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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파괴자들 - 세상에 도전한 50인의 혁명가
제프 플라이셔 지음, 박은영 옮김 / 윌컴퍼니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위대한, 이라는 긍정적인 단어와 파괴자,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같이 쓰이니 조금 망설여졌다. '위대한'이 맞을까 아니면 파괴자의 의미가 더 클까. 잠시 궁금함을 접고 목차를 살펴보니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어떤 인물인지 알 것 같은 이름들이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그들은 일정 부분 세계에서든 혹은 지역에서든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이 책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썼을지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겨났다.
저자 역시 책머리에 '소개된 인물들 모두가 훌륭한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들 모두가 자신의 시대에 중요한 혁명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히며 인물의 선정 방식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선과 악이라는 부분에서, 특히 종교적인 부분은 선악을 따질 수 없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무장혁명을 행하는 독립투사에게 피식민지지배자들은 테러리스트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식민지 지배가 부당한 것일 경우는 어떨까. 원주민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영국인들은 침략자일뿐이고 아프리카인들에게 유럽인들은 반인격자들일뿐임을. 하지만 '혁명가'라는 입장에서 많은 부분을 서술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할 때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다. 어차피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되는 것이고, 저자가 미국인이니 그들의 역사에 이로운 이야기가 많겠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목차에 나온 50인 중에 미국 건국 즈음의 인물들 비율이 많은 것도 한몫을 했고. 그리고 이 짧은 소개글로 책에 소개된 이들의 역사적 의미를 정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책을 읽다보니 재미있다. 물론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되어있다거나 인물에 대한 소개가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되어있지는 않다. 하지만 큰 흐름과 인물에 대한 중심 줄기가 잘 잡혀있어 핵심을 파악하기 쉽고 가끔씩 역사의 이면에서 접할 수 있는 에피소드라거나 문화적인 측면, 언어의 기원 등에 대한 설명이 주석의 형태로 덧붙여져 있어 글을 읽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책을 읽을수록 점점 더 빠져들어가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의 이름과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알고 있거나 익숙해서 쉽게 읽히고, 몰랐던 인물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책은 단숨에 쓱쓱 읽히는데 좀 더 깊이있는 역사와 역사속에서의 인물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조금 더 깊이있게 읽기 위한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이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 방법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