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소설을 쓰는 것은
가능성의 세계를 구상하고
그 세계의 끄트머리에 인물을 세워놓는 일이다.
그때 가장 쉽게 느끼게 되는 것은
탄생과 소외라는 감각이다
_하오징팡

그는 자신이 어떤 진실에 가까워졌다고 느꼈지만, 결국 운명의 실루엣을 보고 말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실루엣은 너무도 멀고 차갑고 아득해서 닿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는 제대로 명확하게 보지도 못했는데, 운명은 그에게 우연히 모습을 드러낸 구름과 비슷했다. 그것은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그는 자신이 여전히 숫자라는 것을 알았다. 5128만, 이 숫자 속에서 그는 단지 평범한 하나다. 만약 공교롭게5000만에 속하는 것도 아니라 128만 중의 하나로 태어나 반올림을당한다면 존재한 적도 없는 것처럼, 한줌 흙만도 못했을 것이다. 그는땅 위에 돋아난 풀을 쥐었다. 62, 접는 도시, 고독 깊은 곳. 하오징팡. 강초아옮김.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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