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 추정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놀랐다. 이런저런 뉴스 시청과 검색 등으로 오전 두 시간을 흘려보냈다. 청와대만큼 '침통'하지는 않더라도 애석한 마음은 금할 수 없다. 불명예스런 검찰 수사와 향후 '일정' 등을 감안하면 더이상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책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긴 했지만 대통령 임기 중에 그는 많은 이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 사실이다(지지자들의 기대가 너무 컸거나 수구세력의 반발이 기대 이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왜 그랬던 것인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더 연구/분석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당장은 여하한 사정과 무관하게 착잡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    

'노무현'과 특별한 연고나 사적인 기억을 나로선 갖고 있지 않다. 모두가 글이나 이미지 등의 매체를 경유한 '노무현'이었다. 다만 떠올려보니 직접 가까이(?)에서 한번 보고 육성을 들은 적은 있다. 그게 특이하게도 한국이 아니라 러시아에서다. 지난 2004년 9월 하순에 노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고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 기념강연을 가진 적이 있었다(당초 9월초로 예정돼 있었지만 베슬란 테러 사건 때문에 하순으로 늦춰졌었다). 나는 청중으로 한국학생들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때의 소감을 지금은 비공개로 돌린 '모스크바통신'에 올려 놓은 적이 있는데('크레믈린-보드카-러시아여성'이 제목이었다), 내겐 유일한 '인연'인지라 다시금 소환해놓는다...   

어제(*9월 22일인가 23일이다) 모스크바대학에서는 노대통령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 장소는 기숙사가 있는 본관 건물의 2층 강당이었기 때문에(입학식 등의 행사가 치러지는 곳이기도 한데, 내 방 창문 밖으로 바로 보이는 곳이다) 딱히 안 가볼 수도 없었다(이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같은 장소에서 강연을 한바 있다고). 강연은 11시 15분쯤으로 예정돼 있었고, 나는 기숙사에 있는 다른 한국 학생들과 같이 10시쯤에 방을 나서서 본관 로비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줄을 섰다. 생각보다는 많은 러시아학생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 2층 출입구 양쪽에 있는 보안 검색대를 한 사람씩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줄은 좀처럼 줄지 않았고, 우리는 30분을 기다려서야 강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높은 천장의 단층 강당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 얼추 좌석만 봐서는 2,000명이 못 들어갈 듯싶었다. 좌석 배치는 ‘교회식’이었는데, 정면을 향해서는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두 줄로 죽 늘어서 있었고, 좌우 측에는 서로 마주보면서 계단식으로 5-6줄의 좌석이 늘어서 있었다. 단상 정면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양식의 커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고, 그 양 옆 벽면에는 마르크스와 레닌의 두상과 함께 각각 그들의 발언으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얘기가 적혀 있었다. 볼쇼이 극장 맞은편에 있는 마르크스의 대형 흉상처럼(“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자본주의 러시아’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풍경이었지만, 이것도 ‘역사’이지 싶었다.    

11시가 넘어서자 좌석은 거의 다 찼고(한국인 학교에서 단체로 온 어린 학생들도 있었다), 영부인과 보좌진들이 먼저 일반 객석에 착석한 이후에 아나운서의 우렁찬 소개와 함께 노대통령이 모스크바대학 총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했다. 참석자들은 기립 박수로 한국의 대통령을 맞이했다. 그리고 곧장 울려 퍼진 건 모스크바대학 교가였다(이런 게 러시아식인가 보다는 생각을 했다).  

내년에(정확히는 1월이다) 설립 250주년을 맞는 모스크바대학에 특별히 한국의 대통령이 방문해 주신 것에 감사한다는 총장의 환영사에 이어서 대통령의 강연이 있었다. 30분 남짓 진행이 됐는데, 강연 내용은 한국의 언론이나 방송에서도 이미 소개가 됐을 것이므로, 자세히 언급하지 않는다. 으레 행사 때의 강연문들이 그렇듯이 강연은 ‘상식적인’(혹은 상투적인) 회고와 앞으로의 전망으로 채워져 있었다. 요점은 모스크바대학 학생 여러분은 러시아의 장래인바, 한국과 러시아가 상호협력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로 새로운 동북아 시대를 열어가는 데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해가자는 것.   

이 강연문은 행사가 끝나고 나오면서 기념품(볼펜과 샤프 세트)과 함께 받았기 때문에, 지금 내 책상에 있다. 내가 새롭게 안 사실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모스크바대학이 노벨상 수상자를 6명 배출했다는 것과 현재 이 대학에 200여명의 한국인이 수학중이라는 것(어학연수생이나 연수주재원을 다 포함한 숫자일 것이다). 어쨌든 한국에서도 직접 보지 못한 대통령을 먼 이국 땅에서 보게 된 건 좀 특이한 경험이었다(거짓말 같은).  

강연이 끝나고 간단히 질의응답이 있었는데, 시간관계상 2명의 질문만을 받았다. 하나는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얼 하고 싶으냐는 것이었는데, 대통령의 대답은 대학생이 되고 싶고, 특히 모스크바대학에서 공부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물론 학생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두 번째 질문은 한국의 (경제)성공 비결이 무엇이냐는 것이었는데, 대통령은 한국인들의 ‘의지’와 교육열을 들었다. 다른 일정 때문에 질문을 더 받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덧붙인 ‘립 서비스’는 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을 보충하는 것이었는데, 모스크바대학 여학생과 결혼하고 싶다는 것(좀 썰렁한 ‘농담’이었는데, 러시아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그것이 공식적인 마지막 멘트였다.   



