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폴에 관한 이야기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내가 아는 만큼의포에 관한 이야기, 이것이 폴이라는 한 인간의 실체인가 하면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타인과 조우하고, 그 사람을다 안다고 착각하며, 그 착각이 주는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길 잃은사람처럼 헤매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나는 그것을 폴에게서 배웠다. 폴 자신은 내게 그런 것을 가르쳐준 일 없노라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므로 나는 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저멀리 바다 건너, 나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대륙의 한복판에서 한여자의 남편이 되겠다고 서약하고 있을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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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이치. . .라.


"하늘의 일은 하늘에, 땅의 일은 땅에. 사람은 천지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다르지요. 사람의 이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과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 세상을 이루고 있지요. 비가 오면 땅이 젖습니다. 땅이 흔들리면 대기가 어지러워져 바람도 불겠지요. 섬에 사람이 산다면, 거기에 마을이 있다면, 사람이 사는 장소에는 사람의 이치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도리겠지."
소베가 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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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을 쓰는 것은
가능성의 세계를 구상하고
그 세계의 끄트머리에 인물을 세워놓는 일이다.
그때 가장 쉽게 느끼게 되는 것은
탄생과 소외라는 감각이다
_하오징팡

그는 자신이 어떤 진실에 가까워졌다고 느꼈지만, 결국 운명의 실루엣을 보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실루엣은 너무도 멀고 차갑고 아득해서 닿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는 제대로 명확하게 보지도 못했는데, 운명은 그에게 우연히 모습을 드러낸 구름과 비슷했다. 그것은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그는 자신이 여전히 숫자라는 것을 알았다. 5128만, 이 숫자 속에서 그는 단지 평범한 하나다. 만약 공교롭게5000만에 속하는 것도 아니라 128만 중의 하나로 태어나 반올림을당한다면 존재한 적도 없는 것처럼, 한줌 흙만도 못했을 것이다. 그는땅 위에 돋아난 풀을 쥐었다. 62, 접는 도시, 고독 깊은 곳. 하오징팡. 강초아옮김.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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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다!

 

블러디 프로젝트. 현대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그레임 맥레이 버넷 장편소설. 19세기 스코틀랜드 북부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소년 로더릭 맥레이가 세 사람을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다룬다.

 

리지는 도끼로(헉 ㅠㅠ) 가족을 무참히 살해했다고 여겨지는 실제 사건을 다룬 것이고.

 

도쿄전력 OL살인사건 역시 실제 사건을 다룬 것인데 그 이면에 담겨있는 실체를 찾아 나선 기록이고....

 

아, 놀 시간이 없어! 책 읽자. (라고 쓰고 책 사자,라고 입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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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사연들 -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
백우진 지음 / 웨일북 / 2018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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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제목에서 유추되는 것은 이 책의 말의 어원에 대한 것이리라 짐작하게 된다. 어원에 대한 이야기는 시대적 상황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어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무작정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 하물며 우리말에 대한 것이라면 더더욱.

"내가 모르는 단어는 내가 모르는 세계다"라는 부제가 딸려있는 것처럼 그리고 사연을 알면 사유가 깊어진다는 문장처럼 사연 있는 단어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때로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하는 미지의 세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짧게 이어지는 글이 재미있어 한꼭지씩 읽다보니 어느새 책 한 권을 홀랑 읽어버렸다. 별 생각없이 쓰던 말들에 대해 잠시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그 말이 만들어지게 된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한때 우울함이 가득한 말줄임 신조어가 가득했었고 요즘은 짐작하기도 힘들만큼 줄임말이 넘쳐나고 있는데 알면 알수록 매력넘쳐나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자가 인용한 '틀린 맞춤법으로 쓴 소설'은 차마 믿고 싶지 않지만 지금도 인터넷뿐만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뉴스 자막조차 틀리는 현실이니...

 

이 책은 전체적으로 문화, 유래, 규칙과 문화, 낱말의 재발견이라는 네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장마다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글이 담겨있는데 글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어 하나만 더, 하다가 계속 읽게 되어버리고 만다. 진지하게 언어의 구조적인 설명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아재개그처럼 언어의 유희도 늘어놓고,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는 낱말에 대한 의구심으로 정말 그 유래가 무엇인지 궁금해져버리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핑킹 가위에 대한 저자의 어린 아들이 표현한 말은 좀 신박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사실 나는 핑킹,이 핑크에서 나왔다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다.

 

단어의 사연도 사연이지만 단어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말의 온갖 표현들이 나오는데 솔직히 알고 있는 단어들이지만 우리말이 이렇게 섬세하고 많은 어휘를 갖고 있나, 싶어진다. 우리말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직접 비교를 하고 보니 더욱더 우리말이 좋아지고 있다.

"아름다움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어떤 낱말을 구사한다고 해도 그 단어를 넣어 지은 문장과 글에, 그 글에 담은 정서나 주장에 호소력이 없다면 그 낱말은 아름다울 수 없다. 단어로부터 출발해서, 문장과 글에 대한 생각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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