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혹은 '시'란 무엇입니까?
당신은 시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가? 물론 한편의 시는 총알을 멈출 수 없다. 시는 전쟁을 멈추고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치 않다. 체 게바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이 당신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는 꿈을 꾸라, 그러나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싸워라. 나는 꿈과 행동이 둘 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꿈 없는 행동은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는 공허하고 가엾은 것이고, 행동 없는 꿈은 위험한 것이다. 시나 노래는 혁명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어떤 혁명도 시나 노래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와 정치는 같은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시와 정치는 꽤나 다르고, 종종 상반된 현실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협력하기도 한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낳는다. 내 친구인 어느 미국 시인이 말하길, 이것은 왼손, 오른손과 같다. 그것들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둘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의 뜻은 문학적 장르로서의 시가 없는 정치적 시는 공허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목표를 잃은 것이다. 정치적이지 않지만 좋은 시는 물론 가능하지만 이것은 중요한 무언가를 놓친 것이다. 나에게 시는 일종의 세상에 대한 민감한 의식(자각)이다. 이것이 내게 시가 중요한 이유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인간적이고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시가 필요하다. 돈이 모든 걸 쥐락펴락하는 시기에 시는 우리가 인간 존재이며 삶의 가장 소중한 것은 값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시는 현실을 이해하는 방법이며 상상의 단계에서 현실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비유는 현실을 더 크고 넓은 규모로 제공한다. 그리고 우리가 놏치고 있는 주된 자질은 상상이다. XX라는 혁명적 실험이 끝나버린 이후에 모든 인류는 미래가 절단된 것처럼 느꼈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왜 좁은 시야를 가지고서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지 왜 종교, 민족에 집착하고 심지어 인종차별적 행동들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가 한 말처럼 우리는 더 많은 시와 구체적인 유토피아가 필요하다.
- 시인 프랑시스 콩브와의 인터뷰에서.
첫인상은 중요하다. 처음 만나 몇 초 안에 그 인상이 결정되므로 호감가는 첫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노력한다. 요사이에는 면접을 볼 때도 첫인상을 채점한다는 말도 들었다. 나도 누군가를 만날 때, 그의 첫인상에 좌지우지되는 편이다. 그 인상이 오래가는 경우도 있고 아예 믿어버린 적도 있다. 그렇지만 그와 친숙해지면 전혀 다른 얼굴을 맞닥뜨리게 되었던 적도 있다. 나는 첫눈에 쏙 들어오는 시보다 읽을수록 알게 되는 시를 더 좋아한다. 쉽고 편해서 좋고 심금을 울려서 감동적인 시보다 난해한데 묘하게 끌리는 시를 좋아한다. 남들이 다들 좋다고 하는 시보다 남들이 잘 모르는 숨은 시를 찾고 싶다. 연예인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서 좋다고 해서 몇만 부씩 팔리는 시보다 가난한 예술가가 좋아하는 시에 더 관심이 간다. 찬사보다 놀람을 주는 시가 좋다. 보면 볼수록 자세히 볼수록 좋아지는 시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