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다락방 님 서재에서 토마토랑 리코타치즈랑 블랙올리브 조합의 샐러드? 이름을 잘 모르겠다만...
암튼 그걸 따라해봤다.
따라해 보리라. 생각하고 나니 치즈도 사야하고, 토마토도 사야하고, 초록 이파리도 사야하고....살 게 많았다.
하나씩 사다 모아뒀는데 어떻게 만드나?
궁리만 하다 보니 처음 만드는 요리는 선뜻 도전하기 힘들다.
잠자냥 님은 다락방 님의 요리 사진을 보게 된다면 책나무는 그 요리를 만들지 않았다.고 댓글을 다셨고...화들짝 놀란 나는 아니라고 따라해볼 거라고 장담을 했건만...
진짜 쉬워 보이는데도 그게 좀 쉽지가 않다.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은 좀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여 아까 저녁에 시도해 보았다.
그러니까 나는 약속을 지켰다는 것이다.
토마토를 데쳐 껍질 벗기기는 처음 해봐서 이게 되나? 싶었는데 십자를 내고 끓는 물에 데치니까 진짜 되네?!
냉장고에 있는 것들 다 꺼냈다.
상추 씻어 자르고 샤인머스켓도 반으로 자르고(껍질이 질겨 소진되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견과류는 내가 좋아하니까 몇 알 넣고 리코타 치즈 떠서 올렸다.
소스는 올리브유만 뿌렸더니 다락방 님 부모님께서 열광하시진 않으시고 맛있다고 하신 걸 읽어 보니 간이 좀 싱거운가 보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리브유에 발사믹 식초 조금 홀그레인 머스타드(좋아해서 큰 병으로 구입했기에 빨리 먹으려고 요즘 어떤 음식에든 막 넣는다.) 그리고 블루베리 잼을 조금 섞어 샐러드 재료들에 뿌렸다.
접시는 이번에 산 알라딘 굿즈 접시다.
그 ‘좋은 문장이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줍니다‘의 문구 레터링 접시인데 영문은 완전히 다 가려졌다.
와인 안주라기에 와인을 따라놓긴 했는데 아무래도 저녁이니까 밥을 먹어야겠어서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샐러드를 같이 먹었더니 밥 반찬으로 의외로 괜찮았다.
와인은 배가 불러 다 못 마시긴 했다만...
암튼 리코타치즈 토마토 올리브유 샐러드 해먹은 인증샷을 올려본다.
<백래시> 읽다가 현타가 와서 분위기 반전삼아 만들어 먹은 안주겸 반찬이다.
※백래시는 처음엔 이건 개그 대본인 것인가? 하며 혼자 빵빵 터지면서 읽었더랬는데 점점 말도 안되는 소리에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어 버렸다.
릴렉스 하느라 책 읽다 중간에 향 좋은 핸드크림 바르고 내 손냄새 맡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깐 유튭 찾아보니 제목이 좀 웃겼는데 ‘공부하거나 책 읽을 때 귀족적으로 듣게 되는 음악‘이라나? 뭐라나? 암튼 그 클래식 음악 작은 소리로 틀어놓고 귀족놀이?를 했다.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릴렉스 하는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연구하다 보니,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 싶더라는....
참, 백래시 초반에 읽을 땐 책 핑계 대고 또 저런 간식을 먹기도 했는데 수박맛바 초코파이랑 티코 아이스크림은 지난 달 한참 더울 때 먹었네. 그래도 저 때만해도 이게 뭔말이래? 개그다. 개그야! 하며 읽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