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쇼 Screen Play 10
이형식 지음 / 스크린영어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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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은 왜 속았을까 ?











집(가족)과 바람은 서로 부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바람 잘 날 없는 집구석은 좋은 의미가 아니죠. 바람 난 남편과 바람 난 아내도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죠. 춤바람이나 치맛바람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바람이 잘 통하는 집만큼 좋은 집도 없습니다.  제가 옛날에 살던 집이 그런 집이었습니다. 언덕배기 바람길이 관통하는 곳에 자리를 잡은 집은 여름에도 시원했습니다. 심지어 앞문과 뒷문을 열어놓으면 바람의 힘만으로도 전원이 뽑힌 선풍기 프로펠러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진짜 레알 실화임). 


바람이 잘 통하니 집안 냄새 걱정이 없고 장마철에는 습기가 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빗자루 역할을 하기도 했죠. 바람이 먼지를 한쪽으로 쓸어버리는 겁니다. 또한 김치는 얼마나 맛있게 익는지요.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시원한 집입니다. 실외 온도는 30도를 훨씬 웃돌지만 실내는 26도 이상 오르지 않더군요.  집이 시원하다는 것은 바람이 잘 통한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  마, 이게 사람 사는 집구석 아이가. 아이고, 시원타. 센풍기(에어컨) 없이도 이리 시원타 ~ 하지만 착각이었습니다. 제가 체크한 실내 온도는 에어컨 리모컨 표시창에 뜬 알림 표시였는데 그것은 현재 온도가 아니라 설정 온도였던 것입니다. 


실제 실내 온도는 31도더군요.  아놔, 시바.  저는 그동안 실내가 한증막인 집구석에 살면서도 바람 잘 통하는 집에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생활했던 것입니다.  갑자기 원효 대사 이야기가 생각이 나더군요. 한밤중에 목이 말라 웅덩이에 고인 물을 맛있게 마셨는데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 보니 그 웅덩이에는 시체가 썩어 해골이 된 뼈다귀가 잠겨 있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실내 온도가 31도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때부터 저는 삼복에 더위 먹은 개처럼 혓바닥을 늘어트리고는 헉헉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이리 더우면 몬 산다. 몬 살아.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시죠 ?  인간의 이성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합리적인 인간도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엉뚱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 상황적 강제(situational force) " 라고 합니다.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이 유명하죠.  스탠포드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심리 실험에 지원한 대학생 18명을 상대로 교도소 역할 놀이를 진행합니다.  절반은 수감자가 되어 죄수 옷을 입고 절반은 교도관 복장을 하고 교도관 역할을 하는 것이죠.  말 그대로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 같은 역할극 놀이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교도관 역할을 맡은 대학생들이 갈수록 폭력적인 인간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가짜 수감자 역할을 하는 이들은 가짜 교도관의 폭력에 별다른 저항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크리스티나 매슬렉 박사가 실험의 비윤리성과 폭력성이 과열되는 상황을 보고 실험 중단을 요구했고 2주 예정이었던 실험은 1주일 만에 끝났습니다.  이 실험이 주는 교훈은 명백합니다.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은 상황적 강제가 발생하는 순간, 인간은 얼마든지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우리는 흉악 범죄에 대하여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짐승 같은 짓을 저지르냐고 한탄하지만 당신의 장탄식은 틀렸습니다. 인간의 탈을 썼기에 짐승 같은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블랙코미디 영화의 걸작 << 트루먼쇼 >> 에서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 분)은 성인이 될 때까지 방송국이 자신을 감쪽같이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요 ?  어려운 질문이 아닙니다.  질문이 어렵지 않으니 답은 쉽죠. 방송국 세트와 시스템이 완벽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세트장과 정교한 시스템이 작동하는 곳이라면 여러분들도 트루먼 버뱅크가 될 겁니다. 


