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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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여행은... 사소한 것을 발견하는 행위, 우리가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 기회죠. 그리고 사랑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고 작은 것에 깃드는 법이죠"(43)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을 읽고 있는 이유가 여기 있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솔직히 언젠가부터 감성적인 에세이를 잘 읽지 않게 되는데다가 사랑이야기라니. 괜히 칫, 거리면서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스쳐 지나가다가 누군가 이 책을 언급하며 그 감성에 매료되었다고 하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팔랑귀에 봄바람까지 들고 있으니 어찌 그냥 지나치겠는가. 바로 이 책을 끄집어 내어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누구였는지 기억나지도 않는 그사람에게 감사하고 있다. 봄바람을 느끼며 괜히 마음만 들썩거리고 있었는데 이로인해 더 깊이 사랑을 떠올려본다.

 

최갑수가 사랑하는 문장들,은 나 역시 사랑할 수밖에 없는 문장들이 되었다. 읽은 책도 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도 있고, 읽었지만 느끼지 못한 문장들도 있고... 그런데 어떻게 그는 이렇게 사랑스런 문장들을 끄집어내고 있는걸까.

책에서 끄집어 낸 문장과 세상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과 그가 적어내려가는 사랑이야기가 하나로 어우러져 빠져들어가게 하고 있다. 아마 그저 감상적인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었다면 결코 이런 느낌을 가질수는 없었겠지.  세상살이가 깊어지면서 사랑에 대한 통찰도 깊어진 것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떻게 만났을까요. 당신과 나 사이의 깊고 조용한 공간, 어느 날 나비 한 마리가 꽃잎처럼 날아들어 작은 떨림을 만들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의 문장을 읽는다. 아니, 그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싶었는데 왠지 다시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사랑은 어쩌면 당신과 사라지는 속도를 맞추는 일.. 사랑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고 작은 것에 깃드는 법...

글쎄.. 어쩌면 그의 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어서 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도 모르겠다. 물론 나는 성프란치스코 성당의 계단앞에서 사진을 남기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그는 성당의 종소리에 맞춰 마음이 멀리 멀리 퍼져나가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고 있으니 나의 감성은 그의 발뒤꿈치에도 못미치겠지.

 

여행을 떠나보면 안다.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때로는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아름답고 선명하다는 것을.

 

성 프란치스코 성당의 계단 앞에 앉은 나의 마음이 종소리처럼 멀리멀리 퍼져나가 당신에게 닿기를.

부디 닿기를.

 

어쩌면 우리는 그리워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닐는지.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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