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1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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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카세 가즈히사는 살인자다

처음 시작부터 강렬하다. 하긴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그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 아니, 그녀가 그려내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평범함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에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들은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직장인의 평범한 일상이 그려지고 있지만 그 '평범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특별한 존재감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후카세는 커피를 내릴 때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 커피를 좋아하는 후카세는 커피 원두 맛의 차이와 질을 감안해 사무실에서 동료들이 좋아할만한 커피를 내리곤 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연히 동네 커피 전문점의 단골이 되고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기도 한다. 별다를 것 없는 직장인의 일상이 그려지며 소소한 행복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후카세의 여자친구에게 '후카세 가즈히사는 살인자다'라는 편지가 날아든다. 그러면서 일상은 금이 가기 시작하고 과거의 사건 하나를 떠올리며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후카세는 그렇게 과거의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을 찾아 익명의 편지에 대한 진위여부를 증명해보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백미는 책의 겉표지를 벗겨내고 그 안에 적혀있는 글을 읽었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그것을 알고 봤다기보다는 조금은 허무한 결론에 그저 맥빠진 것 마냥 책을 들고 있다가 운명처럼 책이 미끄러져 표지가 따로 떨어져나가면서 우연히 보게 된 그 글로 인해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 내던지는 한마디의 말.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그렇게 시작하고 끝을 맺지만 곱씹어볼수록 섬뜩해지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하다.

아마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표지에 적혀있는 말에 담긴 스포일러를 깨닫고 실소를 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순간 어이없어 웃음짓다가 잠시 다시 한번 이 소설의 전체 이야기를 다시 되새겨본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되돌려보게 되는 소설의 이야기는 새로웠다. 이제야 비로소 리버스의 의미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무심코, 일어난 살인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친구의 우정'이라는 것이 어떻게 다가오게 되는지...괜히 사소한 것 하나에도 신경을쓰게 되는 리버스이다. 되돌려보면 드러나는 진실,에 대해, 그 진실을 알게 되는 무거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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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8 15: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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