그래도 트루먼은 나중에 진실을 알아차렸지만 여러분은 죽을 때까지 자신이 무대 위의 트루먼이란 사실을 모르고 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제 자신이 트루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죽을 확률이 존나 높은 족속이죠. 리모컨이 제시한 26도라는 가짜 알림에 속아서 등골에 뜨거운 땀방울이 또르르 굴러떨어지는 데에도 불구하고 마, 이게 사람 사는 집구석 아이가. 센풍기 없이도 이리 시원타 _ 이런 대사나 남발했으니 말이죠. 멍청한 녀석. 트루먼은 방송국이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기에 속은 인물입니다. 시스템 구축 : 세트장, 배우, 컨트롤타워는 삼위일체가 되어 트루먼을 속였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제가 언급한 사례들은 다 " 시스템(구조적) 문제 ㅡ " 인 것입니다. 이 영화는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선택했지만 우리에게 정치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   보수는 사회 시스템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촛점을 맞추고 진보는 개인보다는 구조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쪽에 방점을 찍는 집단이라고 본다면 보수주의자는 방송국에게 속은 트루먼의 한심한 역량을 지적해야 합니다. 동의하시나요 ?  지금까지 윤석열과 최재형이 내뱉은 말을 종합하자면 그들은 방송국보다는 트루먼에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국민의 삶을 왜 국가가 책임지냐. 국민의 삶은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 _ 라는 최재형의 망언은 이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반대로 진보주의자는 개인보다는 방송국 시스템(구조적 문제)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굳이 정치적 성향을 묻는다면) 진보주의자이자 구조주의자에 가깝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  교도소 실험을 주관했던 필립 짐바르도 심리학 교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 썩은 사과(약한 개인)가 아니라 썩은 상자(시스템)가 문제다 !!! " 이 글의 끝은 트루먼 버뱅크 씨의 마지막 인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인사하죠 !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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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8-20 06: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구조주의자인 것 같습니다. ㅎㅎ 곰곰님 글 너무 재밌어요 (재밌게 할려고 쓰신것 같진 않지만). 그리고 덕분에 상황적 강제라는 개념도 알게 되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21-08-22 10:56   좋아요 0 | URL
재미있으라고 쓴 글입니다.. ㅎㅎㅎㅎ
전 상황적 강제라는 말을 보스니아 내전을 통해 알았습니다. 아, 인간이 상황에 따라 괴물이 되는구나. 누구나 말이죠...
 
내 안으로 그대 속으로 시작시인선 385
김민서 지음 / 천년의시작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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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이란 느리게 말하는 통증