강연에 이어서는 노대통령에 대한 명예박사학위 수여와 (학교를 대표하여) 총장의 기념품(나무로 조각한 수공예품 백조였다) 증정이 있었고, 끝으로 한 한국인 성악가(여기 유학생인가?)와 모스크바대학 합창단이 우리 가곡 ‘선구자’를 불렀다(이 노래가 3절까지 있는 줄은 새삼/처음 알았다).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 한 줄기 해란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지난날 강가에서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생각나는 대로 가사를 적어놓고 보니(다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구절은 모호하다. “거친 꿈이 깊었나?” 왜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가란 뜻인가? 선구자는 이미 어딘가에 묻혀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불러서 될 일이 아니고 발굴해야 될 일 아닌가?..   

강연과 관련한 기록은 거기까지다.  

09. 05. 2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찔레꽃 2009-05-23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근데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돌아가신 분에게 누가 되는 것 같아요.

로쟈 2009-05-23 13:40   좋아요 0 | URL
네, 중간에 일부를 삭제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읽을 때마다 많이 배우게 되는 칼럼이 있다. 한겨레에 연재되는 '시대를 읽는 문학'이 그런 종류다. 내일자 칼럼을 읽고 생각난 김에 지난달 칼럼까지 옮겨놓는다. 연재의 타이틀 자체가 쉽게 '감당'할 수 성질의 것이 아닌데, 박혜영 교수의 칼럼은 유려함과 침착함, 그리고 날카로움을 겸비하고 있다. 본받을 만하다.    

 

한겨레(09. 05. 23) 작가여, 누구의 사랑을 받을 것인가 

경제사상가인 슈마허의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세 명의 친구들이 모여 누구의 직업이 가장 오래된 것인지를 두고 내기를 벌였는데, 먼저 외과의사인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아담의 갈비뼈를 떼어내 이브를 만드시는데, 이게 바로 외과에서 하는 수술이지.” 그러자 건축가인 친구가 말했습니다. “글쎄, 하지만 하나님은 그 일을 하시기 전에 먼저 혼돈으로부터 이 우주를 만드셨지.” 두 사람의 논쟁을 듣던 경제학자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 혼돈을 누가 만들었지?”

가장 오래된 직업이 경제학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요즘 우리 사회도 태초의 혼돈만큼이나 여러 가지 경제문제로 어지럽습니다. 환율과 주식 가치는 급변하고, 외환위기설은 끊이지 않으며, 공기업의 구조조정과 공공재의 민영화 논란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돌이킬 수 없는 가장 큰 혼돈은 바로 정부가 ‘경제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우리 국민을 향해, 우리의 계곡과 강을 향해 선전포고도 없는 개발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시작한 이 소리 없는 전쟁으로 무고한 철거민들은 반체제 테러리스트로 체포되었고, 지금까지 평화롭게 흐르던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은 그동안 방치되었다며 느닷없이 대토목공사용 정비소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일견 평화롭게 보이는 일상의 한가운데 앞으로 대혼란을 초래할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이 보이지 않는 전쟁에 주목하는 작가들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는 제국주의 전쟁으로 무너진 자기 시대를 돌아보며 “선인은 모든 신념을 잃어버리고, 악인은 강렬한 열정에 사로잡혀 있다”라고 슬퍼했지만 우리 시대의 개발 전쟁으로 인한 이런 파괴는 누가 지켜보며 슬퍼해줄까요? 매스컴의 관심을 끌 만큼 웅장한 서사도, 대규모의 학살도, 대폭발의 섬광도 없는 시시한 이 전쟁을 예민한 작가들이 아니라면 과연 누가 주목해줄까요?  

이 총성 없는 전쟁은 ‘이름 바꾸기’로 시작됐습니다. 강제철거 사업이 ‘뉴타운 개발사업’으로 바뀐 것처럼 경인운하 사업도 ‘아라뱃길 잇기’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마찬가지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친근하게 개명됐습니다. 물론 이름이 달라진다고 정체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아라뱃길 잇기도 김포에서 인천까지 수심 6미터의 깊이로 한강을 파내는 사업이고, 4대강 살리기도 4대강을 모두 수심 6미터의 깊이로 파내는 사업입니다.  

거기다 4대강에는 물을 가둬둘 총 16개의 콘크리트 보와 96개의 중소 규모의 댐을 잇달아 만들 계획입니다. 2011년 완공까지 예산 규모가 14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참고로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이었다는 새만금 사업이 10년 동안 1조2000억원 규모였습니다. 실제로 민간에서는 4대강 정비사업 예산이 앞으로 더 불어나 20조원이 넘을 거라며 흥분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의 20배에 가까운 돈을 불과 3~4년 만에 그야말로 폭포수처럼 4대강에 쏟아붓는다면 우리의 강은 어떻게 될까요? 강물도 저들 관료와 건설업자와 학자들처럼 흥분될까요? 이 사업이 첫 삽을 뜨는 순간 정부 발표로도 여의도 면적의 22배에 해당되는 농지가 사라진다고 합니다. 오래된 마을이 수몰되고, 나무가 잘려나가고, 농지는 매립되고, 이웃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이것은 수백억원짜리 댐을 하나 건설할 때도 반복되던 일입니다. 하물며 14조원이 넘는 사업이면 얼마나 많은 파괴가 일어나겠습니까? 

