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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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첫번째 책을 읽으면 그 다음이 미치게 기다려질 것만 같아서 둘째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은 먼저 읽어버렸다. 그리고 책장을 덮으며 역시나 여전히 둘째권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쓸데없는 배신감까지 느껴져버릴 정도였다.  그렇게 이 책은 아쉬울만큼 너무 빨리 읽혀버린다.
하지만 둘째권이 이토록 늦어지는 이유가 이 책을 훨씬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친숙함을 느끼게 해 주신 저자 어머님께서 편찮으시기 때문이라고 하니 어머니의 빠른 쾌유를 빈다. - 단지 둘째권을 빨리 보고 싶어서 쾌차하시기를 비는 것만은 아니라는 건 모두 아시리라. 

아니, 그런데 난 지금 리뷰를 쓰는 중인데 책의 리뷰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다. 십자군 이야기를 읽으며 충격과 공포를 느껴버렸기 때문인가?

이 책은 십자군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자분자분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십자군 전쟁에 대한 흐름이 막힘없이 스며드는 것 같다.
옛날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성당에서 신부님께 교리를 받고 있었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중세 교회의 타락이 신앙심없는 세례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을 했다가 신부님께 무시당하고 교리실의 많은 사람앞에서 망신 당하는 민망함을 느껴야 했다. 그때 내 고민은 정말 심각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세계사를 배우며 중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신앙'이 무엇인지 의심스럽기만 했다. 내가 믿는 평화를 원하는 신과 그들이 믿는 전쟁의 신은 분명 다를것이다. 아니,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타인의 죽음과 피를 원하는 미치광이들일뿐이다. 
책을 읽고 어쩌면 미리 예상된 것들이기도 하기에 큰 충격은 없었지만,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거짓들. 악의 축을 무너뜨리고 선을 행하기 위해, 신의 이름을 걸고 전쟁을 외치는 미치광이들이 날뛰고 있는 세상을 생각하니 울컥 화가 치민다.

우리는 왜 역사를 배우고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는가. 그건 어리석은 과거를 되풀이하면 안되기때문 아닌가. 이 세상에 당나라당 같은 정치가들과 당나귀같은 바보들과 십자가 들고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외치는 전쟁 미치광이들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똑똑한 우리와 우리의 후손은 이제 역사를 바로 배우고 잘못된 과거를 알게 되면서 평화흘러넘치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고보니 역사시간의 배움책으로 이런 책을 택하면 안되나? 역사는 수능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지않는가. 음... 이것부터 차츰 변화를 가져야하는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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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2-0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전 이 책도 좋았고, 이 책 읽고 나서 중세 관련 책들 많이 찾아봐서 더 좋았어요.

chika 2005-02-09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역사서를 좀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쌓여있는 책을 읽으면 저 구석에 처박혀있는 세계사신문이라도 먼저 읽어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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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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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화책이라니... 그래도 조금은 가볍겠지?
여섯개의 시선을 영화관에서 볼 때도 그랬다. 재밌다고 웃으며 볼 수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깔끔했다. 조금 더 많이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 이런 영화가 제작이 되고 영화관에서 상영이 되고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기는 한가보다, 생각을 했다.

이 책이 출판된 것을 잠시 잊고 있다가 누군가의 리뷰를 읽고서야 생각이 났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구입을 하고 어쩌면 타인의 시선으로 멀찍하니 바라보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그런데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진다. 책장을 넘겨야 하는 내 손에 도무지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예전에 내 주위에 약간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 산행을 갈 때에도 모두들 못간다고 말렸지만 나는 혼자서 그 언니의 편을 들며 갈 수 있다고, 가는데까지 가자고 했다. 나와 조금 다를 뿐, 앞을 잘 못보고 다리를 조금 절뚝거린다고 해서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이 그 언니를 동정하고 있다고 내 멋대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부끄럽다. 그 사람의 장애가 장애가 아닌 것처럼 받아들이는 거이 아니라 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바라봐주는 것이 바로 동정이 아닌 사랑이라는 것을 이젠 안다.

