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골사람 - 일상이 낭만이 되는 우연수집가의 어반 컨추리 라이프
우연수집가 글.사진 / 미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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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꽤 유명한 - 물론 나는 책을 읽어보기전에는 몰랐지만 - 우연수집가라는 파워블로거가 쓴 세번째 책이라고 한다. 그저 막연하게 도시생활을 하던 사람이 시골을 오가며 시골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책을 펼쳐들었는데 '도시골 사람'이라는 말 자체도 저자가 '도시와 시골을 오가며 출퇴근 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만들어 낸 신조어라고 한다. 대부분 그런 경우 도시에 기반을 두고 가끔 시골에 가서 생활하는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우연수집가는 그 반대로 한시간 반 걸려 시골에서 도시로 출근을 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된 생활에 대한 자신의 체험을 술술 풀어놓은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이미 책을 다 읽고난 후에야 알게된 사실들이지만 그래도 별 차이가 없다. 아니, 오히려 책을 읽어나갈수록 점점 더 저자의 도시골 생활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도시에서 반발짝만 떨어져보면 달라질거라고 하지만 내가 사는 곳이 대도시도 아니고,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기에 굉장한 낭만을 꿈꾸며 이 책을 펼쳐보지는 않았다. 그냥 이 책은 사진을 보는 재미가 있어 그것 하나만으로도 책을 펼쳐볼만하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뜻밖의 이야기들에 더 빠져들게 되었다. 서촌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들어봤었는데, 바로 우연수집가가 인왕산 보물찾기를 시작해 쓰레기줍기 운동을 재미있게 했었던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니 더 맘에 들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마음액자 수업에 늦어 뛰어가는데 찬바람을 맞으며 라면을 드시고 계시는 프리지어 파는 아저씨를 보고 꽃을 사고, 그 꽃으로 작은 꽃다발로 만들어달라는 말에 직원은  특기를 발휘해 캘리그라피 이름 쪽지까지 만들어 수업참가자들에게 줬다는 이야기는 그 자신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모두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수업에 참가한 손님도, 우연수집가도, 직원도, 꽃 파는 아저씨도 모두가 좋아했던 하루,라고 하지만 그런 하루 하루가 모여 모두가 좋은 세상이 되는 것 아닐까.

 

사실 우연수집가,에 대해 알지도 못했지만, 현실적인 시골생활을 해보지 못한 나 역시 그저 막연하게 시골생활에 대한 낭만과 동경이 있기도 해서 관심을 갖게 된 책이었다. 완전한 귀농이 아니라 도시골 사람으로 생활을 하는 것이라면 나도 조금은 흉내내어 볼 수 있는 시골생활의 낭만과 멋이 있지는 않을까...라는 얄팍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따라해 볼 만한 생활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명을 가꾸는 즐거움과 이웃과 함께 하며 자연을 가꿀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행복한 일인가,라는 생각은 더 강해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이웃과 친교하며 뭔가 거창하게 일을 벌이거나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없이 소박하게 내 일상을 살아가며 꽃화분 하나를 키우는 것도 그 시작이지 않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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