소설이 " 구라의 세계 ㅡ " 라면 시는 " (자기) 성찰의 세계 ㅡ " 를 다룬다. 그렇기에 시인은 어떤 식으로든 자기 고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 고백 > 이란 " 느리게 말하는 통증 " 에 가까워서 쉽게 읽히지 않는 시집은 나쁜 시집이 아니라 좋은 시집에 가깝다. 독자가 책을 펼치자마자, 손에서 책을 놓을 시간도 없이,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면 그것은 소설(가)에게 크나큰 미덕이 되겠지만 그 속도는 시(인)에게는 모독이 아닐까. 둘 중 하나다. 독자가 시를 오독했거나 시가 가짜이거나 !  차이 밍량은 좋은 영화란 무엇인가 _ 라는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나의 내일을 걱정하는 영화는 좋은 영화이고 인류의 먼 미래를 걱정하는 영화는 나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그의 말을 적용하자면 좋은 시(인)은 자신의 내면을 폭로하고 나쁜 시는 세계의 내면을 폭로하는 척한다. 그렇기에 나는 자신의 내면은 숨긴 채 세계의 안위만 걱정하는 시인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김민서 시집 << 내 안으로 그대 속으로 >> 는 관통의 기술에 충실하다. 시 < 약식 회고록 > 에서 시인은 자신의 약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열둘 " 에 " 쌀을 씻기 시작 " 해서 " 스물둘 " 에 " 서울에서 가장 멀리 가는 밤 기차를 탔다 " 고 고백한 시인은 " 신문지를 재단해 호떡집 봉투를 붙였다 // 날마다 정치면에 실리던 대통령 얼굴 / 내 입에 풀칠하기 위해 / 그 얼굴에 날마다 풀칠을 했다 " 고 말한다. 그리고 " 오십 대 / 9센티미터 힐을 신었다 " 라고 마무리한다. 여기서 9센티미터 힐은 생에 대한 의지로 읽힌다. 우리가 이 시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나이듦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일 것이다. 그녀는 늦은 나이에 비로소 탱고에 눈을 뜬다. " 홑겹의 실크 드레스로 소름을 감추고 / 새빨간 스틸레토 힐을 신고 / 자정 근처 고비로 " 간 그녀는 " 반도네온의 심장을 딛고 / 바이올린의 선율을 따라 " 탱고를 춘다(고비의 탱고). 시 < 고비의 탱고 > 에서 " 고비 " 는 이중적 의미로 사용된다. 그것은 고비 사막을 지시하기도 하지만 절정, 곤경, 위기, 고개를 뜻하기도 한다. " 식혜 밥알처럼 " 각각의 개별자로 존재하는 사막의 모래에서는 뿌리를 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뿌리를 내린 삶을 선택할 것인가, 뿌리를 버리고 노마드의 삶을 살 것인가. 시인은 < 우산을 들고도 > 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 뿌리를 버리고 자유를 얻을까 / 색을 입고 생을 얻을까 " 이 시집을 다 읽고 나서 떠오른 책은 공교롭게도 << 그리스인 조르바 >> 였다. 그녀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 생활의 활력이, 춤추는 조르바를 닮은 것이다. 시를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인)이라는 장르는 시라는 형식을 빌려 자신의 비밀 일기를 폭로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 시인은 자신의 은밀한 비밀을 폭로한다는 점에서 언제나 " 실패를 누설( 장미의 누설 ) "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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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1-08-10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르바 마지막 장면인가요... 남자 둘이서 춤추던 장면... 멋지단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차이 밍랑은 자기를 구원하고자하는 사람 말고 세상을 구하겠노라 공언하는 이들이 빈껍데기라는 걸 분명히 인식하는 분이네요. 젊은 시절에 누구나 꿈꿔볼만한 치기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눈이 좀 어두워져 ㅋㅋ 그런지 ‘세상구하기‘ 철학이 이제는 의심스럽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21-08-12 14:25   좋아요 1 | URL
저는 거대 담론을 강박적으로 이야기하는 문학에 대해 늘 회의적입니다. 문학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이따위 자긍심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됴. 과대망상이 심하구나, 작가들이... 뭐, 이런 생각.. ㅎㅎ
 






                            

F 대 신   F U C K   Y O U   :





윤석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벤 스틸러가 연기하고 연출한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 월터-디즈니적 상상력 "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월터디즈니적 ㅡ " 교훈을 주는 상투적인 내용이지만 잘 만든 영화입니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보내는 업무용 메일을 작성할 때에도 스마일 이모티콘을 넣을까 말까를 놓고 고심하기도 하는 소심남입니다. 하지만 그는 모험을 통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보석이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인물입니다. 


외모는 다소곳한 붕어처럼 보이지만 우락부락한 우럭의 내면적 성질머리를 가진 저로서는 월트디즈니적 교훈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그럭저럭 본 영화이지만 여러분에게는 베리굿럭 인 영화일 겁니다. 장담합니다, 강추합니다. 그런데 월터를 윤석열로 대체하면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까요 ?   윤석열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그 세계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쫙 벌린 하체로 Y존의 삼각점을 대중에게 폭로하는 대범한 남자 " 마, 이게 사내새끼의 진정한 와이존 아이가. 봤나 ? 봤나 ??  " ,  윤석열이 상상으로 만든 세계를 !  때는 바야흐로 2022년 봄. 


