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cker 크래커 (CD 1장 포함)
토마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심심치않게 들어봤을법한 주제, 이성친구와의 동거, 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만화책 이라는 말에 뭔가 혹 하는 심정으로 읽었다.
토마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지만 꽤나 오랫동안 인터넷에 그림을 올렸고 일러스트로 활동한다면 그림에도 뭔가 매력이 있겠지, 라는 생각도 없잖아 있었고.
그런데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내가 그리 많은 기대를 가졌었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그리다 만 듯한 그림, 그리고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이성 친구와의 동거''에서 일어남직한 이야기들. 잠시 멈칫, 하며 책을 덮었다 다시 펴들었다.

뭔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성 친구와의 동거, 라는 설정 자체는 독특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이런 주제가 항간에 나돌기 시작한지 꽤 됐으니 어떤 면에서는 식상하다고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을 그저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의 매력은 잠시 덮어 두었다 펼쳐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허공의 뜬구름 잡는 허황된 이야기들이 아니라 정말 있음직한 일상들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공감을 끌어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잖은가. 더구나 토마의 그림은 지극히 평면적인 선현경 아줌마의 그림을 보면서 친숙하게 느꼈던 그 느낌을 떠올리게 해버렸다. 그래서 이 그림들은 ''그리다 만 그림 같은'' 느낌에서 크래커를 바삭거리며 드러누워 배 긁적거리고 읽기에 딱 좋은 친근함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야기가 끝나고 "따끈한 방바닥에 이불 깔고 누우면 잡념의 뭉게구름 두둥실"하고 떠다니는 것들을 살살 잡아 적어놓은 크래커노트를 읽어보면 그녀의 감성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바삭거리는 크래커 맛이 난다. 바삭거리는 재미가 있고, 바삭거리는 느낌이 좋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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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7 23: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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