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읽고 있는 책들이 자꾸 벽돌 책으로 전환되는 느낌이 들어 완독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아, 시간 분배가 필요할 듯한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7 월의 여성주의 책 읽기 시작을 미뤘다간 말일쯤 땀 뻘뻘 흘리면서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빨리 읽기 시작해야 함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공쟝쟝님 은근 나를 부추겨, 또 귀 얇은 나는 팔랑팔랑~
집 앞에 있는 카페에 책을 들고 와 앉아 인증샷 찍고 60페이지 정도 읽었다.
카페에서 혼자 책 읽는 거! 촌스런 나는 잘 못한다고 올렸던 페이퍼에 <전쟁 여자 얼굴> 책을 카페에서 공들여 읽는 중년 여성의 모습, 너무 멋있을 것 같다는 공쟝님의 댓글에 자극 받았던 나!!!
나는 중년 여성이고, <전쟁 여자 얼굴> 책도 가지고 있고,
날씨 탐색해 보았고( 비가 잠깐 내려 후텁지근한 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졌으므로 가방에 책 세 권 정도 챙겨서 카페 2층에 올라와 구석에서 뜨라떼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아이스 바닐라 라떼 시키려다 아이스는 이 시릴 것 같아 뜨거운 라떼 마셨어요^^)
카페는 음악 소리와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에 적응 되질 않아, 이어폰도 챙겨 오지 않았던지라 독서가 될까? 싶었는데,
맞은 편 단체 손님들 얘기 소리가 조금 거슬렸으나, 곧 퇴장해 주셨고, 단체석 자리 손님들 얘기 소리와 음악 소리가 작게 들리기 시작했다.
전쟁에 참전했거나, 전쟁의 역사를 겪은 여성들의 대화문은 그렇게 주변의 소음들을 작아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읽으면서 충격적이기까지 하니, 책을 완독하기까지는 계속 이렇게 충격이 오겠구나!! 싶은 게 가슴에 묵직하게 돌 하나가 박힌다.
이번 달 책도 예사롭지 않은 책이다.
오늘,
멋진 중년의 모습은 잘 모르겠지만(청바지에 면티 걸치고 나와서)
공들여 책을 읽긴 했다.
절로 그렇게 되었다.
고통에 귀를 기울인다....고통은 지난한 삶의 증거이다. 다른 증거 따윈 없다. 다른 증거 같은 건, 나는 믿지 않는다. 사람의 말이 얼마나 우리를 진실에서 멀어지게 했던가.
나는 비밀에 직접 잇닿는, 비밀에 대한 최상의 정보인 고통에 대해 생각한다. 삶의 비밀을 간직한 고통을. 모든 러시아 문학은 고통에 대해 말한다. 사랑보다 고통에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리고 사람들도 내게 고통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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