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절대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절대 알 수 없을 것임을. 단순한 생각 같지만,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그녀가 그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점점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생각한다. 늘 생각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얕보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우리 자신을 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를. 그날 밤 - 방금 서술한 내용보다 이 부분이 더 잘 기억난다 - 어둠 속에서 아빠가 오빠 옆에 누워 오빠를 아기 안듯 안아주었다고. 오빠를 무릎에 올리고 가만가만 흔들어주었다고 나는 말하려 한다. 나는 어느 눈물이 누구의 것이고 어느 중얼거림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분간할 수 없다. 138-139.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한 오빠에게 소리를 지르는 아빠의 모습. 그리고 그 이후 오빠를 안아주는 아빠의 모습.

 

당신은 그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뿐이야, 안 그래?

 

문장 하나하나 옮겨놓고 싶은 생각이 가득하지만 글을 읽기 위해 참는다.

 

모든 생生은 감동이다.

 

 

 

 

 

 

 

 

"내가 내 아이들이 느끼는 상처를 아느냐고? 나는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아이였을 때 품게 되는 아픔에 대해, 그 아픔이 우리를 평생 따라다니며 너무 커서 울음조차 나오지 않는 그런 갈망을 남겨놓는다는 사실에 대해 내가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것을 꼭 끌어안는다. 펄떡거리는 심장이 한 번씩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끌어안는다. 이건 내 거야, 이건 내 거야, 이건 내 거야. 217.

 

 

 

 

 

 

요즘 나는 가을에 우리의 작은 집을 둘러싼 농장에서 해가 지던 장면을 이따금 떠올린다. 어디를 봐도 지평선이 보여. 내가 한 바퀴 빙 돌면 지평선도 한 바퀴 원을 그렸다. 해는 등뒤에서 지고, 눈앞에 펼쳐진 하늘은 그 아름다운 변신을 멈출 수 없다는 듯 은은한 분홍빛을 자아내다 슬며시 푸른 기운을 띤다. 이윽고 지는 해에 가장 가까운 땅이 한 줄 오렌지색 선으 그리는 지평선을 배경으로 어두워지다 거의 컴컴해진다. 하지만 돌아서면 땅은 여전히 부드러운 형체를 희미하게 드러내며 몇 그루 나무와, 흙을 갈아엎고 간작 식물을 심은 고요한 들판을 보여주고, 하늘은 머뭇거리다, 머뭇거리다 마침내 완전히 어두워진다. 그런 순간에는 영혼도 조용히 지켜볼 것만 같다.

모든 생은 내게 감동을 준다. 21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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