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밖에서 기다리는 일행에게로 가면서 딱히 대상을 정하지 않고 가볍게 감사 기도를 했다. 지금은 옆에 없는 옛 친구를 기분 좋게 돌아볼 수 있는 일이 생기는 건, 우연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봐도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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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푸셰 -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전면 새번역 누구나 인간 시리즈 2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정상원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이라고 하지만 사실 조제프 푸셰라는 인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에 대한 관심을 갖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제프 푸셰라는 인물의 평전이 궁금한 이유는 평전의 저자가 슈테판 츠바이크이기 때문이며, 또 다른 한편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건 혁명가의 편에 섰다가 친구인 로베스피에르의 등에 칼을 꽂는 배신을 서슴지않고 나폴레옹을 지지하다가 다시 왕정을 지지하는, 그래서 결코 패자의 편에 서지않고 항상 승자의 편에 서 있는다고 알려진 이 전대미문의 정치적 인간의 행보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평전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래도 보편적인 조제프 푸셰의 평가가 어떤지 궁금해 인물 검색을 해 봤지만 너무 간략한데다 그마저도 역시 이 책의 인용인 것이 많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늘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떠한 신념도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항상 자신의 비빌언덕을 만들어 놓는 처세의 황제로 등극시켜본다.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어린 시절 수도회에 들어가 생활하다가 성인이 된 후에도 수도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그런 그가 혁명이후에 십자고상을 파괴하고 당나귀에게 주교관을 씌우는 등 신성모독을 서슴치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 죽음을 면전에 두고는 교회로 돌아가 회개를 했다고 하지만 이미 신념과 신앙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그의 행보가 회개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세부적으로는 다르겠지만 조제프 푸셰의 평전을 읽으며 우리 현대사의 한 인물을 떠올리게 된다. 형님의 사상을 따라 사회주의자로서 혁명을 이야기하다가 변절을 하고 독립운동에 투신했다고 하지만 그의 이력은 간도특설대에 입대하여 항일독립군을 잡아죽이는 친일의 행적을 지울 수 없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러한 인물이 군부를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다.

최고의 권력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항상 승자의 편에 섰다고 하는 조제프 푸셰 - 수도원에서 성장하고 수도회 교사까지 했으나 교회를 유린하며 신성모독을 서슴지않았으며 혁명에 가담하여 평등을 외치며 공산주의를 설파하였으나 부를 축적하고 귀족이 된 - 와 정말 닮은 인생으로 보이지 않는가.

 

조제프 푸셰 평전은 사심없이 그저 그의 인간적인 삶, 인간의 영혼을 공부하는 순수한 즐거움으로 그에 대한 글을 썼으며 정치적 인간이라는 유형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글을 읽다보면 과연 그를 그렇게 위대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프랑스 혁명을 배후조종한 조제프 푸셰의 처세와 권력은 대단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결국은 '기회주의자'일뿐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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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셰는 황제와 장관들과 모든 정적들의 뜻을 거스르며 베르나도트를 불러들인다. 황제가 자신의 조치를 찬성하든 말든 상관없다. 결과가 좋으면 그가 옳았다는 것이 밝혀질 테니 말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대담하게 행동하다니 푸셰는 정말이지 어느 정도는 위대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가만 있지 못하고 일을 좋아하는 성격의 푸셰는 큰 과제를 맡게 되기를 초조하게 갈망해 왔지만 항상 작은 과제들만 맡아 왔다. 그에게는 애들 장난만큼이나 쉬운 과제들이었다. 그러니 남아도는 힘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음흉한 음모를 꾸미는 데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말로 세계의 운명 이 걸린 과제이자 자신의 역량에 상응하는 과제를 맡게 되면 푸셰는 빼어난 솜씨로 과제를 완수한다. 220

푸셰는 위기의 순간에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든 보여 줄 것이다. 그를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빠트려보라. 그는 대담하고 명석하게 그 상황을 처리해 낼 것이다. 더할 나위 없이 엉킨 실타래를 그에게 건네어 보라. 그는 그걸 풀어 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손을 뻗쳐 잡는 기술에는 능숙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과 자매간인 다른 기술을 전혀 모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치 기술 중에서 백미인데도 말이다. 그것은 잡고 있는 것을 제때에 다시 놓아주는 기술이다. 푸셰는 손을 일단 밀어 넣으면 다시 빼내지 못한다.
그리고 실타래를 풀어내면 곧장 그것을 다시 인위적으로 새로 헝클어트려서 가지고 놀려는 악마와 같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이번에도그는 똑같이 행동한다.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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