일찍이 인도 작가인 아룬다티 로이는 국가가 추진하는 ‘개발’이란 그 사회의 가장 약한 자들에게 싸움을 걸어 이들을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작은 것들의 신>으로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로이는 1999년 인도 대법원이 나르마다 강의 댐 공사 재개를 결정하자 명성과 부를 뒤로하고 바로 반정부 운동에 나섰습니다. 왜냐하면 인도의 아름다운 계곡과 강은 그녀의 작가적 상상력의 원천이었기 때문입니다. 가슴까지 차오르는 강물 속에서 가난한 농부와 어부들과 함께 저항하면서 로이는 3200개의 댐을 건설하는 나르마다 강 재개발 사업이란 결국 이 강에 생존을 의지했던 무수한 약자들의 삶을 무너뜨리려는 전쟁임을 알아챘습니다. 로이는 나르마다 강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한 사람의 작가를 간절히 찾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누가 밀려나고 누가 이득을 챙겼는지, 약자들의 삶은 어떻게 무너지고 어떻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지, 전문용어와 회계 수치 뒤에 가려진 이런 보이지 않는 진실들을 들려줄 작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곧 낙동강과 금강의 아름다운 금모래, 은모래들이 사업비를 벌기 위해 골재로 팔려 나가게 됩니다. 구불거리던 물길은 쫙 펴지게 되고, 갈대밭이 있던 강둑은 시멘트벽으로 미끈하게 포장되고, 곳곳에 생길 담수용 댐으로 주변 산들의 허리는 벌겋게 깎이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분명히 어떤 선을 넘고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저 아름다운 계곡과 강이 우리 세대만의 것일까요? 겨우 유람선이나 바지선 몇 대 띄우려고 농지를 파괴하고 농부들을 내는 것이 과연 발전일까요? 이 거대한 대토목공사의 이해관계는 또 서로 어떻게 얽혀 있을까요? 개발로 누가 쫓겨나고 누가 이득을 보게 될까요? ‘알타이문화연합’이나 ‘중도실용정부’만 작가를 부르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계곡과 강도 나르마다 강처럼 작가를 찾고 있습니다. 하천 준설이니, 수상 레저니, 다기능 복합발전 인프라 구축이니 이런 추상적인 말이 아닌, 강에 의지해 살아온 사람들과 작은 생물들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언어로 들려줄 작가를 말입니다. 국가나 대통령이 아닌 우리의 계곡과 강으로부터 영원한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그런 작가를 말입니다.(박혜영 인하대 교수·영문학)   

 

한겨레(09. 04. 18) '필요’만 허용되는 헐벗은 삶이여 

최근 정부는 208명이던 국가인권위의 규모를 164명으로 대폭 축소시켰다. 인권위의 인원이 ‘불필요하게’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는 인권위가 처음 생겼던 2002년에 비해 인권 관련 민원이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정부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구조조정을 했다. 또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정부는 국립오페라 합창단도 해단시켰다. 42명의 단원들이 그동안 4대 보험도 안 되는 비정규직으로 일했지만 알고 보니 규정에 없는 임의단체라는 이유에서였다. 인권위와 마찬가지로 2002년 처음 창단된 이래 오페라합창단의 공연 횟수는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정부는 ‘필요없다’며 전원을 해고시켰다.  

사람을 필요한 사람과 불필요한 사람으로 가르는 것은 비단 정부만 하는 짓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효율성이나 필요성이란 말은 정부, 기업, 학교, 병원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람을 털어낼 때 사용하는 구조조정용 잣대가 되었다. 아마도 ‘자른다’는 말을 사람에게 처음 쓰기 시작한 것도 우리 시대부터일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엔 눈에 보이는 것만 존재하는 게 아니며, 사람이 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할 때 우리 삶이 어떤 비극으로 떨어질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한때 왕이었던 리어의 처참한 몰락을 통해 사람살이의 비극적인 모습을 그린 희곡이다. 흔히 리어는 욕심 사나운 두 딸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모욕과 분노를 겪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사람다운 삶을 오직 ‘필요성’의 잣대로만 재단하는 그런 세계가 사실은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묻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늙은 리어는 세 딸 가운데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고 허풍을 떤 두 딸에게만 영토를 물려준 뒤 자신은 100명의 수행원들을 데리고 두 딸의 왕국을 오가며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어의 낭만적인 생각은 이내 본색을 드러낸 두 딸들의 현실논리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먼저 불필요한 수행원 수를 줄이지 않으면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 큰딸은 100명은 많으니 50명으로 줄이라고 하고, 둘째딸은 50명도 많다며 25명으로 줄이라고 한다. 그러자 다시 큰딸은 우리가 돌봐드리니 실은 한 명도 필요 없다고 되받아친다. 두 딸의 배은망덕에 격분한 리어는 사람의 삶을 필요성으로 논하지 말라며 이렇게 고함친다. “오, 필요를 논하지 말라! 가장 미천한 거지도 가장 보잘것없는 것이나마 여분을 갖는다. 자연이 인간본성에 필요한 것 이상을 허락지 않는다면 인간의 삶은 짐승만큼 비천할 것이다.” 늙은 왕은 마침내 사랑하던 막내딸도, 드넓은 영토도, 왕의 지위도 모두 잃어버린 채 껍데기만 남아 거지와 광대와 광인들과 함께 황야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끝끝내 리어는 두 딸들이 말한 필요성의 현실논리에 순응하지 않는다. “싫다! 늑대나 올빼미와 한 무리가 되어 필요성의 날카로움에 쥐어뜯기느니 맹세코 모든 거처를 버리고, 모든 증오에 맞서 싸우는 편을 택하겠다.”  

리어의 말대로 사람이 단지 생을 연명하기 위한 것, 그 이상을 삶에서 누릴 수 없다면 우리는 더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두 딸들에게 ‘불필요한’ 것을 모두 빼앗기고 광야를 헤맸던 미친 리어처럼 그런 삶에서는 인간 정신이 깊이 병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위 불필요한 것은 모두 빼앗기고, 오직 필요한 것만 허용되는 삶이란 짐승처럼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사는 삶이며, 이런 ‘헐벗은 삶’을 강요하는 사회에서는 당연하지만 예술이나 인권은 결코 뿌리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필요성의 논리로 보면 마치 물이 빠진 갯벌이나 물이 고인 늪지가 모두 불필요하게 보이듯이 예술이나 인권도 불필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찍이 리어가 두 딸에게 절규했듯이 만물은 눈에 보이는 ‘필요성’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봄날 새싹도 보이지 않는 땅의 힘으로 움터 나오는 것이며, 가을날 알곡도 밤하늘의 달빛과 별빛으로 익어가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제대로 여물려면 보이지 않는 것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마치 나무에게 물만 필요한 것이 아니듯이, 새에게 먹이만 필요한 것이 아니듯이. 만약 가끔 잎사귀를 흔들어주는 바람이 없다면, 그리고 마음껏 날갯짓할 텅 빈 하늘이 없다면 나무도 새도 모두 살지 못할 것이다.  

