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거리두기와 감추기라는 권력 메커니즘에 대한 반성적 인식을 유도하기 위해 쓰인 것이다. 매일 수많은 사람이 고기를 먹고 있지만 정작 도축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도축장슨 높은 벽에 가려 눈에 띄지도 않을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베일에 싸여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물의 도살, 박피, 해체라는 잔인하고 께름칙한 일을 일군의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 나는 이 책에서 현대의 도축장을 예로들어 거리두기왖감추기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피고자한다. 도축장의 존재를 숨기려고 애쓰는 사회를 위해 날마다 대량학살에 나서는 하층민들에 관해 그들과 같은 입장의 노동자로서 이야기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