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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룰릭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2
우리 오를레브 지음,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도 아니고, 공룡이 날아다니던 겨우 몇백만년 전의 이야기도 아닌 아직 한세기가 지나가지 않은 몇십년 전의 이야기이다. 그때 세상에는 전쟁이 있었고, 유대인 학살이 있었고.. 그럼에도 꿋꿋이, 그 후로도 삶은 지속되는 그런 이야기.
굳이 전쟁의 참혹함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유대인 소년 스룰릭의 이야기를 통해 그 모든 것을 짐작하고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되는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이야기.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톨릭 국가인 폴란드인 가운데에도 유대인을 고발하는 사람이 있고, 독일인 병사중에도 유대인 스룰릭을 숨겨주고 살려주는 사람이 있고, 유대인으로 살아가든 가톨릭인으로 살아가든 그것이 별 문제가 아닌 사람도 있고....
그런데 이렇게 ''한 소년''임을 이야기하고,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던 작가는 굳이 유렉으로 살아가던 스룰릭을 유대식 이름 ''요람''으로 바꾸고 이스라엘로 보내버렸을까....
여전히 이스라엘 민족은 선택받았고, 지금도 그들은 끈끈한 유대감으로 자신들의 핏줄을 이어야 하며 유대교를 전승해야 한다고 믿는 것일까?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살을 당하고 고통을 겪어야 했던 그들에 대한 연민은, 지금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행하는 억압과 온갖 만행을 떠올릴 때 더한 분노를 일으키게 되는건 생각못했을까?
그렇지만 여전히 스룰릭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스룰릭의 이 이야기는 그것 하나로도 가치가 있다.
그리고 스룰릭을 말없이 받아들이고 사랑해준 사람들은 이야기하고 있지 않는가. "괜찮아, 예수님도 유대인이었는걸, 뭐!"
그래. 그게 뭐 어떻다는건가. 스룰릭은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지을 줄 알았고, 결코 포기할 줄 모르는 희망의 삶을 살았는데. 한 소년의 이야기는 그것으로 감동이 되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