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동안, 만날 친구도 없고.. 찾는 사람도, 갈 곳도 마땅치 않은 나는 그저 집에 틀어박혀 책이나 읽어야겠다, 라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일정을 소화해내기 위해 평소에도 그냥 쌓아두기만 하는 책의 배열만 바꿔서 가장 먼저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을 책탑의 위에 쌓아올리면서 연휴맞이 준비를 했다.
사무실에 있는 책들도 모두 싸들고, 어깨가 빠져라 집으로 들고 가서 읽어야지, 했는데. 결과는 참혹하게도. 이 책탑을 하나도 허물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사인과 주간경향에 실려있는 신간소식을 훑어보다가 유럽 도자기 여행책을 발견하고는 이걸 먼저 읽을까,하다가 아무래도 휴일이 기니 차분히 앉아서 일독을 해야할 것 같은 포스를 풍기는 못생긴것들에 대한 옹호를 집어들어볼까, 하다가 가장 가볍게 한 권은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하기 힘든 말을 꺼내볼까 하다가.. 그러니까 하다가, 하다가, 하다가... 결국 이 책탑의 책들 중에서 '태도에 관하여'를 오늘 출근하면서 사무실에 들고 왔다. 연휴전에 낑낑거리면서 들고 갔던 책을 그대로 들고 와서 읽기 시작하고 있다는 말이다. 하아. 아침부터 어깨가 결려서 온 몸에서 뼈마디 부딪는 꺽꺽거림이 들리는 이유가 있어.....
점심시간에 밥을 빨리 먹고 정신차려서 책을 좀 읽어야지..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려는 내 행위에 대해서만 떠들어대고 있으니. 정말이지. 어휴.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졸음을 이겨내고 잠시 책을 좀 읽어야겠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오늘 하루도 그냥 지나가버릴 듯. 정신차리고. 오후의 일과를 시작해야겠어.
그나저나. 이 책들은 또 언제 다 읽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