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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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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는다니, 지금의 내게 있어 얼마나 매력적인 말인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었나? 라는 의구심이 든다. 아니, 아니다. 나는 지금 이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출근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사무실 업무에 찌들리고난 후 퇴근해서는 또 집에서 해야하는 집안일을 해놓고... 피곤한 주말에 밥 먹는것조차 잊은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티비보다가 잠만 자고 있다가도 주일 오후가 되면 나도 모르게 새로운 한주간을 위해 집안을 정리하며 반찬을 준비하고 사무실 출근준비를 위해 내가 해야하는 최소한의 업무를 정리해보게 된다. 그러니까 내 기준으로는 이것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라는 항변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노 요코의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라는 에세이와 나의 이야기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 그녀의 에세이 제목과는 상관없이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그녀가 이야기하고 있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작위적으로 애써 만들어내려고하지 않는다는 것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그녀의 글 자체도 그리 열심히 읽지는 않았다. 간혹 이 글을 통해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싶어지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애써 다시 뒤적거리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했다. 솔직히 지난 주부터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지만 며칠전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난 후 계속 몸상태가 안좋아 거기에 신경쓰느라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모르고 지나쳐버릴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이 책을 얼렁뚱땅 대강 읽어버리고 말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엉뚱하게 솔직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글 하나하나 심각하게 읽는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우습게 느껴진다.

 

별 시답잖은 이야기를 늘어놓고 가족이야기는 없이 남자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대책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 더 그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한 사람의 모습에 겹쳐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음이 느껴지는 듯해 괜히 마음이 뭉클해진다.

, 아들이 있었어? 그런데 자식 교육에 그리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지는 않은데...라는 생각의 이면에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워주고 있는 것 같아 라는 느낌을 갖게 하기도 하고 아줌마 친구들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은근슬쩍 험담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때쯤 자신도 그들과 똑같이 수다를 떨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험담을 하기도 하고 의미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 이야기들을 힘을 빼고, 때로는 맥없이 그저 읽어가다보면, 어느 순간 그전까지는 그냥 그런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문득,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구체적인 삶의 방식이 다르다고 해도 다 엇비슷하구나 라는 마음에서 느낄 수 있는 자잘한 위안을 얻게 된다.

 

중간중간 밑줄을 쫘악 그어놓고 싶은 글들이 눈에 띄었지만 왠지 망설여졌다. 이 이야기들은 그렇게 읽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잖아,라는 본능적인 망설임이다. 그렇게 열심히 파고들면서 읽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만 읽고 싶은 이야기랄까... 그러니까 그 가볍다는 말이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넘겨버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말의 의미가 뭐지? 라거나 이 글에서 그녀가 의도하는바가 뭐지? 라는 분석따위는 던져버리고 - 사실 그렇게 분석할 것도 없다. 그녀 자신의 글 자체가 워낙 솔직 담백하고 세상만사 모든 일을 전전긍긍하며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는 듯 하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래, 그냥 이렇게 사는거지 뭐... 하다보니 어느새 한 권의 책에 담겨있는 이야기가 끝이났다. 그리고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렇게 쓰다보니 그녀의 글에 대한 나의 이야기가 된 것이라고 서둘러 마무리를 해 버린다. 그래도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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