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프레임 - 진실을 감추고 현실을 왜곡해 우리를 속이는
정문태 지음 / 푸른숲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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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태,라는 낯설지 않은 기자의 책이 나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겨레신문의 칼럼에 소개되었던 글을 모아 편집한 책이라고 했는데, 사실 신문은 커녕 뉴스도 제대로 보지 않는 시절을 보내고 있어서 내게는 전혀 새로운 책이란 느낌이었다. 더구나 국내정치뿐 아니라 세계현대사의 흐름에는 더욱 문외한이고,  정치적 사안은 시기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내게는 새삼 뒤늦게 이 글을 읽는것이 좀 어설픈 느낌으로 남으면 어쩌나 걱정이었다. 또 한가지 내게 있어 전선기자 정문태,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고 그의 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어서 좋아하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유독 아웅산 수찌에 대해서는 냉소적이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어서 그게 좀 의아했었다. 버마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아웅산 수찌에 대해서는 너무 상반된 이미지를 갖게 해서 사실 좀 헷갈리기도 했고. 그래도 일단 믿고 보는 정문태 기자의 글이기에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짬짬이 드문드문 읽으려고 했던 마음과는 달리 책을 읽기 시작하자 바빠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아웅산 수찌에 대한 정문태 기자의 냉소적인 반응에 대한 약간의 찜찜한 기분도 말끔히 지워낼 수 있었다. 국제 정세에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도 간혹 보게 되는 뉴스를 통해 알려지는 내용의 이면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더 명확해졌다. 그리고 바로 며칠전이었다면 버마의 소수민족에 관한 뉴스를 읽으며 이건 뭔가, 하고 말았을텐데 위험한 프레임을 읽고난 지금은 그들이 아웅산 수찌를 거부하고 국민의 영웅이라는 그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냉담한 이유를 알고 있어서 더 깊이있게 뉴스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내가 깨닫고 더 깊이 알게 된 이야기를 마구 늘어놓기 시작했는데 이왕 성급하게 늘어놓은 이야기의 결론을 내자면, 국내뿐 아니라 국제 정세는 시기적으로 현재의 일들이 다급하게 돌아가지만, 그 현재성이라는 것 역시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성을 알지 못하고서는 그 사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뿐만 아니라 정문태 기자의 이전 책, 이미 십여년전에 씌어진 책이라 하더라도 그의 전선기록에 대한 책과 또 다른 책들도 추천하고 싶어졌다.

[위험한 프레임]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쓴 글들이기때문에 좀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짧은 기사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의미를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많아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오랜 세월 전선을 누비고 인터뷰를 하며 기사를 써 온 그의 글의 힘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만큼 짧은 글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깊이 읽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책을 읽으며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 부분은 '제3의 눈으로 보라'이다. "외신과 국내 언론 보도를 맞대보며 수상한 뉴스를 토해내고 가려내고 들춰내는 연장을 '제3의 눈'이라 부르며 이제 그 '제3의 눈'으로 사람을 보고 사건을 보고 역사를 보자는 바람을 담은" 그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책에도 언급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당시 주위 사람들도 많이 실행을 했었는데, 그 의미와 취지와는 또 다르게 연구목적을 위한 동물실험이나 배아세포 연구 등으로 반대의 목소리도 컸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정문태 기자는 물낭비외에도 가학적 심리가 도사리고 있는 미국의 호전적인 문화를 언급하고 있다.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은 예술에 국한된 것만이 아님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언론의 함정, 과장과 거짓에 놀아나지 않는 뉴스 읽기,에도 아는만큼밖에 볼 수가 없다는 사실에 잠시 좌절해보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위해 더 넓고 깊은 관심과 통찰을 키워야겠다. 그것은 단지 아는 것만으로 해결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랄하고 거침없이 냉정해보이지만 실상은 세상에 대한 따뜻함이 담겨있는 정문태 기자의 시선처럼 나 역시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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