지금처럼 오직 경제논리로만 삶을 저울질하게 되면 그동안 필요성의 영역 밖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점차 필요성의 영역 안으로 넘어오게 된다. 곧 나무는 목재가 되고, 강은 운하가 되며, 갯벌은 용지가 된다. 이렇게 자연이 그저 쓰고 버리는 자원이 되면 다음엔 사람도 그저 쓰고 버리는 인력이 된다. 그래서 필요성의 논리가 횡행하는 사회는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불필요할 때는 희소하지 않던 것들이 일단 필요성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게 되면 갑자기 희소해지기 때문이다. 가령 물은 희소하지 않지만 수자원으로 바뀌면 늘 부족하게 되고, 땅은 희소하지 않지만 택지로 바뀌면 늘 부족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부족하지 않지만 인력으로 바뀌면 경쟁력 있는 인적 자원을 늘 부족하게 된다. 이런 사회는 오직 경쟁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사람들은 더 많은 필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게 되고, 일평생 이런 악다구니에 시달리다보면 인간의 존엄성도, 아름다운 예술도 마침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땅에서 짐승처럼 살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보다도 보이지 않는 불필요한 것들의 필요성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극작가 이오네스코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우리가 쓸모없는 것의 유용성과 쓸모 있는 것의 무용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라는 바로 노예와 로봇의 나라가 될 것이다.” 예술이나 인권은 노예나 로봇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필요성’이나 ‘효율성’의 논리에 갇혀 있는 한, 우리가 자유인으로 살 수 있는 가능성도 닫히게 될 수밖에 없다.(박혜영/인하대 교수·영문학)  

09. 05. 23. 

P.S. '날카로움'으로 치자면 요즘 내가 애청하고 있는 CBS 시사자키의 '서화숙의 송곳' 코너를 빼놓을 수 없다(http://www.cbs.co.kr/radio/pgm/?pgm=1383). 한국일보 서화숙 편집위원의 매섭고도 재치있는 시사만평이 그나마 답답한 현실에 청량제가 돼준다. 지면 칼럼으로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한국일보(09. 05. 07) [서화숙 칼럼] 고리를 끊었습니까

모란은 향기가 있다. 한 그루만 꽃이 펴도 삽상한 내음이 온 마당을 채운다. 모란이 향기가 없다는 속설은 <삼국유사>에서 비롯된다. 선덕여왕이 공주 시절, 중국에서 모란 그림을 보내왔는데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꽃이 향기가 없다는 것을 맞췄으니 공주는 영특하다는 내용이다. 식물에 무지한 일연의 시각이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문화에서 과거의 왕후(王候)를 영웅시하는 것은 이와 비슷하다.

박지원이 당대로서는 진보적이었다지만 한자로만 글을 쓴 사람인데, 박지원의 개혁성조차 참아내지 못한 정조가 개혁 성군이고 시아버지와 권력투쟁을 하느라 나라를 말아먹은 명성황후는 구국의 여신이 된다. 그보다 더 한심한 대원군도 연속극으로 들어가면 꽤나 현명한 인물로 나온다. 천추태후나 광개토대왕이나 당대의 권력가였을 뿐 양식이라고는 21세기의 범인 축에도 못 낄 인물을 불세출의 덕성을 가진 영웅으로 불러내는 문화에는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이 훌륭하다는 이 시대의 가치관이 들어있다. 



돈 많고 권력 있어야 영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과 이혼율이 가장 높고 출산율은 가장 낮으며 노동시간이 가장 많고 일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낮으면서 잠조차 가장 적게 자는 한국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영웅이 아니다. 양익준 감독의 영화 '똥파리'에는 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영웅이 등장한다.

주인공 상훈은 용역깡패니 공적으로는 비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지만, 사적으로는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누이와 엄마를 잃고도 배다른 큰누이와 조카에게는 살갑다. 강한 자로부터 받은 폭력을 약한 자에게는 되물림하지 않는 영웅으로는 남편으로부터 학대 받으면서 자식은 지키던 여주인공 연희의 엄마와 상훈의 큰누이도 있다. 연희의 엄마는 폭력가정을 떠나지 못하다가 죽어서 딸에게 물려주지만 보다 젊은 상훈의 큰누이는 이혼하고 자식을 데려옴으로써 폭력의 고리를 끊는다.

가난한 사람들과 글쓰기 공부를 할 때 30대 중반의 남성이 발표를 했다.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형만 데리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재혼을 했다. 그는 계모와 친부의 학대에 시달리다 못해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출을 했다. 공부는 그걸로 끝이었다. 음식점에서 일하면서 요리솜씨는 익혔지만 조리사 시험을 볼 때마다 필기 시험에서 떨어졌다. 좌절감에 술에 빠지기도 했다. 나중에 엄마를 만나보니 형은 고등학교는 마쳤다. 배다른 동생도 고등학교는 나왔다. "공부는 내가 제일 못했지만 그래도 나쁜 짓은 절대로 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말을 할 때 그도 입술을 깨물었고 같이 듣던 사람들도 모두 울었다. 그에게 밀어닥친 불행의 주먹질을 그는 온몸으로 맞으며 그걸 남에게 풀지 않았다.

폭력 불행의 고리를 끊는 게 영웅

그러나 이 영웅들은 대접받지 못한다. 상훈은 그가 공적인 영역에서 배출하던 폭력성의 대가로 맞아 죽고, 현실의 30대는 알코올 중독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불행과의 싸움에서 완전히 져서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가정이 불행하면 학교가, 사회가 잡아줘야 하는데, 학교에는 불행한 청소년을 117대나 때리는 정신 나간 교사가 있다.

