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 우주, 지구, 생물의 탄생
옌스 하르더 지음, 멜론 편집부 옮김 / 멜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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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상보다 더 커다랗고 묵직한 책을 받아들고 흥미롭게 그림을 쳐다보다가 정식으로 마음 잡고 차근차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온갖 은유가 담겨있는 듯한 우주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왠지 환상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고는 또 금세 흥미를 잃어 잠시 책을 덮어두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무게감 있게 놓여있는 책을 그냥 지나치면 안될 것 같아 다시 또 펼쳐들었다가 티비 화면에 정신이 팔려 다시 책을 덮어두고. 그렇게 며칠을 지내다 안되겠다 싶어 처음부터 내용을 파악하면서 제대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알파라는 제목에서 조금은 연상이 되듯 우주 기원의 시작에서부터 인류의 출현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려낸 것이다. 빅뱅과 같은 우주 이론이 증명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설명되어지고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그림으로 표현되는 것처럼 이 책에는 백억년도 더 된 시간의 흐름을 신화와 미술작품, 조각 등등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들을 집약시켜 비유로 설명하듯이 그려지고 있다.

사실 처음 그림을 볼 때, 혼돈스러운 카오스 세계를 그려내고 태양계의 탄생을 그려가기 시작하는 것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성경의 천지창조나 노아의 방주는 물론 고야의 크로노스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같은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통한 비유적 표현도 그려져있다. 그러니까 그림 한 컷 한 컷이 담아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뿐이고, 은유적인 표현이라고는 했지만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림을 읽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구 탄생의 역사를 다큐멘터리로 그려낸다해도 쉽지 않을텐데 일러스트만으로 이 방대한 역사를 그려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라는 것.

그러니까 이해하기 어렵고 어쩌면 지루하고 따분한 억만년의 시간을 압축시켜 보여주기 위해 우리에게 친숙한 성경이나 신화이야기, 그림작품, 영화의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담아 보여줌으로써 조금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고 작가 옌스 하르더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정말 아쉬운 것은 인간의 출현에 이르기까지의 우주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나 자신일뿐.

덧붙여 한가지 아쉬운 것은 원작에 그림으로 표현된 동물개체의 학명이 번역되지 않고 그래도 표기되어있다는 것이다. 꼼꼼하게 번역을 다 해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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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홋카이도 - 삿포로 오타루 후라노, 나만의 맞춤 여행을 위한 완벽 가이드북, 2017~2018 지금 시리즈
윤가영 지음 / 플래닝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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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지역에 살아서 그런지 언젠가 꼭 한번 가봐야할 여행지로 홋카이도는 늘 순위안에 있다. 일본인들에게도 인기있는 관광지인데다 북쪽 끝에 위치해있어서 그런지 항상 여행경비를 확인해보면 다른 지역의 두배는 비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두어달쯤 전 친구가 홋카이도 눈축제에 다녀 온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그래서 지금 당장 홋카이도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여행안내책자를 보면서 혼자만의 계획을 짜보는 것으로 위안삼을까 싶어 이 책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첫장부터 홋카이도의 그 추운 지역에 라벤더밭이 있다고? 라는 생각을 하게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막연히 갖고 있는 홋카이도에 대한 선입관을 깨고 이 기회에 책을 잘 들여다봐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더 이곳저곳을 뒤적거리게 되었다.

 

나만의 맞춤여행을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부제에 맞게 홋카이도 지역의 명소뿐 아니라 숙박, 교통, 특산물에 대한 정보는 당연히 담겨있고 렌트카를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코스짜기, 일정에 따른 코스짜기, 각 테마나 지역별로 온천을 가거나 스키여행을 하거나 먹거리 여행을 하는 일정도 소개되어 있다.

홋카이도라고 하면 막연히 삿포로만을 떠올렸는데 생각해보니 방송에서도 많이 봤던 오타루, 하코다테 지역도 있고 겨울의 눈덮인 설경만 떠올렸는데 딱 적당한 기온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여름의 홋카이도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후라노 지역의 라벤더밭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홋카이도에 라벤더밭이 있으리라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 사진과 꽃밭의 사진은 여름철 홋카이도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구나 싶어진다.

수익이 없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라벤더 밭이 한 여성의 조언으로 라벤더를 이용한 기념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 멋진 광경이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에피소드는 수익이 없다고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러방식을 찾아낼 수 있어야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관광 사업이라는 것이 단시간에 수익을 얻기 위해 지역의 특성과 자연을 망가지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자꾸만 책을 뒤적이면서 홋카이도에서 먹는 스위츠, 아이스크림, 유명한 유리공예품, 게 요리... 이미 유명한 것들이지만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있으니 정말 떠나고 싶어진다. 지붕을 덮을만큼 눈이 쌓이는 겨울의 정취도 - 내 고향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경치이기에 한번 느껴보고 싶어지지만 여름의 시원한 홋카이도 여행도 기대가 된다. 이제 이 책을 들고 계획을 세우고 떠나면 되는데.... 지금,이 아니라 언젠가, 홋카이도이지만 그래도 이 안내책자가 유효한 시기에 언젠가는 떠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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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2017-08-18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랍니다! 꼭 갈 수 있겠죠?

chika 2017-08-18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언젠가 꼭 가게 될꺼예요! 희망을 갖자구요 ^^

hanalei 2017-08-19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름 홋카이도만 기억에 있는데 라벤더밭 꼭대기에 올라가면 양귀비 밭이 있어요.
양귀비 냄새도 좋아요.

chika 2017-08-2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귀비꽃도 이쁘겠어요. 한송이씩 피어있는건 본적있는데 꽃밭으로 피어있으면 어떨지. . .
 



