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생각을 담고,  생각은 단어로 표현된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말의 한계를 알아야 우리가 보는 세계의 한계를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말의 한계를 알아야 그 한계를 어떻게 확장할지 궁리하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에는는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담을 단어를 만들어야한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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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러 르 귄이 남긴 마지막 에세이들...5년동안 블로그를 통해 남긴 글들이라는데.

지금 다시 보니 내일이면 르 귄의 1주기가 되는 날이네.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관심이 갔었는데 이 책이 르 귄의 책이라는 것도 이제야 살펴보게 된다.

몸이 아프고,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죽음을 맞게 되는. 그러니까 우리 인간은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하지만 사실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세상살이를 정리한다,고 하면서도 자꾸만 잊게 되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해도 서로 후회없을. 그런 삶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왠만큼 아파서는 병원도 가지 않고 약도 잘 먹지 않던 내가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을 다니고 있으니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체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걱정하면서, 점점 좋아지는 현대의술에 의해 고통이 줄어들고 생명이 연장되는 걸 체험하면서 살아가고 있을 뿐. 아, 책은 또 언제 사서 언제 읽을 수 있으려나.

 

 

 

 

 

 

 

 

 

 

2년쯤 전부터 책을 사는 것이 주춤해졌고 책 욕심도 많이 줄었다. 그러니까 집에 있는 책장과 비어있는 방의 바닥을 온통 책이 점령하고 있는데 이제 더이상 책탑을 쌓을 공간이 없어지기 시작하니 어쩔 수 없이 책욕심이 줄어들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일단 집에 있는 책부터 읽고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야 신간을 구매해두지 않으면 품절이나 절판이 되어버려 그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왠만하면 복간되거나 십여년쯤을 주기로 재출판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나중에 구매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 것도 한몫을 하고.

그런데 그렇게 생각대로 흘러간다면 지금쯤 책장의 책이 많이 허물어졌어야 하는데, 책 사재기가 줄어들면서 덩달아 책읽는 속도 역시 줄어들어버리고 있으니. 조만간 바로 읽을 것처럼 생각하고 구입한 책들도 여전히 먼지를 뒤집어쓰고 책탑으로 쌓여있다. 작년 여름, 병원에 입원하고 꽤 오랫동안 사무실을 쉬면서 책 읽을 시간이 많으려니.. 했지만 그때는 또 그때대로 책 읽을 시간이 나지 않고 지금은 또 지금의 형편에 의해 책 읽기가 쉽지 않고. 앞으로 나날이 책읽는 시간이 더 줄어들 것 같아 책 사기도 두렵다.

- 그런데 정말 책을 안샀어!! 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책구매는 지역에서 상위권 비율로 나오고 - 심지어 다른 서점을 이용하는 횟수가 엄청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연말정산 자료를 받아보니 문화비기 또 꽤 나온걸보면 책을 안샀다, 라고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일을 땡땡이 치고 신간을 맘껏 둘러볼까...하는데, 이것도 오랫만에 보려니 집중이 안되네. ㅉ

 

 

 

 

 

 

 

 

 

 

 

 

 

 

 

 

책읽을 시간이 없다, 라고 느낄 때 특히 시선이 가는 것은 미스터리. 그리고 사람들의 추천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책들.

 

 

 

 

 

 

 

 

시사인과 주간경향의 신간코너. 아니, 다들 낯설지만 그래도 메이지 유신이 조선에 묻다는 해를 넘긴 책 아니었던가? 분명 몇달 전에 읽고 서평까지 올렸던 기억이 있는 책인데... 꽤 오랫동안 주간지를 펼쳐들지 않아서 이거 옛날껀가 하고 봤더니 아니야. 더구나 오늘 배송 받은 책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뇌과학편,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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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파괴자들 - 세상에 도전한 50인의 혁명가
제프 플라이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컴퍼니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위대한, 이라는 긍정적인 단어와 파괴자,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같이 쓰이니 조금 망설여졌다. '위대한'이 맞을까 아니면 파괴자의 의미가 더 클까. 잠시 궁금함을 접고 목차를 살펴보니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어떤 인물인지 알 것 같은 이름들이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그들은 일정 부분 세계에서든 혹은 지역에서든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이 책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을지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겨났다.

