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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필의 New 영어기초확립 ㅣ 불후의 명저 시리즈
안현필 지음 / 하리스코대영당 / 2016년 8월
평점 :
두어달쯤 전, 갑자기 이탈리아어에 관심이 생겨 이탈리아어 독학 학습서를 잠깐 들여다봤었다. 영어 알파벳과 다르지 않지만 발음은 영어와 달라서 첫장은 이탈리아어의 알파벳과 발음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그와 똑같이 안현필의 영어기초확립은 영어 알파벳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다. 그냥 이 책을 먼저 봤다면 시시하게 알파벳부터 시작이야? 라고 했을지 모르겠는데 전혀 알지 못했던 이탈리아어를 배우면서 알파벳부터 시작을 했더니 새삼스럽게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책은 말 그대로 ‘영어기초확립’이기에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지 기본적인 기초를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이 책을 봐야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권해주고 싶은 이유를 꼽으라면 음성학 교재 못지않은 발음 기관의 구조를 그려 그림으로 설명하고 발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원어민이 없더라도 원음에 가까운 발음을 흉내내어 볼 수 있게 되어있는 것과 가장 기초적인 문장의 구성을 정확히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의 또 한가지 강점은 다른 대부분의 영어 교재들과는 달리 이 책은 영어문장과 우리말을 교차시키며 자연스럽게 영작문을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독특한 점은 문장의 구조나 기본적인 문법을 설명하고 예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물음을 먼저 던지고 그에 대한 해설과 답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별다를 것 없어보이지만 실제로 이 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먼저 생각을 해보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문법을 배우고 익히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기본 질문과 연습문제 앞에 체크박스가 있는데 정확히 아는 부분은 그대로 넘어가고 혹시 틀렸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체크를 해 뒀다가 나중에 다시 그 부분만 공부하고 넘어가면서 스스로 학습진도와 과정을 조절해나갈 수 있다는 것도 꽤 괜찮은 학습방법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내가 기초부터 시작해서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라는 것보다는 영어의 기본을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접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였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 책은 별다른 가르침이 없더라도 혼자 독학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고 꼼꼼히 살펴보면 영어과외 선생님이 옆에서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요즘은 영어기초과정이라고 해도 회화와 문법을 구분하여 따로 설명하는 것이 많은데 안현필의 영어기초확립은 그말 그대로 영어의 기초를 – 회화든 문법이든 영작이든 혼연일체된 느낌으로 – 익힐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솔직히 미국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학습 교재로 만든 것보다 이 책이 훨씬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