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의 기록
누쿠이 도쿠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비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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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의 기록,은 3세 여아 영양실조로 사망 유아 방조 혐의 모친 체포 라는 기사가 에필로그처럼 떠 있고 본문의 첫 시작이 "아, 예. 그 사건 때문이죠?"로 되어있어 그냥 아무생각없이 유아방조에 대한 사건이야기인가 하며 읽게 된다. 그리고는 또 별 생각없이 독백처럼 이어지는 인터뷰어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일가족 살해사건 이야기의 전말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사건에 얽힌 에피소드에 집중을 했다. 그리고 또 이어지는 인터뷰어의 이야기.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해. 온통 하나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건과 얽혀있는 살해된 부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자꾸만 이건 누구의 이야기지? 하게 되는 것이다.

읽어나갈수록 자꾸만 앞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그래서 결국은 엄청난 집중력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기록. 두번째 읽는 것이 더 재미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더이상 사건에 대한 궁금증은 생겨나지 않는다. 아직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기록은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의 유희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은 무참하게 살해당해도 된다고 여기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겁니다. 지나친 생각 아니냐고요? 아뇨, 틀림없이 있을 겁니다. 인간이란 자신과 주변을 비교하면서 누가 위이고 아래인지 그런 걸 판단하는 생물이니까요. 자기보다 위인 인간이 있으면 재수 없어하고 자기보다 아래인 인간은 무시하죠. 그게 보통입니다."(82)

 

그러니까 누구에게나 다 양면성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오랜 친분으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도 어느날 갑자기 낯설어질때가 있는데 특히 악의를 갖고 교묘히 자신의 잘못은 숨기고 타인의 행동을 자기 멋대로 판단해서 제3자에게 퍼뜨리고 다닐때 저게 사람인가, 싶어지는데 자신의 이해관계를 따져 아전인수만을 일삼는 사람의 행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모두 자기 주관적인 것이며, 그 주관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성품이나 성격과는 상관없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인가 아닌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미 체험하고 깨닫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리석은 자의 기록'을 읽으며 새삼 그 적나라함에 다시 놀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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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18: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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