황당한 사회현실의 풍자에 헛헛한 웃음을 지으며 웃다가 사회적 차별과 모순에 열내며 흥분하며 읽다가 조금씩 조금씩 먹먹해지는 마음을 안고 읽다보니 동정인지 사랑인지 분노인지 허망함인지 모를 눈물이 자꾸만 나오려고 해 더 슬퍼져버렸다. 되돌리고 싶지만 한치의 거짓도 없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 너무 마음아프다. 그래서 더 피하고만 싶었던 현실과 이제는 마주한다. 내가 큰 힘을 낼 수는 없을지라도, 나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나와 또 다른 내가 모여, 십시일반으로 뭉친다면 내가 피하고 싶었던 현실은 사라지고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이 오겠지.

"선물도 하나 없이 빈손으로 돌아온 아빠를 바라보는 어린 딸과, 큰돈을 벌어 오겠다고 떠났지만 결국은 초췌한 모습으로 돌아온 병든 남편을 맞는 부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어떻게 이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작지만 소중한 이 선물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까"-김해성 목사

어떻게 이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지금 내가 할 수있는 일은 타인처럼 모두를 외면하지 않는 일, 마음아프다고 바라보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는 일, 결코 잊지 않는 일. 그래, 잊지 않는 것으로도 자그마한 위로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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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역사기행
이영권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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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시선으로 제주의 구석구석을 만나는 즐거움, 이라 적혀있다.
변방의 시선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석구석을 만나는 즐거움만은 분명하다. 때로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때로는 희미한 기억속에 봤던 모습을 떠올리며 또 어떤 것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배워나가며 내 고향을 새로 배운다.

오랜세월동안 스쳐지나갔던 곳들이 새삼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중앙로 거리를 걸으면서, 우리 동네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볼 수 있는 어릴적 놀이터였던 용두암 바당도, 공연을 보러 갈때마다 마주치곤 했던 방사탑이 4.3 해원 방사탑이라는 것도 새롭다.

나는 우연챦게도 4.3 유적지 순례를 다닌 세대에 속했고, 또 우연챦게도 무속기행을 따라 바닷가의 당집도 가봤고, 어느 농가에 모셔진 토속 성상 구경도 다녔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좀 쌩뚱맞은 기행들을 많이 따라다닌 것이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 좀 더 열심히 설명을 듣고 기록해두지 않은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나마 4.3 유적지는 여러번 갔었고 그에 대한 공부도 좀 했었기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을 처음 펴들었을 때, 맨 앞머리에 나온 선사시대의 유적을 보면서부터 나는 내가 제주사람이라는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낯이 익으면서도 낯선 유적들이 나를 무척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더구나 한때는 매일같이 신제주로 가는 길에 지나치는 공항로의 근처에 있는 움집을 보면서 '저게 도대체 뭐야?'라는 생각만 하면서 실제로 그것이 어느날 갑자기 제주 초가집도 아닌 모습으로 서 있는 것을 보면서도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아야 했다. 사실 부끄러운 것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제대로 진상규명되지 못한 근현대사의 역사가 가슴아픈 부끄러움을 더해줄뿐이다.
그래서 어렴풋이 알고 있는 얼치기 지식들이 이 책을 읽으며 조금 더 명확해졌고 내가 몰랐던 새로운 역사를 알게 되면서 조금 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나지만 또 하나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후대에 전해줘야 겠다는 사명감도 일어난다.

지금 제주는 '평화의 섬' 어쩌구 하면서 경제 성장을 위해 야단법석이다. 하지만 그것이 제주도민 모두에게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인가? 관광산업에 의존하면서 우리의 누이는 캐디가 되어 골프공을 주우러 다녀야 하고 카지노장에서 딜러가 되어야 하고, 우리는 탐라섬의 원주민으로 오돌또기를 부르며 춤을 추는 광대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나는 정말 세계적인 관광지라는 하와이가 부럽지 않다. 아니, 이곳이 하와이처럼 된다는 것이 정말 싫다.
가끔씩 누군가 '환상의 섬, 제주'라는 말을 농담처럼 던지면 나 역시 농담처럼, 하지만 강한 어조로 '내게는 현실의 섬, 내 삶의 터전인 섬'이라 받아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삶의 터전인 이 곳의 역사를 깊이있게 바라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 있다는 것이 고맙고 또한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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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2-09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chika 2005-02-09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
이 책도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aaljja64 2007-04-1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영권,

대학 때 후배인 듯

모습이 선하게 떠오르는데,

우선 하나 사고

병권형 우리 남편과 아이들과 영권이네 보러 제주 보러

올해 제주 갈 수 있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