대통령에 취임한 자유방임주의자 윤석열 대통령 각하 님께서는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자마자 경자유전 정책(농민이 농지를 가질 권한을 가진다)을 폐지합니다.  일반인도 농지를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빚더미에 허덕이는 농민은 후한 값을 주겠다는 전국의 부동산 투기꾼에게 농지를 팔기 시작합니다. 전체 농지의 절반을 시멘트로 덮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 자리에 곡물 대신 러브호텔, 유흥시설, 아파트가 우뚝 솟습니다. 집은 생필품이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후속 조치도 이루어지니 부동산 투기꾼은 한여름에 메뚜기 떼처럼 기승을 부립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지만 시멘트 건물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수록 고개를 뻣뻣이 듭니다. 제주 도담 마을에 사시는 73세 곽만덕 옹께서 낚시로 잡은 은갈치 새끼처럼 말이죠. 곡물을 생산할 농지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곧 곡물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곡물 자체 보급률 23% 안팎인 국산 곡물 생산은 윤석열 정권에 이르러 10%대로 추락하게 되고 정권 말기에는 1%를 기록하게 됩니다. 이 말은 곡물의 90(~ 99)%를 수입에 의존한다는 뜻입니다. 만약에 세계적으로 곡물 기근이 발생하여 식량 생산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이때 각국이 수출 봉쇄령을 내리는 품목은 휴지나 방역 마스크따위일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는 식량 위기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내리는 수출 금지 품목 0순위는 식량입니다. 권력자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성난 국민이 아니라 (굶)주린 국민이거든요. 성난 국민은 총칼로 다스릴 수 있지만 주린 국민은 총칼로 다스릴 수 없습니다. 옛부터 임금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정적이 아니라 굶주린 백성이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눈이 돌아가면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폭도가 됩니다. 그것은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죠.   그래서 모든 국가 지도자는 " 최소한의 자급자족 " 을 목표로 삼습니다. 



 



도표를 보십시오. 선진국 대부분은 곡물 자체 보급률이 100% 안팎입니다. 북미와 유럽 대륙 국가 중에서 50% 이하인 국가는 없습니다. 이들 국가는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생산만으로 식량을 보급할 수 있도록 농지를 법적으로 보호합니다. 대한민국(100,)보다 국토가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네덜란드(42,)조차도 농지 면적에서만큼은 두 나라가 서로 엇비슷합니다(네덜란드는 식가공품으로 110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반면에 대한민국이 반도체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총액은 1000억 달러가 안 됩니다). 이처럼 농업은 후진국 산업이 아니라 선진국 산업입니다. 


윤석열은 농지 부족으로 인한 곡물 생산량 저하 현상을 심각하게 인식하기는커녕 투기꾼들에게 농지를 상업 용도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곡물 가격이 치솟으면 고통을 받는 것은 국민입니다.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자 Y존의 아이콘 윤석열 대통령 각하 님께서는 부정 식품을 완화하는 정책을 펼칩니다.  " Y존의 참존이시며 불굴의 영도자이신 각하 님께서는 배곯는 백성을 어여삐여겨 이런 젠차로 서로 사맛디 아니하시며 목 놓아 통곡하시었다. 이에 각하 탄신일을 맞이하야 부정 식품 기준을 대폭 완화하여 부정 식량을 만백성에서 하사하노니 온백성은 배터지게 처먹고 폭풍 설사 하시라 ! "  


부정 식품을 과식한 탓일까요 ?   만병이 창궐하니 아사로 죽는 이보다는 병사로 죽는 이가 많아졌습니다.  이에 우리의 각하 님께서는 신약 개발 중인 의약품을 3상 실험 없이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법을 개정하기에 이릅니다.  의약 회사 입장에서 보면 와따(탱큐), 죠.  복잡하고 길고 긴 의약 실험 없이 환자를 대상으로 바로 실험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금까지 윤석열이 생각없이 내뱉은 망언 몇 가지가 현실이 된다는 가정 아래 만들어진 가상의 서사입니다. 이래도 여러분은 윤석열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야기에 열광하시겠습니까 ?  


이것은 장밋빛이 아니라 핏빛에 불과합니다.  경자유전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요 ?  그렇지 않습니다.  농업은 선진국 산업으로 경자유전은 거의 대부분의 국가가 선택합니다. 오히려 현대는 기후 위기에 대한 현실 인식으로 인하여 경자유전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농지를 지키는 일은 국가와 안보를 지키는 일입니다. 누구나 상상은 자유입니다만 대통령이 될 사람의 상상력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관해서는 안됩니다.  대통령의 상상력은 국가 안위에 큰 영향을 제공하니깐 말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윤석열의 상상력 점수는 F라고 하기에도 민망합니다. 


