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감옥 모중석 스릴러 클럽 41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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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오는 밤 머리맡에 놓여있던 책을 집어 읽기 시작했다. 별생각없이 펼쳤는데 그나마 잠을 청해보려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점점 더 정신이 말똥말똥해졌다. 앞뒤의 맥락이 없지만 한 여자가 누군가에 의해 물속에 빠져 익사당하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누군가 고문당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새벽의 어둠 속에서 문득 물고문이 떠올라 무서워졌다. 왜 하필 ‘물의 감옥’을 밤중에 집어들었을까. 조금 더 읽어나가면 괜찮을까 싶었지만 무섭고 생경한 묘사가 없어도 어딘지 모르게 슬며시 두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마음 속 지옥을 그리는 독일 최고의 심리 스릴러 작가의 깊고 어둡고 차가운 심연의 공포’라는 것일까.

‘물의 감옥’은 형사시리즈를 예고하는 소설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누엘라 슈페를링. 스물다섯살. 규정상 최저 신장인 163센티미터가 겨우 되는 키에 50킬로그램정도 되는 자그마한 경찰의 탄생 시리즈가 될까, 궁금하게 되는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소설이다.

호수에 빠져 죽은 여인의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뭔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에릭 슈티플러 경정과의 관계, 과거에 사망한 여인의 유령에 쫓기듯 망상과 현실을 오가는 여인과 또한 기면증에 걸려 환상을 경험하는 택시기사 프랑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이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 소설에는 실체가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살인자의 정체가 등장인물들의 시점과 교차되면서 왠지 옭아매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공포가 담겨 있다. 그 매개가 '물'이라는 것에서 '물의 감옥'은 아주 많은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더구나 예상치못한 또 다른 공포가 밀려올때의 그 느낌은 이 소설이 심리 스릴러의 공포감이 어떤 것인지 절감하게 해주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별 생각없이 물 속에 얼굴을 담그고 숨을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설 속 물의 감옥에 갇힌 여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숨을 참아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결국은 기포를 뿜어내며 숨을 쉬고 죽음으로 내딛을 수 밖에 없는 물속에서의 호흡. 그 장면이 떠오르는 순간 내 숨이 막혀 물을 먹을뻔했을만큼 그 장면은 강렬했다. 조금 두렵기는 했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느낌이 서서히 사그라들겠지?

그렇지만 어쨌거나 '물의 감옥'은 아직은 서투르지만 첫번째 사건을 해결해 낸 초보경찰 슈페를링이 다음에도 또 어떤 사건으로 등장할지 궁금해지게 하는 진정한 심리스릴러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으면 안되는 스릴러의 공식에 충실한 소설이니 끝까지 긴장을 놓치 말아야 하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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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1 14: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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