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대한민국 2 - 박노자 교수가 말하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박노자가 하는 이야기는 항상 뭔가 불편함을 주었다고 기억한다. 분명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뭔가...'하는 느낌이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몇년만에 나온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느낌을 떠올리게 되었고, 내가 갖고 있었던 불편함은 '박노자'라는 '한국인'이 하는 이야기의 불편함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끄집어 내야 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나는 박노자가 '우리'라는 말을 할 때 순간 멈칫거리곤 했다. 이 사람은 왜 '우리'라고 하지?.....
나의 그런 생각이 바로 내 울타리 안에 들어오려는 모두를 받아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버렸다. 이것을 느낀 순간 뭔가... 솔직히 말하자면 한대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먼저였다. 그리고 나 자신이 얼마나 편협한 생각과 배타적인 의식을 갖고 있었는지 새삼 느껴버린 것이다.

예전 박노자의 책을 읽으면서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말에서 당연히 나의 이야기가 아닌 '당신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기에 그렇게 내가 인식할 수 없는 약간의 불편함만을 남기고 말았던것인지도 모르겠다.
[박노자씨, 당신의 말은 구구절절이 다 맞는 말이야.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는거겠지. '당신'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미 '우리'라는 울타리안에서 애정어린 비판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나의 많은 부분을 일깨워주었어] 이것이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갖고 있던 착각이었다. 나는 그를 '우리'라고 받아들였다고 믿었지만 나의 내면에서는 진정으로 그러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깨달았던 것이다.
물론 처음 그의 책을 읽을때보다 뭔가 강하거나 새로운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좀 더 구체적이고 세심하게 문제의식을 갖게 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분명 인식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러한 것들에 대해 나의 인식이 한정되고 현상적인 것에 머물렀었다면 이 책에서 박노자는 나의 의식을 확장시키고 내가 인식한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있게 들여다보게 한다.

내 불편함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눈치챘을 때, 뭔가.. 좀 충격이었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그렇게 생각해본다. '우리'와 '당신'을 구분하고 있다는것조차 깨닫지 못했을 때는 그런 구분을 당연시여겼었지만 지금 내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당연한 타자로 여기고 있던 사람들을 '우리'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려 하는 중이라고.
이건 단지 '박노자'라는 개인에 한한것이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가진것 없고 힘없는 소외된 사람들, 이주 노동자들....역시 함께 살아가는 '우리'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이것 하나로도 내게 이 책은 문제의식과 대안을 제시한다는 거창함보다 더 큰 의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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