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가 가장 맛있다 - 시시콜콜하지만 매일 즐거운 드로잉 에세이
김세영 지음 / 지콜론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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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까페라떼가 맛있고, 자꾸만 밀크티를 마시고 싶어지고, 핫초코 역시 우유가 들어간 라떼핫초코가 제일 맛있다. 그래서인가. '라떼가 가장 맛있다'라고 하는 그녀의 글이 궁금했다. 시시콜콜하지만 매일 즐거운 '드로잉 에세이'라고 하니 더욱더. 그림은 제대로 못그리면서 늘상 그림에세이를 꿈꾸는 내게 이 책은 다시 한번 더 그 로망을 불태워주고 있다.

사실 첫 장을 펼쳤을 때는 너무 대강 그린 그림 같아서 좀 실망하려고 했는데 자꾸 보다 보니 정겨워졌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서 그 이유를 읽으니 더욱더 맘에 들기 시작했다.

"끄적이는 일기의 맛이라고 할까? 일부러 잘 그리려고 하다 보면 그 당시 느꼈던 내 기분보다 오직 그림 그리는 일에만 신경 쓰게 되기 때문에 금방 지치고 꾸준히 그리기도 어렵다. 그래서 따로 스케치도 하지 않는다. 스케치를 미리 해둘 만큼 복잡한 그림도 아닐 뿐더러 손이 가는 대로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다"(226)

 

1년동안 제주에서 지내면서 느리게 살아가는 행복을 느끼고 별 것 아닌 일, 일상에서의 행복을 느끼며 그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여행 이야기도 있지만 거창한 에세이가 담겨있지 않다. 소소하게 좋아하는 브랜드의 쇼핑백- 쇼핑한 물건이 아니라 쇼핑백을 그리면서도 좋아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자꾸만 나도 그림 일기를 쓰고 싶어진다. 그래, 그림을 좀 못그리면 어때? 내가 좋아서 하는 거라면 된거지, 뭐.

아, 내가 이렇게 쉽게 말한다고 해서 책을 쓴 저자의 그림이 멋대로인것은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물의 특징을 제대로 표현하고 정확히 그려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그림 일기를 쓰고 싶다면 그림 그리기 연습도 해야할 것이다. 저자처럼 드로잉 노트를 만들어 그 한 권을 빼곡히 그림으로 채우고 싶다. 그러면 정말 일상이 근사해질 것 같다.

그러기 전에 그녀의 이야기처럼 일단 오늘을 잘 보내야겠다.

 

책을 읽고 난 후, 뭔가 계속 잘 해보려고 하는 내 마음을 내려놓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잘하는 것도 없는데 자꾸만 잘 해야 한다고 하니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뭔가를 시도하는 것 -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내 일상을 근사하게 만들어주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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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받은 책, 받을 책... 들이다. 장르소설에 많이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세계문학도 있고, 에세이도 있고 현대소설, 한국문학... 의외로 책을 가리지는 않는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안심을 했다. 하지만 좀 더 잘 들여다봐야 한다. 이건 내가 소장하고 있는, 곧 소장하게 될 책들일뿐이지 다 읽게 되는 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지난달부터 조금씩 책장에 처박혀있기만 하던 책을 꺼내들어 읽기 시작하고 있는데 심지어 십년이 되어가는 책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성을 하게 되었다. 십년이 지난 후 구입해도 되는 책이었잖아! 라는 항변. 책을 너무 안읽었구나, 에 대한 반성도 아니라니.

물론 구입하지 않았다면 이십년이 지나도록 읽지 않았을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말이 맞는거라 생각한다. 책은... 구입한 책들 중에서 골라 내어 읽는 것이라는.

그래도 한해가 다르게 책 구입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다.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면 많이 참고 있다. 물론 그놈의 굿즈... 굿즈도 왠만하면 줄이고 있지만 이번의 피넛 일력같은 경우..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 라고 하지만 난 지난번 도라에몽 담요까지 구입하지 않았던가. 쌓여있는게 무릎담요건만.

 

 

 

 

 

 

 

 

 마거릿 대처 암살사건, 은 맨부커상을 두 차례 수상한 작가의 소설집이다. 이민자, 10대 소녀, 중산층 여성, 간호사 등 다양한 곛응의 현대 영국 여성들의 삶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아, 이 책 읽고 싶어졌어.

