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다시 시작하다 - 리셋 원정대의 뉴질랜드 트레킹
박재희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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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냥 '트레킹'이야기라고 한다면 그닥 이 책을 들춰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데 내 마음을 혹하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리셋 원정대의 뉴질랜드 트레킹'이라는 부제다.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우연찮게 얼마전에 티비 프로그램에서 뉴질랜드로 여행을 간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그곳에 대한 로망과 환상은 '반지 원정대' 때문이었다. 이미 그곳이 영화 반지전쟁의 촬영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영화촬영지라는 것이 그리 큰 매력을 갖고 있지는 않았기에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뉴질랜드의 풍경을 보니 그 수많은 곳 중에서 왜 뉴질랜드인지 알것같았다.

 

저자는 반지원정대에 빗대어 자신들을 리셋 원정대라고 명명하고 - 그 의미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짐작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 때묻지 않은 청정 지역인 뉴질랜드로 떠난다. 밀포드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는 퇴로가 없는 전진 뿐임을 자각해야한다. 캠핑을 할 수 없는 곳이며 원두막에는 1박이상을 할 수 없기에 4일동안 줄곳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한번에 갈 수 있는 인원은 40명.

그러한 길을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아보이는데 저자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세세하고 꼼꼼하게 점검하면서 호기심으로 책을 들여다보는 이를 지쳐버리게 하지는 않는다. 이 대장정을 어떻게 해? 라는 두려움과 막막함 보다는 '이런 나도 하는데 당신도 도전할 수 있어요'라고 말을 건네듯 가볍게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하지만 그 가벼움속에 현실적으로 요긴한 팁들이 마구 쏟아져나온다. 그래서 허술한 듯 하지만 전혀 허술하지 않은 트레킹 이야기가 완성된 느낌이다.

자연의 모습과 길을 걸으며 배우게 되는 삶의 지혜, 가르침은 그에 대한 덤일까 아니면 이 이야기의 주된 강조점일까. 아무튼 설렁설렁거리는 듯, 간간이 나오는 멋진 사진들에 감탄을 하면서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야기는 끝이 나 있었다.

 

밀포드 트레킹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뉴질랜드의 다른 많은 모습을 알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왠지 뉴질랜드에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밀포드 사운드,라는 이름에 대한 저자의 분개는 그들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까지 떠오르게 하며 공감하게 된다.

밀포드 사운드라는 이름은 그곳을 발견한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하며, 애초에 원주민의 땅인 그곳은 흔해빠진 사운드(해협)도 아니고 빙하작용으로 생긴 피오르드라고 한다. 그리고 그곳을 일컫는 이름은 피오피오타히, 지금은 멸종된 피오피오생의 이름을 따서 조상대대로 불러왔다고 한다.

청정 자연을 지켜내기 위해 입산 인원수를 제한하고 소독을 철저히 하며 자연을 지켜내는 모습은 대단하지만 그 이름도 원래 주인들이 부르는 이름을 지켜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나도 그곳으로 길을 떠나고 싶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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