폭력과 불행의 대물림은 꼭 가난한 가정의 일만은 아니다. 부모의 냉대가 가슴 아팠다며 늙고 약해진 부모를 냉대하거나 자식들에게 화풀이하는 어른들은 도처에 있다. 그러니 내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혹은 내가 겪은 교사처럼 내 자식에게 화풀이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는 이들은 이 폭력의 고리를 끊는 위대한 싸움을 하는 영웅들이다. 그 힘겨운 투쟁에서 져서 죽지 말라고, 당신은 위대한 싸움을 하는 중이라고 격려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돈 많이 버는 것을 성공이라고, 한 자리 차지한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르지 말자. 다만 제게 닥친 불행을 더 약한 이에게 대물림하려는 욕망을 끊는 이를 영웅이라고 부르고 영웅이 되기 위해 조금씩이라도 나아가자.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09-05-23 00:13   좋아요 0 | URL
폭력의 고리를 끊는 게 영웅-매우 좋은 내용입니다.평소 제 소신을 시원하게 말해주네요.

로쟈 2009-05-24 11:47   좋아요 0 | URL
네, 학교 교육도 그런 사례를 다루면 좋겠어요...

2009-05-24 0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4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시비 2009-05-24 12:10   좋아요 0 | URL
효우리(소년법6호처분시설아동들)들의 이야기를 판박이 해놓은
내용입니다. 불행과의 싸움에서 이길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저의 까페에 퍼갑니다. 감사

로쟈 2009-05-24 20:36   좋아요 0 | URL
'효우리'라고 부르나 보네요?..
 

내일자 경향신문에 실리는 인터뷰 기사를 옮겨놓는다. 지난 수요일에 신촌에서 한 시간 남짓 인터뷰에 응한 결과물이다. 멋쩍은 사진도 하는 수없이 같이 올려놓는다. 참고로 기사에는 내가 인터뷰에서 한 말과 책에 쓴 내용이 버무려져 있다.  

 

경향신문(09. 05. 23) 지식 나눔 통해 즐거운 계몽 추구  

로쟈(본명 이현우·서울대 노어노문학과 강사·42세)의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http://blog.aladin.co.kr/mramor)’은 21일 오전 현재 총 76만6218명이 방문했다. “뜻하지 않게 ‘대표적 인터넷 서평꾼’에다가 ‘인문학 블로거’ 행세를 하게 되었다”는 그가 2600여편의 글 중 문학·영화·예술·철학에 관한 ‘에세이’를 모은 <로쟈의 인문학 서재>(산책자)를 냈다.   

지난 20일 서울 신촌에서 만난 로쟈는 말쑥한 양복 차림이었다. 그가 블로그 소개 사진으로 올린 검정 티와 청바지, 덥수룩한 수염의 ‘슬라보예 지젝’과는 거리가 멀었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지젝의 이미지 컷과 달리 사진 기자의 촬영을 어색해했다.

인터넷에서 당대 최고로 꼽히는 ‘인문학 블로거’는 ‘첫 책’에 대한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책은 블로그(blog)와 책(book)의 합성어인 블룩(blook)이고, 문학·영화·예술·철학에 대한 ‘진지한 잡담’ ”이라며 “책 구성 제안에 ‘손 안 대고 코 푸는 심정’으로 적극 동의했다”고 말한다. “출판사에서 과장 광고를 해 책은 좀 팔려야 할 것 같고, 판촉을 위해 덩달아 (언론)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학문의 바다를 종횡무진 섭렵하며 보여주는 지성의 풍경과 지식의 계보도는 ‘경이’ ”라는 평을 듣는 인문학자의 겸양은 과한 듯하면서도 솔직해보였다. 

로쟈는 자신을 ‘곁다리 인문학자’로, 글을 ‘기생적 텍스트’라고 규정했다. “ ‘파라(para)’라는 접두어는 기생자·곁다리 의미도 있지만 ‘비사이드’ ‘어게인스트’ 의미가 있어 매력적이죠. 인문학을 옹호·광고하는 의미도 있지만 어깃장을 놓는다는 뜻도 있습니다.” “책으로 묶기 거북했지만 내칠 수도 없는 (기생적) 텍스트”를 묶은 첫 책에 대한 애착은 크다. 책과 글쓰기 이야기에 들어가자 느릿한 말이 빨라졌고, 힘이 들어갔다. 어색한 표정이 풀리며 ‘즐거운 말하기’가 시작됐다.

‘돈도 안되는’ 블로그 글쓰기에 왜 몰두했을까. 백수 시절 그의 아내는 남편의 블로그 중독을 막기 위해 한때 인터넷 전용선을 끊었다. “인문학하는 사람들이 잡담 늘어놓을 기회가 있네 싶어 하루 공부나 생각을 블로그에 올려놓았습니다. (인문학자들의 블로그가) 많이 생길 줄 알았는데, 대부분은 입다물고 있더라고요.”

겸양은 계속됐지만 독서와 글쓰기에 생각은 확고했다. 로쟈는 “우리가 어떤 책을 진정으로 읽고, 그 읽기를 완성하는 것은 그에 대한 글을 씀으로써”라며 “리뷰는 책읽기를 통해 얻은 걸 베푸는 것”이라고 했다. 이 ‘베풂’은 박식한 자의 무지한 자들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고도의 정치 지향을 가진 ‘나눔’의 철학에 기반한다. “제가 경제적으로 나눌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지식이나 정보를 많이 공유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덜 속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요. 여론이나 정부가 선동, 거짓말을 많이 하니까요.”