"다윈의 자연과학은 신의 죽음을 선포했다. 마르크스의 사회과학은 자본주의를 살해했다" 라고 되어 있는데 자본론과 종의기원을 읽지 않고 이 책을 먼저 읽어도 되는걸까?

백살에는 되려나 균형잡힌 마음. 균형이란 섬세하고도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너무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지만 지나치게 자신에게 관대해지지 말아야 한다. 균형...은 쉽지가 않은 것이라 생각해.

나이트우드에 대한 글이 눈에 띈다. 문학을 즐겨 읽는 독자에게도 확실히 '낯선' 작품이라니.. 내게는 더 심하려나.

 

 

 

 

 

 

 

 

 

 

 

 

 

 

 

한국의 나무,는 언제봐도 탐나는 책이다. 식물탐구의 이천년 역사 과정도 아직 읽지 못했기에 미뤄두고 또 미뤄두고 있지만. 계속 미뤄둬야 할지.. 잘 모르겠어.

한국, 남자.는. 사회적으로는 폭력과 억압의 주체이고, 내적으로는 실패와 좌절에 묻혀있다,라는데 자주 나는 표면적으로나마 조금은 평등한 세상을 살아온 것 같다. 혁명시대의 연애. 혁명의 의미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엊그제 중국소설 책물고기를 읽었더니, 중국소설이 다르게 다가온다. 확실히. 우리 소설과 일본소설은 많이 달라, 라고 생각하기는 했었지만 중국소설까지 떠올리면 각자의 개성이 나타나는 듯 하다. 그런데 그걸 말로 표현할 수...있을까? 이건 좀 더 고민해봐야 하는것이되겠다.

 

 

 

 

 

 

 

 

 

 

 

 

 

 

 

소설가. 박상우 작가. 이번에 당선이 안되면 세상을 뜨겠다고 결심을 하고 그걸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은 날 전보 한통을 받았다. 당선 소식이었다. 현실이 소설이 되고 소설이 곧 현실의 반영. 뭐 같은 말인가? 그보다는 아이 앰 필그림. 나를 죽이러 온 사람들의 정체를 아는 것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스릴러에 흔히 붙지만 헛소리이기 쉬운 찬사 - 빠른 전개, 치밀한 플롯, 완성도 높은 서스펜스 - 들이 전혀 아깝지 않다, 라고 하지만 간간이 등장하ㅡㄴ 미국 우파적 정치성향, 오글거리는 영웅주의, 과도한 테스토스테론 등으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니. 이걸 읽으라는건가, 말라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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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불쌍하다고 여기지 않지만 옆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혹실히, 아주 오랫동안 자연과 접한 기억이 없다. 계절 변화를 느낀 적도 없고 공기 냄새가 바뀌는 것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인간 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 문명이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일을 한다는 자긍심이 있었다. 자연 보호가 필요한 건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고, 자연과 친해지거나 마음을 빼앗기는 일은 인생 낭비라고 생각해왔다. 302

 

 

도저히 범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마지막 수단으로 플래티나 데이터를 검색할 거야. 다만 그 검색 결과는 아주 소수만 알게 되겠지

