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폴에 관한 이야기다. 더도 덜도 말고 딱, 내가 아는 만큼의포에 관한 이야기, 이것이 폴이라는 한 인간의 실체인가 하면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우리는 타인과 조우하고, 그 사람을다 안다고 착각하며, 그 착각이 주는 달콤함과 씁쓸함 사이를 길 잃은사람처럼 헤매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나는 그것을 폴에게서 배웠다. 폴 자신은 내게 그런 것을 가르쳐준 일 없노라고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므로 나는 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저멀리 바다 건너, 나는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대륙의 한복판에서 한여자의 남편이 되겠다고 서약하고 있을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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