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생님 11 - 완결
다케토미 겐지 지음, 안은별 옮김 / 세미콜론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하나의 시리즈가 11권의 책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처음부터 읽어보지 않아서 작가가 후기에 이야기하는 '설사된장'과 '탕수육'의 에피소드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지고 있지만 분명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모두를 위해 소수의 의견은 당연히 무시되어도 좋다거나 하나의 문제를 단편적으로만 넘기려 하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려니... 생각하게 된다.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는 솔직히 그 배경이 중학교지만 내게는 좀 낯선 부분도 많다. 그것은 일본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가 다르다는 차이점도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적나라하게 학교의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이 낯설기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일본의 학원물을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흔히 말하는 '열혈교사'가 중심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고쿠센의 양쿠미가 그랬고 GTO의 오니즈카도 그리볼수 있지 않을까. 반면 스즈키 선생님은 소심하게 보이는데다 실수도 하고 학생들에게 강하게 어필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에는 열혈 이상으로 깊은 신뢰와 애정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완결로 치닫는다고 생각을 하니 뭔가 좀 가벼워지는가 싶어지는 마지막 에피소드는 일본 학교 축제의 꽃, 문화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한결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숨가쁘게 책장을 넘기게 만들어버리고 있다. 문화제에서 스즈키 선생님 반 아이들의 연극 무대 연습과 교차되어 졸업생이 벌이는 흉악한 범죄의 이야기가 우리의 학교 현실과는 좀 동떨어져 보이기는 하지만 그 사건에만 치중해 있다가 등장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를 다시 읽어보면 이 이야기 역시 두번 세번 곱씹어보게 된다.

아이들이 연습하는 연극대본의 이야기와 졸업생이 벌이는 실제 사건의 교묘한 짜임새, 연극 연습을 하면서 변화되어가는 학생들의 내면과 성장, 그리고 결말로 치닫는 이야기는...잠시 우리, 아니 내가 잊고 있었던 단원고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물론 세월호 사건과 이들의 학원 문화제 이야기는 엄연히 다른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그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딛고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관심을 주고 있을까. 그들에 대해 진지하고 깊이있는 논의를 했을까...

하긴 세월호 사건의 진실조차 제대로 밝혀내기 힘든 현실인데...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동일한 장소에서 또 다시 끔직한 일이 벌어진다... 이건 거의 망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확률이 낮은 일입니다. '과유불급'이라는 교훈을 잊고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뭐든지 자숙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만연하는 것. 이것야말로 쓸데없이 숨 막히는 사회를 만드는 거죠. 경찰이 발표한 내용에서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범인의 범행 동기도 이 '숨 막히는 세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요. 그걸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 '숨 막히는 세상'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잠시나마 스즈키 선생님과 같이 자그마한 숨구멍을 찾아낼 수 있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끝이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가르침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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