그렇게 말한 후 시가는 애처로운 눈빛을 지었다. "어느 세상에나 신분이란 게 존재해. 인간은 결코 평등하지 않아"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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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 컬러풀 플라워 So Colorful Flower - 색으로 디자인하는 엘라의 꽃 클래스
최지영 지음 / 책밥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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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도 내가 가질 취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꽃을 좋아하고 길을 걷다가 자그마한 야생화가 보이면 저 꽃이 우리집 마당에도 피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은 하지만 우리집 마당의 현실은 고추꽃과 호박꽃이 한가득이다. 가꾸지 않은 듯 가꾼 정원의 모습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하는데 타샤나 베아트릭스의 정원은 정말 꿈의 정원이라 생각할 뿐 내 현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가끔 그 정원의 규모는 아니지만 자그마한 꽃꽃이로 집 안의 한켠을 정원으로 꾸며보는 것도 좋겠구나,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그런, 그러니까 이쁜 꽃들을 모아서 화병에 툭 꽂아두는 그런 일차원적인 꽃꽂이의 범주를 넘어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엔 그저 이쁜 꽃이다, 너무 아름답고 화사하게 꽃꽂이를 했구나 라는 생각으로 사진을 보듯이 넘겼는데 여유롭게 앉아 차근차근 책장을 넘기면서 보니 더 이쁘고(!) 꽃꽂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그저 어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형태만이 아니라 색의 조화로움을 더 중시 여기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평소 그리 좋아하지 않는 색이었는데도 왠지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무조건 좋아하는 색이 되어버린다. 그냥 '색'이 아니라 '꽃의 색'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꽃꽂이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도 있어서 - 흔히 알고 있는 것들도 많지만 치킨 와이어는 처음 봤다. 철사로 묶는 걸 잘 하지도 못하고 그닥 좋아하지도 않아서 꽃을 꽂을 때 공간이 비면 화장지를 꾸깃꾸깃 집어넣어서 꽃을 꽂아놓곤 했는데 역시 모양을 잘 잡으려면 이런 도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체적인 구성은 역시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송이의. 꽃잎을 한 장씩 떼어내 다시 커다란 꽃 한송이로 만드는 신박한 모습에서 시작해서 색에 대한 느낌과 어울림에 대한 글로 꽃꽂이를 해설해주고 있어서 대충 사진을 훑으며 넘길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사실 처음엔 한번 쓰윽 읽어보고 꽂아 둘 생각이었는데, 꽃이 풍성해지는 계절이 오면.. 꼭 한번쯤은 만들어보고 싶어진다. 마당에 꽃이 철마다 피어나면 더 좋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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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1
케빈 콴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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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 책을 왜 읽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가진게 돈밖에 없을 것 같은 이들의 삶이 궁금한 것도 아니고, 신데렐라처럼 한순간에 신분상승을 하는 로맨스를 기대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가난뱅이 - 아, 그녀는 가난뱅이도 아니고 집안형편때문에 학교공부를 어렵게 한것도 아니다. 하지만 상위 1%의 부자들 이야기에서 그녀는 당연히 가난뱅이처럼 느껴지고 있구나 - 레이철이 사랑하는 닉의 가족들, 물론 친척들을 포함한 친족 모두를 만나게 되는 시점에서 갑자기 우리나라의 수많은 드라마들이 떠올랐다. 그래, 사람 사는게 다 비슷비슷하지? 뭘 기대하겠어... 라고 생각한 순간 우리의 수많은 신데렐라 드라마와 이 책의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사실 레이철과 닉의 사랑과 그 모든 어려움도 극복해내어 결혼하게 된다는 결말은 가슴 콩닥거리게 할만한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는다. 왜 그들을 둘러싼 가족과 친족들의 이야기가 수없이 화자와 관점을 달리하며 여러 공간을 넘나들면서 전개되고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그 모든 것이 바로 그들의 모습인 것이다.

 

주인공 신데렐라와 그녀의 연인이 이루어내는 사랑의 결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신분과 부의 세습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들에게 사랑이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장황한 이야기의 핵심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필로그같은 첫장면도 다시 생각해보자. 시끄러운 중국인 가족, 그것도 한눈에 말썽꾼이 분명한 아이들이 떠들어대고 있는 대가족이 영국 고급 호텔을 예약했는데 그곳의 지배인은 그들의 투숙을 거절한다. 그리고 이어 그 호텔은 그들 가족명의로 넘어가고 지배인은 실직하게 된다... 처음 읽을 땐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는데, 이 모든 것이 돈 있는 자의 돈지랄 - 물론 인종차별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 지배인을 해고시킨 것은 일말의 통쾌함을 갖게 했으나 그 유서깊은 호텔마저 돈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귀족, 상류계층으로 매너가 최고인 것 처럼 말하는 영국인들의 모습이 바로 그런것이다.

 

이야기는 레이철과 닉을 중심으로 수많은 곁가지가 살을 붙여나가고 있는 것이지만 책을 읽으며 또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스트리드와 마이클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원래 부자인 아스트리드의 재산에는 미칠수가 없다는 것은 마이클뿐만 아니라 절대부자인 그들을 제외한 모두가 느끼는 것이 아닐까. 낭만적으로 재산이 전부가 아니며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재산을 둘러싼 법적 보호를 위한 변호사를 모조리 없앨수는 없는 것이다.

레이철을 반대하는 닉의 어머니의 행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짐작을 하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중국의 현실 - 1가정 1자녀의 제도하에서 여자아이를 쉽게 버리고 해칠 수 있다는 것은 그리 놀랍지도 않은 그런 현실을 보여주면서 레이철의 존재에 대한 또 다른 비밀을 풀어나가는 것도 흥미롭다.

이 이야기들을 과연 영화로는 어떻게 표현했을지.. 원작과의 비교는 언제나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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