제가 문학 담당 교수라면 빨간 색연필로 F 대신 FUCK YOU 를 주겠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만학도 윤석열 학생은 상상력이 지나치게 천박하고 잔인무도함. 에프 대신 퍽유.                  여러분, 진영 논리에 눈이 멀어도 최소한 x밥에게는 투표하지 맙시다. 우리가 권력이 없지 가오가 없습니까, 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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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는 인간,  호모픽투스  :








지옥은 인간 친화적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은 무엇일까요 ?  한때는 " 웃음 ㅡ " 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특징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동물들도 웃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호모루덴스, " 놀이 ㅡ " 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동물들도 놀이를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정은 " 스토리텔링 ㅡ " 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하는 인간, 호모픽투스(Homo fictus)입니다. 앵무새는 인간의 말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이야기를 만들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만이 이야기를 좋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인간은 잠을 잘 때에도 이야기(꿈)를 만드는 스토리텔링 중독자입니다. 스토리텔링의 궁극이 바로 문학이죠.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시나요 ?   저는 지옥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그 지옥이 아니라 " 지옥 같은 삶 ㅡ " 을 다룬 이야기를 좋아하죠. 


지옥 같은 삶을 살던 주인공이 악전고투 끝에 지옥을 벗어나는 이야기야말로 심금을 울립니다. 문예 창작과 교수이자 단편소설 작가이기도 한 찰스 벡스터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 지옥은 인간 친화적이다 ! " 동의하시나요 ? 저는 100% 동의합니다. << 홍길동전 >> 이나 << 춘향전 >> 도 사실은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입니다. < 홍길동전 > 은 홍길동이 호부호형을 허락하지 않는 삶을 벗어나는 이야기이고 < 춘향전 > 은 춘향이 변 사또의 수청을 들어야 하는 삶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죠. 사람들이 지옥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파란만장하기 때문입니다. 


천국에서는 파란만장은 불가능하죠. 사건과 사고가 없는 곳이 천국인데 이곳에서 어찌 파란만장하며 쓰빽따끌한 인생 이야기가 펼쳐지겠습니까.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스토리텔링의 99.9999999%가 바로 과정입니다. 과정은 이야기의 핵심이죠. 스토리텔링은 비단 문학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인간에게도 스토리텔링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이 파란만장할수록 흥미를 끌죠. 그 사람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제가 노무현과 노회찬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파란만장도 없고 우여곡절도 없는 인생 이야기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매력도 없고 재미도 없죠. 예를 들어볼까요 ? 다음과 같은 줄거리를 가진 소설이 있다고 칩시다. 그는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그는 중학교 때도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그는 중학교 때도 공부를 잘했는데 고등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그는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는데 고등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공부를 잘했다. 여러분은 여기까지 읽고 나면 이런 소리를 하실 겁니다. " 작가 새끼, 장난 지금 나랑 하냐 ? " 


윤석열의 스토리텔링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이 재미없는 스토리텔링에 덧대어 사법 고시 낙방 9수 이야기가 펼쳐지면 나자빠집니다. 그는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그는 중학교 때도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그는 중학교 때도 공부를 잘했는데 고등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그는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는데 고등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주 120시간 열공해서 사법 고시에 도전했다 낙방한 후 다시 도전했으나 낙방한 후 다시 도전했으나 낙방한 후 다...... 


재미있나요 ?   이것이 바로 윤석열이 살아온 스토리텔링입니다.   정치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사실, 윤석열의 스토리텔링보다는 김건희의 스토리텔링이 흥미진진합니다. 문제는 " 김건희 " 라는 제목의 소설 장르가 피카레스크( : 악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문학 양식) 라는 점입니다.  크아, 어쩔어쩔 ~    저는 요즘 윤석열이라는 이름의 드라마에 푹 빠졌습니다.  그에게는 지금의 대선 행보야말로 지옥 같은 삶일 겁니다.  그동안 사쁜히 즈려밟고 다니던 꽃밭이 어느새 똥밭이 되었거든요.  피한다고 피하긴 하는데 피할 때마다 똥을 밟네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윤석열 스토리텔링의 화룡점정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저는 쇼파에 앉아 팝콘을 먹으며 티븨를 봅니다. 멧돼지는 시력이 좋지 않고 겁을 먹으면 도망치기보다는 공격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  그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시간을 쪼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납니다. 일단, 들이대고 보는 것이죠. 저는 그의 공격적 행보를 보면서 그가 지금 겁을 먹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봇대를 나무로 착각하고 돌진하는 멧돼지를 보면 풍차를 거인으로 착각하고 돌진하는 돈키호테가 떠오릅니다. 냐하하하하하하하. 미췌버리겠네요. 하여튼 재미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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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8-05 0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어요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21-08-05 12:35   좋아요 0 | URL
재미있어요. ㅋㅋㅋㅋ
 
