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관의 살인

기암관의 살인
다카노 유시 지음, 송현정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9월

기암관,이 기암성에서 인용된 바로 그 기암이라는 말에서 뭔가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고수익 알바를 하러 갔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이 바로 추리게임의 시작이라니. 

본격추리게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전개는...이라고 쓰려다 문득, 본격추리게임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싶다. 사실 이 책의 전개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흥미로운 장르소설이려니 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을뿐인데 조금은 익숙한 흐름이 책읽기에 가속을 하고 언젠가 어디선가 읽어본듯한 익숙함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 그런지 막힘없이 쑥쑥 읽힌다. 솔직히 말하자면 가장 익숙한 느낌은 명탐정 코난의 외딴섬 밀실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에피소드 중 하나를 보는 것 같았다.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사토가 일용직 노동자로 전전하다가 만나게 된 친구가 행방불명이 되자 그 친구의 행적을 찾기 위해 그가 마지막에 만났을 때 꺼냈던 고수익 알바를 찾고 섬으로 떠나게 되는 것이다. 아니, 어느 누가 절친도 아니고 아무리 친구가 없는 처지에 동병상련의 정이들었다해도 행방을 찾을 수 없다고 고수익 알바라는 단서 하나만으로 낯선 세계로 뛰어들겠냐,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때문에 나는 사토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잠복해있는 형사일 것이라는 추측으로 완전히 헛다리 짚... 아, 스포일러가 되는 이야기는 무조건 언급하지 말아햐하는 것이 예의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읽고 알게되는 것을 추천한다. 

액자 소설의 느낌도 있지만 혼자 딴 생각에 빠져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다가 결론에 이르러서는 작가와 시나리오 경쟁을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봤지만 어쨌거나 작가의 도전적인 이야기 전개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은 인정해야겠다. 뻔한 것 같지만 나름 장르소설에 대한 오마주가 곳곳에 담겨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현장연구자에게는 현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게 떠...

현장연구자에게는 현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운 게 떠나는 것이다. 그리고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보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받았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가 더 어려운 윤리적 딜레마다. 난 밀워키에서 만난 사람들이 베풀어준 셀 수 없는 선의의 행동으로 축복이 뭔지 알게 되었다. 그 모든 행동은 이들이 고난 앞에 무릎 꿇기를얼마나 우아하게 거부하는지를 내게 상기시켜 준다. 가난이 아무리만연했다 해도 그들의 뿌리 깊은 인간성까지는 건드리지 못했다. - P452

유대인 랍비 부남의 말 인용

유대인 랍비 부남의 말 인용

"모든 사람은 두 개의 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 필요한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오른쪽 돌에는 ‘세상은 나를 위하여 창조되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왼쪽 돌에는 ‘나는 먼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새겨져 있다." - P60

바네타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그 중요한 날을 위해...

바네타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그 중요한 날을 위해 아이에게 새 신발을 사주고 싶었다. 아이가 자신이 특별하고 충족된 사람이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도심 빈민가에서는 유년기에 벌어지는 큰 사건들이 대체로 인생을 결정했다. 더 크고 난 뒤에는 손에 꼽을 만한 좋은 일이 전혀 없을 수도 있었다. - P358

바네타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그 중요한 날을 위해...

바네타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그 중요한 날을 위해 아이에게 새 신발을 사주고 싶었다. 아이가 자신이 특별하고 충족된 사람이라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도심 빈민가에서는 유년기에 벌어지는 큰 사건들이 대체로 인생을 결정했다. 더 크고 난 뒤에는 손에 꼽을 만한 좋은 일이 전혀 없을 수도 있었다. - P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