비켜 가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맞붙어 싸워야하는 그런 때가 온거야.
살아나는 박제, 드림랜드, 신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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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닥치고 영어 - 영포자가 하버드를 가게 된 기적의 독학 훈련
모토야마 가쓰히로 지음, 이지현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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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별다를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저자의 이력이 특이한데다 - 운동만 하다가 그만두고 1년동안 영어를 공부해 영어를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하버드대학에 입학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영어실력을 쌓았다는것은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  1년만 영어에 집중해서 시도해볼만한 영어공부의 새로운 이야기가 있을까 싶은 마음에 책을 들춰봤다. 역시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은 없구나, 라는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영어공부를 새롭게 시도해볼까 하는 마음을 갖게하는데는 이 책과 같은 에세이만한게 없기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시작을 해야 영어가 공부가 아닌 새로운 언어를 익힌다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이 더욱 큰 학습효과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취향과 관심으로 영어를 거부감없이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을 영어뇌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표현이 조금 다를뿐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말해왔던 이야기와 다를것은 없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항상 영어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영어가 안들리면서도 종일 이어폰꽂고 영어로된 영화나 뮤지컬, 음악을 듣곤 해 봤지만 반복되는 것이 지겹기도 하고 도무지 귀에 들어오는 것이 없다며 금세 싫증을 내곤 했는데 그것에도 꾸준함이 필요한 것이다. 몇번 해보고 안되네,가 아니라 될때까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변함없는 진리를 새삼 느꼈다고 할 수 있을까?

틈새시간을 공략해서 짜투리 시간에도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영어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고 또 무엇보다도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이다. 영어공부를 해야지, 라는 막연함과 그냥 영어를 좀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방향성 없는 생각만 가지고 영어를 공부해볼까 라고 만만하게 덤벼들어보려고 했으니 당연히 실패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뚜렷한 목표를 갖는다면 그에 이르기 위해 지금 자신의 현재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것이 된다.

책을 읽으며 좀 뜨끔했던것이 나 역시 영어를 유창하게 말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과 원어민처럼 발음하지 못하는 것을 창피하다고 생각하거나 문법이 맞지 않으면 말을 꺼내지 못하겠다거나 하는 생각이 상충되면서 실제 외국인을 보면 말한마디 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된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원어민처럼 말하고 싶다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이제는 정확하게 외국인들과의 소통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로 영어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다.

영어공부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서도 관심분야인 원서읽기, 영화보기나 드라마를 통해서 영어를 익히는데 집중하지 못하고 일주일에 하루정도 시간을 내어 종일 영어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져본적도 없어서 내가 과연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생각해봤다.

이 책은 제목처럼 1년동안 저자가 온전히 영어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저자의 생활시간표를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사실 나도 1년만 닥치고 영어,를 공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현재의 상황이 온전히 영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상황에 맞게 저자의 집중방식을 응용해보면서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나 자신을 꿈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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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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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전차남...등을 프로듀스한 창작자 가와무라 겐지의 신작소설이라는 광고에 혹했다. 저자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는 그냥 웃긴 코메디 같지만 나름대로 그 안에 섬세한 감정선이 담겨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그 작가가 쓴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사실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고, 이러저런 일로 정신이 딴데 팔려있어서 글을 읽는것인지 글자를 모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대충 읽었을 것이다. 아니, 분명히 그랬다. 한챕터를 다 읽고 새로운 챕터를 읽으면서 순간적으로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읽고, 중간에 뜬금없이 이름이 바뀌어서 도대체 내가 어떤 내용을 읽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어 또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했으니 이름이 헷갈릴수밖에. 그리고 순간적으로 행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과거와 현재가 오가는 시점에서 그녀의 이름이 달라지며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고서부터는 좀 여유로운 시간에 차분히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며칠만에 소설을 다 읽었다.

집중하지 못해 길게 끌었던 시간과는 달리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그저 추억의 이야기가 나열되고 있는 것인가, 싶었던 생각이 바뀌면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사랑에 대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무서워요. 미워하는 사람보다 내 곁을 지키면서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가혹한 상처를 입히니까"(123)

 

조금은 흔해빠진 연애 이야기가 이어지려나, 싶을즈음 그저 그렇게 졸린 눈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순간 멈칫했다. 내 곁을 지키면서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가혹한 상처를 입히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몰랐었던것도 아닌데 그 흔한 말이 순간 비수처럼 따라오는 것이다. 어쩌면 흔해빠진 연애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속에는 내가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다시 일깨워주는 것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동아리 후배로 만나 연인이 되었지만 뚜렷한 이유없는 사소함으로 헤어지고 다른 여인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결국은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해나가지만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연인의 모습에 당황하는 후지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일지 모른다. 당연히 옆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사랑의 감정이 무디어지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그런 모습말이다.

 

"살아 있는 한, 사랑은 떠나간다. 피할 수 없이 그 순간은 찾아온다. 그렇지만 그 사랑의 순간이 지금 살아 있는 생에 윤곽을 부여해준다. 서로를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있다. 그 손을 잡고 끌어안으려 한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아직 두 사람 사이에 남아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것, 그 파편을 하나하나 주워모은다" (267)

 

이야기를 따라 읽어가다보면 예상치못한 이야기의 결말에 이르게 된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해피엔딩이냐 아니냐 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사랑하고 있다면, 사랑을 잃었다면, 사랑하고 싶다면... 아니 그냥 모든 이가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계속 귓가에 머무는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들은 책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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