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생은 절취선처럼 불연속적으로 이어졌다가 약간 위태로운 절다면에 이르러 끊어져버리는 것이니까.
그는 내가 자주 자신을 놀라게 만든다고 말하곤했다. 예상할 수 있는 범주 안에서 살아가는 자신같은 사람에게는 일기예보에서 보던 불연속선을 연상시킨다는 거였다. 차가운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면 지표면에 경계가 생겨난다. 그 경계가 불연속선이다. 그 선을 따라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구름 모양이 변하며 눈과 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번쩍인다. 하늘에서 가방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 이것은 가방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확히, 하늘에서 가방이 떨어져내린 이야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