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도, 소리도 없이 그저 침묵 속에서 우리들에게 보이길 바라며 지내온 수십 년, 수백 년의 세월. 그리고 또 수십 년, 수백 년의 세월을 기다리는 그림들. 그중 하나의 그림과 만난 요행을 누린 저는 미의 진실을 접하고, 그 조용한 감동을 지금까지도 반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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췟, 분명 내가 검색했을때까지만해도 미출간으로 뜨더니. 이제야 비로소 떠억하니 뜨고 있다.

 

 

오늘도 책 한바구니를 받았는데, 금세 또 책한바구니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신간 소식은 언제나 좋지만.

넘쳐나는 책들을 언제 읽고, 언제 정리하냐...가 문제일뿐.

 

 

 

 

민음북클럽에서 신청한 민음북클럽에디션,이 도착했다. 소장용이니 정식 출판된 책도 구입을 할 생각이기는 한데.

누군가 먼저 흘린 이 책의 내용 하나를 주워왔다.

 

 

"우주 가면 뭐가 제일 좋은지 알아?"
"넓은 거?"
"아니."
"깊은 거?"
"아니."
"어두운 거?"
"아니."
"그럼 뭔데?"

 

답이 뭔지 궁금해서 책을 펼치고 그부분만 먼저 읽어봤다.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위아래가 없는 거."


빨리 집에 가서 책 읽을 준비하고 펼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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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리디아는 죽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1977년 5월 3일 오전 6시 30분에 그들이 아는 것은  조금도 사악하지 않은 사실 - 리디아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는 시간이 늦어진다는 사실 -뿐이었다."

 

아무래도 책의 첫문장을 말하지 않고서는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것 같다. 사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그냥 미스터리 소설 정도로만 생각을 해서 '리디아가 죽었다'라는 것만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이야기의 마지막을 알게 되니 소설의 첫머리에 시작되는 저 문장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일까,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도 사악하지 않은 사실, 그러니까 리디아가 아침을 먹으러 내려오는 시간이 늦어졌을 뿐 리디아 가족의 아침 일상은 별다를 것 없이 시작되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리디아의 시리얼 그릇 옆에는 연필과 물리 숙제가 놓여있다는 것 역시 내게는 하나의 복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리디아가 식사에 늦는다는 것을 깨닫고 엄마 메릴린은 학교로 연락을 해 보지만 리디아는 결석을 했고 행방을 찾을수가 없다. 그리고 결국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리디아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녀의 자세한 행적은 묘연하고, 갑작스러운 리디아의 죽음으로 인해 가족은 모두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조금씩 리디아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하는데...

리디아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판명나지만 아버지 제임스는 믿을수가 없다. 아니, 아버지뿐만 아니라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믿는 리디아의 오빠 네스는 옆집에 사는 잭이 범인일 것이라고 믿어버린다. 그리고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아니, 조금씩 리디아의 어린 시절과 메릴린과 제임스의 어린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가족의 실체를 하나씩 드러내보이고 있다.

대화가 없는 가족의 비밀, 정도로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점점 더 이야기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사회의 불평등과 인종 차별, 소외,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로 확대되어 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가족이 품은 고통과 슬픔이 느껴지기 시작해서 이 책은 그저 '리디아가 죽었다'라고 해서 리디아의 죽음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위태위태하게 버텨온 가족이 서로를 이어주는 끈끈함없이 결국 무너져버리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가족의 해체라기 보다는 왜 이들 가족이 이렇게 되었을까,에 더 집중을 하게 해 주고 있다.

결국 각자의 삶을 살아갈 것 같았던 부모가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네스는 잭의 진실을 알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밑으로 가라앉고 싶지 않았고, 동생의 얼굴을 잃고 싶지도 않았다'라는 마지막 문장은 그래서 더 깊이있게 읽어보게 되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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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 하리는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로 그 시대 남성들의 요구에 저항하며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독립적인 삶을 택했다. 여전히 권력에 의해 무고한 삶이 희생되는 오늘날, 그녀의 삶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_파울로 코엘료

 

 

 

마타 하리 사망 100주년을 앞두고, 파울로 코엘료는 삶의 어느 순간에도 자유롭고 독립적이고자 노력했던 마타 하리의 삶에 주목한다. 그동안 베일에 싸인 채 관능적인 팜므파탈로만 회자돼온 것과 달리, 코엘료의 <스파이> 속 마타 하리는 사회적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세상에 용기 있게 맞선 인물로 그려진다.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이 '스파이'라는 것에 좀 놀라기는 했다. 그런데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로 묘사를 하다니. 조금 더 관심이 생기기는 하네. 거기에다 이벤트 굿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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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되겠지 - 늘 그래왔던 것처럼
배꿀 지음 / 북뱅 / 201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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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졸립기는 하고, 일은 하기 싫고, 솔직히 일을 하지 않고 책을 읽어보려고 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눈치를 보며 앉아있다가 슬그머니 이 책을 집어들었다. 마음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이기도 했지만, 제목이 지금의 내 상황과 딱 들어맞지 않는가. 외부업무를 해야하는데, 오후에 너무 덥다는 핑계로 일을 미뤄버렸다. 그래,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딱 월급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굳이 찾아서 고생을 하면서까지 일을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슬금슬금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거 너무 재밌다. 개뿔, 헉. 미안! 자꾸만 개뿔이 먼저 나온다. 배꿀 캐릭터도 맘에 쏙 들고 배꿀이 내뱉는 이야기들이 어찌나 현실적으로 딱 들어맞는 말만 하는지. 무지막지하게 공감을 하며, 때로는 슬픔과 위로를 같이하고, 같이 분노하고, 가끔은 민망함에 허허 거리며 웃게 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어느새 끝이 나버렸다.

아, 배꿀님. 더 이야기를 해 주세요! 사정하고 싶을 만큼.

 

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때,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툰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책소개를 넘겨보다가 운명처럼 "무지개같은사회생활"이 눈에 들어왔다. '무지개' 같은, 으로 읽었다가 다시 무지 '개같은' 사회생활인 것을 알고 폭소를 하다가 순간 서글퍼졌다. 이거야말로 웃픈 이야기겠구나... 싶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배신하지 않고 배꿀의 이야기는 엄청난 흡입력으로 나를 빨아들였다.

책의 내용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는데,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회사생활 이야기,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부분까지 장면 하나에 포착해내는 촌철살인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과 마지막장은 조금 민망하고 닭살돋기는 하지만 배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 배꿀의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이도 좋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도 좋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사이"(어색하지않은 사이)라는 글에 폭풍공감하며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배꿀에게서 찾아본다.

맞다 맞아, 하며 읽다보니 뭔가 내용 하나를 끄집어 내고 싶은데 뭘 얘기하나.. 하며 다시 훑어보는데 그러면서 또 한번을 읽어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어떻게든 되겠지'이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계기인 일하기 싫을 때, 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뿜게 만들었던 소중한(!) 한 컷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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