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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새벽이의 지구별 여행기
에이의 취향 지음, 박지영 그림 / 더난출판사 / 2018년 1월
평점 :
여러개의 우화가 담겨있는 이야기일꺼라 예상했는데 이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길고양이의 시점으로 씌여진 지구별 여행기이다. 물론 그 자체가 우화가 아니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10월의 어느 새벽에 길고양이 새벽이가 태어났는데 어느순간 함께 태어난 형제들도 사라지고 엄마마저 사라져버려 혼자 남게 된다. 그래도 씩씩하게 잘 지내보려하지만 혼자 지내기에는 너무 어린 새벽이는 힘든 나날을 보내지만 새벽이를 지켜보던 할머니의 도움으로 추운 겨울도 잘 지내게 된다. 그러나 새벽이를 돌봐주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이제 홀로 서기를 배우게 된 새벽이는 작은 골목을 떠나 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여행을 다니게 된 새벽이의 여정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모습과 고양이와 공존하는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데...
하나의 비유처럼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의 이야기지만, 이건 그냥 여행기가 아니라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의 권익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도 이미 들어봤던 일본의 아오시마 섬이나 터키, 그리스에서의 고양이들의 천국과 같은 곳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된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생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특히 미국에서 쥐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되는 고양이들은 영웅 대접을 받지만, 호주에서는 보호동물인 긴귀주머니쥐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이유로 살처분 대상이 된다는 것은 생태계, 그러니까 자연계의 올바른 순환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일지 깊이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길고양이에 대한 정책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노력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는데 솔직히 어떤 방법이 절대적으로 옳다거나 그르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건 비단 길고양이 문제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로 키우려다가 쉽게 내다버리고 마는 - 특히 여름휴가철이 지나면 유명관광지에 버리고 가버리는 수많은 애완견들을 볼 때면 반려동물에 대한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사실 얼마전에 집 골목을 배회하는 서로 종이 다른 개 네마리를 봤는데 동네개라는 느낌보다는 야생의 들개같은, 좀 위협적인 느낌을 받아서 섬뜩했던 기억이 있다. 멀리서 본 겉모양새는 집안에서 키우는 강아지 같았지만 가까이에서 눈빛을 보니 늑대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길고양이 새벽이의 이야기는 고양이들의 천국을 보게 되는 새로움도 있었지만 여러가지를 떠올리며 생각에 빠지게 하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존'이라는 부분은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생각해봐야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