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골리오의 아름다운 점은 닫힌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스페인어라는 유물을 탐험할 때 그는 에둘러가는 법이 없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유로게 행동했다. 연구할 것, 의심할 것, 이것이 그가 학생들에게 주문하는 요구사항이었다"(37)
십자가상 죽음에 관한 의학보고서.
"우리는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요한 전례인 '그리스도 부활'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것이 없다면 나머지는 모두 의미가 없죠. 구원이 없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부활이 있으려면 먼저 죽는 것이 필연적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 한 남자의 죽음이 어떻게 진행되어는가에 대해 보다 전반적으로 이야기할 것입니다"
텍스트 강독은 학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든 것은 게세마니의 밭에서 시작되었고, 그때 예수는 피를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고서는 온갖 고통과 고뇌를 묘사했다.
"나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여러분이 깨달을 수 있도록 일종의 의학보고서인 이 글을 읽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은 부드럽게 묘사된 버전을 피해 사건의 진상을 마주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여러분 중 많은 사람이 작은 십자가를 목에 걸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어머니나 할머니, 아주머니나 여자 친구가 선뭃ㅆ겠죠. 여러분이 그걸 지니고있다면 그것의 의미도 바로 아는 게 옳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인형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예술은 이 고문도구를 연판으로 인쇄하더니 장신구로까지 변형시켰습니다. 여러분은 교수형 당한 사람의 상을 목에 걸고 다니겠습니까?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1세기에 목에 십자가를 걸고 다니는 것과 많이 다르지 않을 겁니다.현재의 눈이 아니라 당시의 는으로 그 십자가를 보세요. 생각해보고 판단하세요. 여러분 목에 단두대나 전선줄을 건다면? 상상하기 힘들죠, 그렇죠? 그리고 예술이 왔습니다. 이제 십자가는 미적인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재료를 바꿔 금으로 만들기도 했죠. 못 자리엔 보석을 박았고 십자가를 아름답게 장식도 했습니다. 대단히 큰 잘못입니다! 진정한 십자가와 피와 흙으로 더럽혀졌을 뿐만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의 오줌까지 스며든 나무였다고는 더 이상 아무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십자가는 너무나 아름답고 깨끗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십자가를 더 깨끗이 하기 위해, 피를 흘리고 그래서 더럽고 콧물과 침으로 가득한...... 정말이지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없는 그리스도의 몸마저 십자가에서 떼어내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팔고 삽니다. 은이나 금으로 만들어졌고 때로는 비싼 상표까지 달려있는 제품을.
하지만 사람들이 사고파는 그 비싼 십자가는 진짜 쓰레기이고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그리스도가 없는 십자가는 의미가 없는 끔찍한 사형도구일 뿐입니다. 자비도 부활도 없으니까요.
그리스도가 없는 십자가가 지닌 유일한 의미는 부활한 그리스도의 이미지에 있습니다. 구원에 의해 철저히 패배한 죽음의 상징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