로쟈는 “미국의 좌파 이론은 첨단을 가지만 보수적 사회가 개선 안 되는 건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것보다 발견된 지식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아 문제도 생산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편중돼서 생기는 문제고, 지식도 공유되지 못하는 게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공유에 바탕을 둔 일상적 커뮤니즘(*코뮤니즘)’과 시민 의식의 함양, 교양의 양생을 위한 ‘새로운 계몽주의’, 즉 ‘즐거운 계몽주의’를 추구한다. “인문학을 존중하는 사회도 있을 수 있고, 무관심한 MB식 마인드도 있을 수 있는데 지금 한국 사회는 무시하는 쪽으로 가려 하고 있다”며 “유감은 없지만 (그 무시의 결과로) 무얼 얻게 될 것인지는 알고 가자는 취지로 글을 쓴다”고 했다. 정치적 좌표에 대해 “지젝 식의 급진적 좌파와 고종석 식의 자유적(*자유주의적) 포지션 중간쯤에 있다”고 했다.

다시 그의 ‘독서론’을 들어보자. 로쟈에게 책 읽기는 ‘즐거운 도망’이자 ‘즐거운 저항’이다. “책은 무조건, 절대적으로, 악착같이 즐겁게 읽을 필요가 있다. 물론 애초에 그럴 만한 책을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로쟈의 책과 블로그는 안목을 기르는 경유지나 근거지로 최적이다.(김종목기자) 

09. 05. 22. 

P.S. <로쟈의 인문학 서재> 관련기사를 옮긴 김에 한겨레에 실린 '잠깐 독서'도 스크랩해놓는다. 

한겨레(09. 05. 23) 인문학, 악착같이 즐겁게 읽자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 ‘학이’ 편의 첫 구절이다. 이 고전적인 금언을 웹2.0 시대에 맞게 온몸으로 즐기고 확장하는 사람이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로쟈의 저공비행’이란 블로그를 꾸리고 있는 이현우씨다. 인문학 독자들에게 ‘로쟈’는 이미 전설이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에는 칸트, 니체, 베냐민, 루카치, 롤랑 바르트, 데리다, 들뢰즈, 지젝 같은 사상가에서부터 쿠스투리차, 레오 카락스, 김기덕, 황혜선 같은 예술가들까지 다 모여든다. ‘곁다리 인문학자’를 자칭하는 그는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전방위 지식과 경쾌한 문체로 인문학의 세계를 종횡무진한다. 동네 미용실 안의 풍경에서 라캉의 ‘상상계-상징계-실재’를 읽어내는 솜씨는 예술이다. 니체의 마초주의와 니힐리즘에 붙은 오해도 유쾌하게 전복된다. 그의 ‘저공비행’에 편승해 인문학의 드넓은 숲을 조망하는 재미는 그야말로 짜릿하다. 이 짜릿함은 저항과 탈주의 쾌락이며, 책읽기의 즐거움과 괴로움이 동시에 내장된 향락이다. 책에 실린 대다수 글들은 “다른 텍스트 읽기에 기대어 생산된 텍스트”들이다. 숲길이 보이고 갈래가 보인다 싶어 나무들까지 들여다보고 싶어질 즈음이면, 아득한 심연에 두려움이 싹틀지도 모른다. 겁낼 건 없다.

지은이는 “책은 무조건, 절대적으로, 악착같이 즐겁게 읽을 필요가 있”으며, “이런 종류의 글을 너무 쉽거나 말랑말랑하게 느끼는 독자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주의점 한 가지. 항로를 벗어나거나 불시착하지 않으려면, 무지와 불성실로 점철된 인문학 번역에 대한 지은이의 개탄도 유념하시라.(조일준 기자)


댓글(30) 먼댓글(1)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인터넷 서평꾼 로쟈의 소풍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09-05-31 14:02 
    장례 기간 동안 연기한 <로쟈의 인문학 서재> 관련 일도 많이 밀렸다. 이벤트 결과발표도 오늘중으로 해야 하고 2쇄 발간을 위한 점검도 해야 한다('지속가능한 글쓰기'를 위해서도 가까운 시일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아직 독자 리뷰들은 별로 접해보지 못했지만('글모음집'이란 책의 성격상 리뷰의 가닥을 잡기가 좀 어려울 듯도 싶다), 언론리뷰는 조금 더 눈에 띈다. 일단 부산에서 발행
 
 
무해한모리군 2009-05-22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판매량이 늘듯합니다. 미남자에다 수려한 말솜씨라니!!

로쟈 2009-05-22 22:37   좋아요 0 | URL
흠, '수려한 말솜씨'를 행간에서 읽으시다니!^^'

프레이야 2009-05-22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자 경향신문이군요.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로쟈 2009-05-22 22:3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5-22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 한 면을 다 차지하는 인터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로쟈 2009-05-22 22:35   좋아요 0 | URL
흠, 좀더 유명해지면 저랑 인터뷰집도 만드시죠.^^

노이에자이트 2009-05-23 00:17   좋아요 0 | URL
음.그러면 제가 공부하면서 준비를 많이 해야겠는 걸요.

로쟈 2009-05-24 13:32   좋아요 0 | URL
ㅎㅎ 시간은 충분할 거 같은데요...

비연 2009-05-22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출간 축하드려요^^ 실물은 가끔 알라딘 서재에서 뵙곤 해서 낯설지 않네요..ㅋ
예전에 off 모임할 때는 곧잘 올라왔었더랬죠~

로쟈 2009-05-22 22:35   좋아요 0 | URL
앗, 뵌 적이 있던가요?..