코메디의 왕 - 할인행사
마틴 스콜세지 감독, 로버트 드니로 (Robert De Niro)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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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하 ,   체 통 을   Yuji  하  옵  소  서   :




코미디의 왕




윤석열이 정치 중립 위반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대권 도전 선언을 했을 때 그 동기가 자못 궁금했다. 의외였다. 그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두고만 볼 수는 없어서 정치를 하기로 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무릎 탁, 치고 아, 했다. " 우리 석열 씨는 평소에 환경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구나. 호호호 " 그랬던 그가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자리에서 " 탄소중심 " 이라는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다. 일편단심은 들어봤어도 탄소중심은 처음이라 당황했다. 마이, 다다다다다다다당황했쎄여 ~


환경 문제에 대하여 관심이 없던 이라면 모르고 지나갔을 일일 테지만 환경과 관련된 기사 한 줄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 탄소 중심 > 이 < 탄소 중립 > 의 오타라는 사실을 대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하지만 위대한 상왕 윤석열과 내시들은 이 오류에 대하여 알지 못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  상왕과 똘마니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 좆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음악 중심이라고 했다면 최소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힙하다는 소리는 들었을 것이다(그의 애칭이 엉덩이 총장이 아니던가 !). 심지어,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출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대꾸했다. 


여기에 안철수는 윤석열에게 원전 전문가 같다는 칭찬을 쏟아냈고, 윤석열은 태산 같은 안철수 옹 앞에서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잡놈일 뿐이라며 자신을 낮추어 화답했다. 방심한 사이, 번데기가 된 안철수.  두 사람은 대동단결하여 사악한 탈원전 정책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신 안철수가 그 자리에 참석했다면 탄소 중심 대신 탄소 중도'라는 마스크를 쓰고 등장했을 것이다. 그는 극중주의자이니까. 두 사람의 오고가는 말풍선을 듣고 있노라니 문득 영화 << 덤엔더머 >> 가 생각났다.  난감한 일이다. 누가 더 " 모지리 ㅡ " 인가를 두고 우열을 가린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다.  


결론은 둘 다 왜가리 새끼인 것으로 판명.  모지리의 주장대로 원자력 에너지가 친환경 저비용 고효율 에너지'라면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원자력 발전소를 유치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을 것이다.  이런 인간이 구국의 영웅으로 추대되는 것을 보면 별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아스트랄하다.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코미디의 왕이다. 탄소 중심으로 개그계의 새로운 " 지평선 ㅡ " 을 열었던 윤석열은 여전히 개그 욕심이 너무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윤석열의 쌍팔련도 개그 감각에 도리도리 쳤던 참모진들은 아마도 밤마다 상왕에게 이렇게 읍소하지 않을까 ? 


전하 !  동촉하여 주시옵소서. 시발, 체통을 Yuji 하옵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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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7-09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러니 개콘이 폐지된 것이죠. 우리나라 개그맨,개그우먼들 분발해야 합니다. 진심!

곰곰생각하는발 2021-07-09 14:10   좋아요 2 | URL
개그맨들이 상황극 위주의 코미디에서 탈피하여 실천 콩트로 새 지평선을 열어야 할 텐데...

레삭매냐 2021-07-09 13: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로버트 드니로가
리즈 시절에 찍은 <코미디의 왕>
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
랍니다.

두 개그 콤비의 활동이 앞으로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대환장 파뤼
캄온!

곰곰생각하는발 2021-07-09 14:11   좋아요 3 | URL
스콜세지 영화치고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죠. 그런데 상당히 좋아요. 영화가... 은근히 중독성 있는 영화이고.... 드니로의 영화도 정말 기똥찼습니다. 좋은 영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