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안경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인생을 꽃에 비유한다면, ‘행운‘은 화려한 장미이고 ‘불운‘은 수수한 안개꽃이야. 양쪽을 같이 묶은 꽃다발이 얼마나 예쁜지 알지? 안개꽃이 장미를 돋보이게 하잖아˝
˝‘불행‘도 인생의 소중한 요소라는 뜻,이,야˝

반짝반짝 안경,은 내게 연애소설이라기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여정에서 행복도 불행도 다 보듬어 안아야만 하는 것이고 삶과 죽음 역시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지만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며 이런 모든 일들이 우리의 삶을 이뤄나가며 성장시켜나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기르던, 아니 함께 살던 고양이 페로가 갑작스럽게 죽어버리고 상심에 빠져있는 아케미는 평범한 - 어쩌면 오히려 소심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평균이하의 직장인일지도 모르는 그런 영업사원이다.

아케미는 페로의 죽음으로 상심에 빠져있다가 고서점에 들려 우연히 발견한 '죽음을 빛나게 하는 삶'이라는 책을 구입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책을 읽다가 책속에 꽂혀있는 명함 하나를 발견하고 망설임끝에 그 명함의 주인에게 짧은 메일을 보내게 되고 그것을 인연으로 아케미는 책을 돌려받고 싶다는 원래의 책주인인 아카네를 만나게 된다. 그 책은 아카네의 연인인 유지라는 사람이 선물한 책이며 유지는 현재 시한부선고를 받고 병원에서 투병중임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아카네에게 사랑하는 연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첫눈에 반한 자신의 마음을 쉽게 접어버릴 수 없는 아케미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한 쉽게 마음을 접지 못하는 아케미의 직장 선배 야요이, 아케미의 등장으로 사랑하는 아카네를 떠나보내려고 하는 유지와 유지의 곁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하는 아카네... 이 네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사랑과 이별의 상처와 아픔을 어떻게 보듬고 이겨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반짝반짝 안경'이라는 제목답게 모두가 반짝거리는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한 느낌에 책읽기는 단숨에 끝낼 수 있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을 '반짝반짝 안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은 단순히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는 조언같은 느낌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고 바라보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반짝거리게 되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뜻밖의 기적같은 이야기라거나 예상치못한 그 무엇인가를 던져주지는 않지만 평범한 우리에게 그 삶 자체로서 빛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따뜻함이 담겨있다는 생각도.

 

이런저런 이유로 답답한 요즘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음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었다. 뭔가 아주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 평범한 따뜻함이 모리사와 아키오의 글을 읽게 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었던 위로의 말들에 대해 마음으로 느끼게 되어서일지도.

˝아픔은 저항하는 한 줄곧 계속돼. 오히려 아픔의 근원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조금씩 치유되는 것 같아˝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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