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조커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5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이규원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어머니가 재미있게 보시던 드라마가 끝나고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면 항상 '이번 드라마는 재미없어'라고 하시지만 알 수 없는 관계들의 전개가 끝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지며 끝날즈음에는 재미있어 하신다.

레이디 조커를 읽는 느낌이 조금은 그런 느낌이었다. 아주 장중한 서막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이 이야기들이 앞으로 어떤 놀라운 결론을 도출할 것인지 상상하고 기대하는 설레임이 있는 것이다. 뭔가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하나둘씩 그 연관성을 드러내기 시작할 때면 이야기 초반에 툭 던져진 것들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감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초반에는 미스터리의 서막이 너무 거창한거 아냐? 라는 생각을 했지만 금세 이야기속에 빠져들었다.

 

1947년 히노데 맥주 사원인 오카무라 세이지의 편지 한통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1990년대로 시간을 건너뛰어 대기업이 된 히노데 맥주에 입사지원을 했다가 면접을 보고 온 날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하타노와 아들의 심상치않은 죽음에 뭔가 항의라도 하고 싶어 히노데 맥주에 편지를 보내고 그 역시 지하철로 뛰어들어 자살을 해 버린다. 이 과정에서 피차별부락출신에 대한 차별이 끄집어져나온다.

그리고 하타노의 외할아버지인 약국주인 모노이는 어린 시절 가정형편으로 인해 서로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어 자란 오카무라 세이지의 동생이다. 노년이 되어서야 형의 생사를 알게 되어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갈 고민을 하고 있는 와중에 형은 요양원에서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이 모든 것이 대기업인 히노데 맥주와 연관이 되어 있고 그런 히노데 맥주를 상대로 뭔가 보상을 받아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는 모노이. 그는 알 수 없는 모종의 계획을 위해 모아들인 사람들은 현직 형사와 장애인 딸을 키우는 트럭운전수, 고아인 선반공 그리고 재일조선인으로 나오는 신용금고 직원. 어찌보면 밑바닥인생에 가까운 사람들의 모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그들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 히노데 맥주의 사장을 납치하는 대사건을 일으킨다.

과연 이 사건은 이 모든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나가게 될까...

 

또한 그들의 치밀한 계획에 예상치못한 변수가 끼어들고 있으니 그것이 바로 고다형사의 등장이다. 사건의 전개를 보며 뭔가 괴리감을 느끼는 그는 결국 히노데 맥주 사장의 납치에 순찰차의 경로를 알 수 있는 현직 경찰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그는 또 어떤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게 될 것인가.

 

레이디 조커의 첫째권은 이렇게 사건의 발단과 전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막 재미있어 지기 시작하는데 '잠시 후 계속' 이라는 자막을 본듯한 느낌이다. 과연 나를 기다리는 결론은 무엇일까.

범인이 누구일까, 가 궁금해지는 미스터리도 재미있지만 과연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은 어떤 것일까,가 더 재미있는 미스터리도 있다. 거기에 더해 범행을 저지른 범인들의 동기와 대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은 범인에 대한 궁금증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기업의 손익, 사건을 캐내려는 언론의 모습, 그리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집중력을 발휘하는 형사의 모습까지.

지금은 기다림후에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드라마처럼 더욱더 기대감을 갖게 되는 레이디 조커 둘째권을 빨리 펼쳐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