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마법 실천편 - 비우고 버리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케다 교코 지음, 서명숙 옮김 / 넥서스BOOKS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일주일전부터 외장하드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일주일이 아니라 더 오래전부터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잊고 있었다가 용량이 큰 파일을 저장해야 해서 평소 들고다니던 usb로는 해결이 안돼 외장하드를 찾았는데 원래 잘 보관해 뒀다고 생각했던 보관함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급한대로 다른 외장하드를 임시로 사용했다가 일주일전쯤에 찾아야 할 파일이 있어 다시 외장하드를 찾기 시작했다. 그때 사무실 개인 보관함에 없었으니 집에 가서 찾아보면 있을것이라 확신하고 찾아봤는데 또 찾지 못하겠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생각했던 그 장소가 아니었나보다, 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다른 곳을 훑어봤는데 일주일동안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급기야 어제는 사무실의 책상 서랍을 뒤엎어보고 나오지 않자 집에 가서 다시 차근차근 훑어가기 시작했는데 지난번에는 보이지 않았던 박스 하나가 책더미 밑에 깔려있는 것이 보였다. 하아... 저 박스였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외장하드를 찾은 순간 이제는 정말 정리의 마법 '실천'이 필요할 때임을 실감했다.

정리의 마법 실천편을 읽다보면 저자가 집을 정리하는 모습 그대로 내 모습이 투영되었는데, 어디 뒀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쓰지 못했던 엽서들과 언제 구입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스티커가 대량으로 발견되기도 했고 똑같은 책이 두 권씩이나 - 물론 아직까지도 읽지 않은 책들이다 - 나오고, 내게 이런 책이 있었나 싶을만큼 낯선 책들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내가 내 짐을 정리하고 있는지, 내가 아닌 누군가의 짐을 정리해주고 있는지조차 헷갈릴만큼 낯선 물건들을 보면서 이제 정말 뭔가 대책이 있어야겠다 싶었는데 그 마음에 불을 붙여주는 것이 '정리의 마법 실천편'인 듯 하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자신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실제의 정리 안된 방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그것을 어떻게 정리해나가게 되는지를 재미있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솔직히 너무 현실적이어서 - 그러니까 일부의 이야기는 내 얘기 아닌가 싶을 만큼 실감나서 바로 빠져들게 된다. 책을 잡고 앉은 자리에서 금세 읽을수 있기는 한데 그 안에 담겨있는 정리의 마법에 대한 기본 자세는 습관적으로 몸에 배이게 하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이 책의 저자 이케다 교코가 이야기하는 정리의 기본 5단계는 1. 베이스 캠프 만들기 2. 쉽게 치우고 티가 확 나는 곳부터 공략하기 3. 매일 쓰는 것은 베이스 캠프에 4. 지금 안쓰는 것은 과감히 버리기 5. 방의 지도를 만들기. 그리고 나아가서는 인생의 지도를 만드는 것까지 5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예전에 책장정리의 노하우에서도 기본 베이스 캠프라 할 수 있는 공간을 비워두고 새로운 책이 들어오거나 지금 현재 읽고 있는 책을 그곳에 정리하고 나머지 책들은 따로 정리를 하면 좋다는 팁을 얻어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데, 엉망으로 쌓여있던 책들이 그 후로 한결 정리정돈되어가는 걸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정리의 기본 단계 첫번째인 베이스 캠프 만들기는 확실히 공감이 간다. 그래서인지 이 기본 5단계를 잊지 말고 익혀야겠다, 싶어진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기는 하지만 내가 가장 못하는 것은 '지금 안쓰는 것을 과감히 버리기'.

사실 지금 내 책상위 한구석에는 이미 오래전에 받은 카드 영수증과 필요없는 메모쪽지까지 쌓여있을만큼 버리는 것을 쉽게 하지 못하는데 그런 성격이 내 책상을 더욱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질질 끌어왔는데 적나라하게 표현된 이케다 교코의 현실감 넘치는 그림과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제는 정말 '실천'을 감행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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