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셰는 황제와 장관들과 모든 정적들의 뜻을 거스르며 베르나도트를 불러들인다. 황제가 자신의 조치를 찬성하든 말든 상관없다. 결과가 좋으면 그가 옳았다는 것이 밝혀질 테니 말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대담하게 행동하다니 푸셰는 정말이지 어느 정도는 위대한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가만 있지 못하고 일을 좋아하는 성격의 푸셰는 큰 과제를 맡게 되기를 초조하게 갈망해 왔지만 항상 작은 과제들만 맡아 왔다. 그에게는 애들 장난만큼이나 쉬운 과제들이었다. 그러니 남아도는 힘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음흉한 음모를 꾸미는 데 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말로 세계의 운명 이 걸린 과제이자 자신의 역량에 상응하는 과제를 맡게 되면 푸셰는 빼어난 솜씨로 과제를 완수한다. 220

푸셰는 위기의 순간에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언제든 보여 줄 것이다. 그를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빠트려보라. 그는 대담하고 명석하게 그 상황을 처리해 낼 것이다. 더할 나위 없이 엉킨 실타래를 그에게 건네어 보라. 그는 그걸 풀어 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손을 뻗쳐 잡는 기술에는 능숙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과 자매간인 다른 기술을 전혀 모르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치 기술 중에서 백미인데도 말이다. 그것은 잡고 있는 것을 제때에 다시 놓아주는 기술이다. 푸셰는 손을 일단 밀어 넣으면 다시 빼내지 못한다.
그리고 실타래를 풀어내면 곧장 그것을 다시 인위적으로 새로 헝클어트려서 가지고 놀려는 악마와 같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이번에도그는 똑같이 행동한다.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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