[해이] 2009-05-22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색을 겸비하셨군요^^ 신촌에서 하셨으면 마주쳤을수도 ㅋㅋㅋ 책 판매량이 하늘을 찌르길 바랍니다 ㅋ

로쟈 2009-05-22 22:34   좋아요 0 | URL
'재색'이라면 해이님이시죠!^^

paviana 2009-05-22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이지만 출간 축하드려요.
동네 도서관 가면 보고싶은 책에도 신청해놓겠어요.
물론 저도 사고요.^^

로쟈 2009-05-24 12:40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2009-05-22 2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4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열대 2009-05-2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블로그를 즐겨보는 독자로서 늦게나마 마니마니 축하드립니다. ^^

로쟈 2009-05-24 12:43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率路 2009-05-2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의 소개 기사에서 '베냐민'을 목격하니 살짝 웃음이ㅋㅎ여기선 양보 안했군요ㅎㅎㅎ오늘, 아니 어제 드디어 책 받아봤는데, 아니 그 글이 그렇게 길었었나 조금 놀랐습니다. 인터넷에서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말이죠.

로쟈 2009-05-24 12:43   좋아요 0 | URL
언제나 양보 안하는데요.^^; 온라인과 체감 길이가 좀 다르긴 합니다...

페일레스 2009-05-23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으나... 페일레스입니다.
책 출간하신 것 뒤늦게 축하드립니다.
저도 좀 떨어진 타국에서 한 권 주문하려고 합니다. ^^

로쟈 2009-05-24 12:45   좋아요 0 | URL
아주 오랜만이신 듯한데요.^^ 해외에 나가 계시나 봅니다. 건강하시길...

건조기후 2009-05-2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어제 지하철에서 사들고 온 경향신문을 좀전에서야 펼쳐봤는데 마침 로쟈님의 인터뷰가 실려있길래 괜히 반가워서 댓글도 남겨 봅니다^^ 지면상의 문제겠지만.. 인터뷰가 압축이 좀 과한 듯하고 마무리가 급해서 무척 아쉬웠더랬습니다.^^:

로쟈 2009-05-25 08:16   좋아요 0 | URL
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생각보단 크게 나간 기사였습니다.^^;

비로그인 2009-05-2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 받으셨다고 글을 쓰신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책이 나왔네요. 이제 당분간은 프린트해서 읽는 대신 이 책을 보면 되겠군요. 즐겁게 읽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알라딘에서는 "사회과학" 주간베스트라고 분류되어 있는게 조금 특이하네요~

로쟈 2009-05-25 09:22   좋아요 0 | URL
출판에서는 확실히 사회과학이 인문학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사회과학서로도 분류돼 있어서 그런 '특이한' 일이 벌어지네요.^^;

mai 2009-05-25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보내주신 책 받았습니다. 두툼하고 예쁜 책이네요. 블로그에서 읽는 것과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잘 읽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그 어떤 책보다 잘 읽겠습니다^-^ 그리고, 위에...출판에서는 사회과학이 인문학보다 형편이 더 어렵다는 로쟈님 말에 공감 한 표 던지고 갑니다ㅜ_ㅜ

로쟈 2009-05-25 12:12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좀 늦게 보냈는데 그래도 빨리 받으셨네요. 그냥 쉬엄쉬엄 재밌게 읽어주시길.^^

코스모폴리스 2009-05-25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두번째 기사의 날짜가 이상해요.

로쟈 2009-05-26 00:07   좋아요 0 | URL
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세기 유럽 현대사를 다룬 <암흑의 대륙>(후마니타스, 2009)이 출간됐다. <스페인 내전>(교양인, 2009)를 필두로 하여 한국전쟁을 다룬 <콜디스트 윈터>(살림, 2009)를 거쳐 <암흑의 대륙>까지 때 아니게 전쟁을 다룬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아니 밀어닥치고 있다는 게 좀더 적합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통한 추체험이긴 하지만, 20세기 전쟁과 전쟁의 시대를 한번쯤 겪어보고 숙고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일 듯싶다. 전쟁을 다룬 책들은 '너무' 많기에 최근에 나온 책들만 몇 권 골라보도록 한다.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암흑의 대륙- 20세기 유럽 현대사
마크 마조워 지음, 김준형 옮김 / 후마니타스 / 2009년 5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2009년 05월 22일에 저장
절판
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5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09년 05월 22일에 저장
구판절판
포스트워 1945-2005 1
토니 주트 지음, 조행복 옮김 / 플래닛 / 2008년 6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0원(5% 적립)
2009년 05월 22일에 저장
구판절판
포스트워 1945-2005 2
토니 주트 지음, 조행복 옮김 / 플래닛 / 2008년 6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600원(5% 적립)
2009년 05월 22일에 저장
구판절판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5-22 1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2 13:20   좋아요 0 | URL
짐작은 하지만, 생각보다 사정이 더 안 좋은 모양이군요. 등록금 내기도 벅차다고들 하니 학생들 탓만을 할 수도 없겠지만...--;
 

예고대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산책자, 2009) 출간을 기념하여 두번째 이벤트를 엽니다. 나름 알라디너 여러분의 성원에 대한 보답이기도 합니다(참고로 지난번 1차 이벤트의 당첨자들께는 이번주내로 사인본을 발송해드리겠습니다). 간단하게 두 문제를 출제하도록 하겠습니다(문제는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공통적으로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표지에 관한 것입니다. 모두 26명의 인물사진이 서재에 꽂힌 책처럼 표지에는 박혀 있는데요, 상품페이지의 미리보기를 통해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혹은 서점에서 실물을 확인하셔도 좋구요).   

문제1) 이들 가운데 안경을 쓰고 있는 8명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정답자가 없을 경우엔 가장 많이 맞히신 분을, 정답자가 다수일 경우엔 선착순 2명을 당첨자로 하겠습니다.   

