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생각에
<빈곤한 만찬>의 책을 읽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글을 씁니다.
정확한 년도는 아니지만 (어렴풋한 기억으로) 75년까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교과서는 학생들이 돈을 주고 사야 했습니다. 국(어), 산(수), 사(회), 자(연), 음(악), 미(술), 체(육), 그리고 5학년 이상에서는 실(과)가 있었습니다. 학급에서 경제적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우들은 윗 학년에서 쓰던 교과서를 물려받았는데, 2학년은 3학년에게서, 1학년은 2학년 학생들이 쓰던 책 중에서 깨끗한 책을 골라 아래 학년에서 사용하게 했습니다. 75년에 (아마도) 마지막으로 교과서를 구입해 될 시기에 학급당 5세트 (아니면 10세트) 정도의 전 과목 교과서가 무상으로 공급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무상 교과서를 주겠다고 선언하시며.
‘모두 일어나. (아마 반말이었을 것임.)’ 우리는 모두 일어났습니다. ‘집에 자가용 있는 사람 앉아.’ 우리는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앉는 학생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집에 냉장고 있는 사람 앉아.’ 한 두명이 앉고, 그 다음에는 ‘세탁기 있는 사람, 녹음기 있는 사람, 전화기 있는 사람 등’ 각종 가전제품이 언급되었고 아직도 65명에서 70명되는 급우 중 절반 정도가 일어서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안 되겠다고 생각하셨는지, ‘집에 TV 있는 사람 앉아.’라고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서있는 사람이 5명 정도도 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지금 앉은 사람만 다시 일어나.’ 그 이후에도 몇 가지 가전제품, 가구? 등이 언급되었습니다. 그렇지만 30명에서 10명 정도까지로 추려지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선생님께서 ‘내가 나중에 알아서 할테니, 책 못 받은 사람 군말하면 안 돼.’라고 하시며 일단락되었습니다.
옛날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