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작은 발견 - 아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
공혜진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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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기록"이라고 되어있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일상에서의 자잘한 발견들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평소에는 그저 스쳐지나가다가도 갑자기 큰 깨달음이 올때도 있고, 미처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에 누군가 타인의 깨달음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데 우연찮게 사진 한 장을 보게 되었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저자의 인스타그램에 먼저 들어가 저자가 찍은 사진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내 예상과는 달리 뭔가 거창하게 늘어놓는 것들이 아니라 세심하게 애정을 갖고 오래도록 바라보다 발견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별 감흥이 없던 이 책에 대해 관심이 생겨버렸다.

 

이 책을 받아들고, 날짜별로 짧게 기록되어 있는 글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잠들기전 잠깐 독서를 하듯 펼쳐 읽을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하나 하나 사진을 보고 글을 읽고 이 작고 사소한 보잘것없는 사물들에 대한 저자의 시선과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로워서 잠드는 것도 잊어버리고 새벽까지 책을 펼쳐들고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사물에 대한 그녀의 무한애정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정말 오래 바라보고 있다보면 그런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사소한 것들에서 어느 순간 얻게 된 깨달음의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오래 바라보고 그리고 만들고 기록한' '사소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들을 관찰하거나 자연을 그리며 깨닫게 된 일상의 이야기를 툭툭 던져놓고 있지만 이 모든 이야기가 어느 한순간에 툭 던져진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물수집가처럼 물건을 줍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있다. 동네 꼬마가 잃어버리고 찾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른척 주운 레고망치를 들고 가버리는 아이같은 마음의 고백도, 친구들이 먼곳에서 주워다 준 돌멩이 하나 조개껍데가 하나에도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이 담겨있을거라며 좋아하는 마음도, 이제는 누군가가 주운 물건을 받기도 하게 되었다는 것과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되찾았을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주운 물건의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다 좋기만 하다. 그 마음은 바닥에 떨어진 물건이 아파트 경비 아저씨에에게 먼저 발견되면 쓰레기가 되어버리지만 자신이 먼저 발견하게 되면 또 다른 의미를 담은 보물이 된다는 이야기에서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며 그래서 더 그녀의 이야기가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잠시 산책을 나가는 동안 자꾸만 두리번 거리며 뭔가를 주워담아보려는 마음이 앞섰지만 결국 그냥 동네 한바퀴를 돌기만 하고 들어왔다. 흉내내기로 나만의 보물을 찾을수는 없으리라는 걸 모르진 않았을텐데.

나도 이제는 가만히 오래도록 바라보고 내게로 와서 특별한 의미가 되는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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