문제2) 26명 가운데에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에서 한번도 거명되지 않는 인물이 '실수'로 들어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적어주세요. 이름을 알아맞히는 정답자가 없을 경우엔 어느 위치에 있는 인물인지 맞히시는 분을, 정답자가 다수일 경우엔 선착순 2명을 정답자로 하겠습니다. 이 문제는 책을 자세히 읽어보셔야 맞히실 수 있는 고난이도의 문제여서, <로쟈의 인문학 서재> 외에 '산책자의 에쎄' 시리즈 중 <기호의 제국>, <유동하는 공포>, <아메리카> 세 권을 같이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문제가 너무 어려운 듯해서, '안 대중적'인 듯해서 많은 분이 참여하실 수 있는 문제를 하나 더 추가합니다. 

문제3) <로쟈의 인문학 서재>의 부제는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입니다. 또다른 부제가 될 만한 '카피'를 적어주세요. 가장 멋진, 혹은 가장 적절한 카피를 적어주신 2명을 당첨자로 하겠습니다.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 심사는 산책자의 편집팀과 같이 하도록 하겠습니다.

세 문제 모두 응모하실 수 있으며 중복 당첨도 가능합니다. 응모시에는 비밀댓글로 정답을 적어주세요. 1차 마감은 5월 23일 자정까지로 하겠습니다(정답자가 없다면 조금 연장하거나 좀더 쉬운 문제로 바꿔서 출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응모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09. 05. 20. 

P.S. 오늘 충격적인 사건이 있고 해서 경황이 없네요. 1차 마감을 오늘 자정까지로 했었는데, 마감을 25일(화) 자정까지로 일단 연장합니다. 문제(1), (2)번의 정답자가 아직 없다는 게 한 가지 이유입니다. (3)번의 경우는 응모해주신 분들이 좀 되는데, 화요일까지 추가 신청을 받아서 당첨자를 선정하도록 하겠습니다... 

09. 05. 23. 

P.S.2. 추가적으로 응모해주신 분은 안 계신데, 아시다시피 추모기간이어서 이벤트 결과는 5월 31일(일)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응모해주신 분들께서는 널리 양해해주시길 바라며, 아울러 5월 30일(토) 자정까지는 추가적인 응모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09. 05. 27.


댓글(34) 먼댓글(1)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로쟈의 인문학 서재 이벤트(2) 당첨자 발표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09-05-31 22:06 
    지난 20일에 올린 <로쟈의 인문학 서재> 출간 기념 이벤트(2)의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아시다시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벤트 당첨자 발표는 좀 늦추었었습니다. 이 이벤트는 지난주 '한겨레21'의 새책 소개 코너에서도 짤막하게 언급되었는데요, 이랬습니다.    하루에 1천 명이 꾸준히 방문하는 서재 블로그 ‘로쟈의 저공비행’ 주인장이 자신의 본명을 오프라인 책의 저자 이름에 박았다. 로쟈는 거의 매일 신간을
 
 
2009-05-20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00:49   좋아요 0 | URL
제 이름은 나오는데요.^^

2009-05-20 0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06:54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진 않습니다.^^

2009-05-20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21:17   좋아요 0 | URL
네, 그러시길.^^

다락방 2009-05-20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문제에 대한 답도 비밀 댓글로 적어야 할까요, 로쟈님?

로쟈 2009-05-20 08:42   좋아요 0 | URL
아, 3번은 공개로 적어주세요.^^

Kir 2009-05-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 전 그냥 사서 볼 거지만 3번 문제의 답(?)들이 기대됩니다.

로쟈 2009-05-20 21:16   좋아요 0 | URL
3번은 도전해주셔도 좋을 듯한데요.^^

2009-05-20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5-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그냥 사서 볼 건데 공으로 저자 싸인을 얻을 방법은 없을까요?
굽신굽신 ^^;;

로쟈 2009-05-20 21:16   좋아요 0 | URL
글쎄요, 어디서 뵈야 할까요?^^;

2009-05-20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0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0 21:15   좋아요 0 | URL
1,2번은 아무래도 다시 도전하셔야 할 듯싶은데요.^^

yoonta 2009-05-2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나 보군요.
로쟈님 서재들락거리면서 알라디너가 된게 엊그제 같은데 감회가 새롭네요.
온라인으로만 봤던 그 주옥같은 글들을 이젠 책으로 접할게 되는 건가요?
출간 축하드립니다..^^

로쟈 2009-05-20 21:15   좋아요 0 | URL
주옥같은 글들이라면 책값이 더 올라갔을 거구요, '조약돌들'정도로 봐주시길.^^;

2009-05-21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09-05-21 08:18   좋아요 0 | URL
네, 추가로 적어주셔도 됩니다.^^

stella.K 2009-05-2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이 방법 밖엔 로쟈님의 사인본을 얻을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단 말이옵니까? 슬프옵니다. 흐흑~

로쟈 2009-05-21 11:48   좋아요 0 | URL
나중에 저명인사가 되면 저도 '사인회'를 해보겠습니다.^^;

stella.K 2009-05-22 13:01   좋아요 0 | URL
지금도 저명한 인사시잖아요.;;

이리스 2009-05-2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크, 이벤트 참가하기 전부터 좌절입니다. 내겐 너무 어려운 ㅜㅜ

로쟈 2009-05-21 11:48   좋아요 0 | URL
3번에 응모해주세요!..

2009-05-21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4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0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2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리우스 2009-05-23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는 문자들의 독해." 자정 전에 3번 문제 답을 올립니다. 벤야민이 그랫던가요. 진정한 책읽기는 식인종이 어린아이를 요리하듯이 애지중지 다룬다고요. 로쟈님께서 행하는 책읽기 특히 번역물에 대한 독해가 그러하지 않을까 해서 그런 측면을 부각시키려고 생각해보았는데 적당한 말들이 떠오르지 않네요. 시간은 다가 오는데. 뭐 이미 책은 나왔으니 부제가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전달되었으면 해서 부끄럽지만 올려봅니다. 그럼 다시 한번 추카추가 ^^

로쟈 2009-05-24 11:49   좋아요 0 | URL
마감을 며칠 연장했습니다. 적당한 문구가 떠오르시면 추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