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밀다 드뤼케 지음, 장혜경 옮김 / 큰나무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신선한 물고기는 냄새가 나지 않는 법이었다" (232쪽)

 소위 잘 나간다,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다위를 떠돌며 생활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들과 생활하면서 보여주는 모습이 어떨까... 라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별다른 느낌없이 무심코 집어들어 이들의 발자취를 따라 흘러가다보니 어느순간 갑자기 내가 욕심쟁이가 되어 있고, 삶을 즐길 줄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렸다..

제일 먼저 밥 먹고
밥 먹고 나면 자고
자고 나서 커피 마시고
커피 마시고 나서 고기 잡으러 간다네.

아무것도 없이 그저 바닷물이 흘러가듯 흘러가는 삶,이 무의미하다고 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을 집어 던지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이런 삶에서 그들의 웃음과 행복을 느꼈다. 자유로운 사람들, 행복한 사람들인 것이다.

협소한 건 배가 아니다. 협소한 건 배를 탈 때 육지에 두고 오지 못한 사람들의 좁은 마음이다. 상대방의 태도에서 내 모습을 비춰 보지 않으려는 마음, 죄를 남의 탓이나 외부 상황의 탓으로 돌리는 마음이다. 자유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마음의 자세다.

바조족, 그들은 음식을 남기는 법이 없었다. 생각이 너무 많지도 않으며, 앞날을 미리 걱정하지도 않으며 얽매여 있지도 않다.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고, 그들의 자유로운 삶의 방식은 소유와 집착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만들어버린다.
안개가 낀 바다를 바라보면서 섬 전체에 비릿한 해초 냄새가 퍼질 때, 나는 바다 냄새를 싫어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음을 새삼 느껴보게 된다.
그래, '신선한 물고기는 냄새가 나지 않는 법'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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