 

저자 역시 책머리에 '소개된 인물들 모두가 훌륭한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 모두가 자신의 시대에 중요한 혁명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며 인물의 선정 방식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선과 악이라는 부분에서, 특히 종교적인 부분은 선악을 따질 수 없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무장혁명을 행하는 독립투사에게 피식민지지배자들은 테러리스트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식민지 지배가 부당한 것일 경우는 어떨까. 원주민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영국인들은 침략자일뿐이고 아프리카인들에게 유럽인들은 반인격자들일뿐임을. 하지만 '혁명가'라는 입장에서 많은 부분을 서술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할 때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다. 어차피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되는 것이고, 저자가 미국인이니 그들의 역사에 이로운 이야기가 많겠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목차에 나온 50인 중에 미국 건국 즈음의 인물들 비율이 많은 것도 한몫을 했고. 그리고 이 짧은 소개글로 책에 소개된 이들의 역사적 의미를 정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책을 읽다보니 재미있다. 물론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되어있다거나 인물에 대한 소개가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되어있지는 않다. 하지만 큰 흐름과 인물에 대한 중심 줄기가 잘 잡혀있어 핵심을 파악하기 쉽고 가끔씩 역사의 이면에서 접할 수 있는 에피소드라거나 문화적인 측면, 언어의 기원 등에 대한 설명이 주석의 형태로 덧붙여져 있어 글을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책을 읽을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가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의 이름과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알고 있거나 익숙해서 쉽게 읽히고, 몰랐던 인물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책은 단숨에 쓱쓱 읽히는데 좀 더 깊이있는 역사와 역사속에서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조금 더 깊이있게 읽기 위한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이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 방법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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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chika > 책이 무거운 이유

14년전,.의 글인데. 내가 변한건 없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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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9-01-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토우 마리토는 시집 <입국>에서

책이 무거운 이유가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책이 나무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시험을 위해 알았을 뿐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말에 밑줄을 그었다



나는 그 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무를 떠올리는 버릇이 생겼다

나무만을 너무 생각하느라

자살한 노동자의 유서에 스며 있는 슬픔이나

비전향자의 편지에 쌓인 세월을 잊을지 모른다고

때로는 겁났지만

나무를 뽑아낼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기준으로 삼아

몸무게를 달고

적성검사를 하고

생활계획표를 짜고

유망 직종도 찾아보았다

그럴수록 나무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었다



내게 지금 책이 무거운 이유는

눈물조차 보이지 않고 묵묵히 뿌리박고 서 있는

그 나무 때문이다



맹문재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음악 100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100
진규영 엮음 / 미래타임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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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이라고 하면 학창시절에 배운 - 아니, 배운 것도 다 알지 못하고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 이라는 단순 수식어 정도뿐이다. 음악감상 시간에 들었던 음악도 이곡이 그곡같고 그곡이 이곡같고... 그래도 가끔 서양고전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좋아서 마음을 울린다, 싶은 느낌이 들면 명음반이라고 소문난 음반을 사서 듣곤 했다. 아무리 문외한이라고 해도 계속 관심을 갖다보면 잘 알게 되듯이 음악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려고 하면 내 취향에 가까운 곡을 찾게 되면서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귀도 트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는데 이에 딱 맞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음악'이 아닐까 싶다. (정말 그렇다고 말하듯 음악의 아버지와 음악의 어머니에 이어 첫번째로 등장하는 르네상스 음악가는 '음악의 왕자' 호칭이 붙은 존 던스터블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게는 다 고전음악가일뿐인데 시대별로 음악가100인이 잘 정리되어 있다. 처음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가를 읽기 시작할 때는 생소하고 들어본 적 없는 이름들뿐이라 당황스러운 마음도 들었는데 그래도 미사곡이라거나 그레고리안 성가, 파이프 오르간을 떠올리면 조금은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는 음악가이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음악가이든 그들의 이야기가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것을 말하기도하고 때로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해 책을 읽는 그 자체는 재미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곁들여지는 음악상식은 대충 알고 있던 상식도 더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상식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오래전에 우연히 얻은 음반에서 좀 독특한 악기 소리가 있어서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몇개의 음반을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책을 읽다 예상치않게 그 악기 '쳄발로'의 사진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고.

 

이 책은 정독하듯이 읽기보다는 읽기 편한 곳에 책을 두고 관심이 갈 때마다 순서상관없이 책을 펴들고 읽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사실 열심히 정독을 하다보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음악과 음악가들에 대해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느낌이 가는대로 잘 아는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띄엄띄어 읽으면 오히려 재미있어서 한꼭지 한꼭지 더 읽어보게 된다. 거기에 클래식 상식은 덤이고.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음악가의 초상 밑에 유트브에서 찾아 들어볼만한 대표작들이 나와있는데 기왕이면 저자가 추천하는 연주 버전을 큐알코드로 남겨뒀다면 더 좋지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초보자에게는 추천이 필요한 법이니 말이다. 보편적으로 명반이라고 알려진 음반이면 더 좋겠지만 유튜브에 영상이 없다면 저자의 추천 연주곡을 곁다리로 적어줘도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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