싶은 욕망이 핵심이다. 공자와 칸트는 내면(내용)과 외양(형식)의 균형발전론을 주장한 이였다. 공자는 " 문(형식)보다 질(내용)이 나으면 촌스럽고, 문이 질보다 나으면 사치스럽다. 문과 질이 잘 조화돼야만 군자라 할 만하다(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然後君子) " 라고 말했고,  칸트는 " 형식 없는 내용은 맹목이고, 내용 없는 형식은 공허하다. " 고 말했다. 이처럼 내면 못지 않게 외양도 중요한 것이다. 종종 외양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아무렇게나 차려입은 남자들이 유독 여성의 외양을 두고 시시콜콜 지적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서울 시장 후보로 나온 김문수를 두고 하는 지적이다. 그는 여성은 매일 미용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 "어떤 아름다운 여성이 전혀 화장도 안하고 씻지도 않고, 아니잖느냐. 매일 씻고 피트니스도 하고 자기를 다듬 " 어야 한다는 여성관을 피력한다. 여성을 빗대어 정치를 말하는 쌍팔련도 불알후드적 근성에 욕지기가 나온다. 외모를 가꾸는 일은 비단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지랄이 풍년인 경우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 네 꼬라지를 보라. 옛다, 헤어스프레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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