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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높이 8,848 미터 - 16세 소년의 에베레스트 등반기
마크 페처.잭 갤빈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한 소년이 산에 오르는 즐거움을 느끼고, 정상을 향해 도전하는 꿈을 갖고, 결국은 이뤄내는 꿈과 희망과 도전정신을 느끼게 하는 청소년 책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내가 읽은 책은 전혀 엉뚱한 책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리 틀린 설명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단지 저렇게만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 밑에서 꼼지락 거리며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깔끔하고 담백하게 쓰인 이 책은 끝없이 반복되는 듯한 산행 이야기를 아주 새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꾸며지지 않은 소박한 이야기들은 꿈을 키우고 이뤄낸 마크를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옆집 친구처럼 느끼게 해 주고, 나도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면 내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질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잠깐, 마크는 그렇게 소망하던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가? 꿈의 높이 8,848미터는 어느 산의 정상이었지?
이건 그리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크가 어떻게 꿈을 이뤄나가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 꿈이 결코 최연소 최고높이 등정이라는 명예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자기 단련과 의지가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현실의 산을 오르는 것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만의 산을 갖고 있고, 그 산을 올라가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는 자신과의 싸움,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의 꿈을 이뤄나간다는 것은 내 목표를 위해 오로지 앞으로만 달려나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마크는 자신의 꿈도 소중하지만 병을 이겨내기 위한 힘든 여정을 겪고 있는 아버지와 가족의 곁에서 함께 하는 것 역시 누군가의 꿈을 이뤄내는 소중함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마크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주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빛나는 마크의 결단력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은 최연소 최고봉등반이 아니라 산을 오르는 즐거움과 정상에서의 환희라는 것. 그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기회를 놓치기 전에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을 상투적인 성공기를 넘어선 진정한 꿈의 책이게끔 하는 것이리라.
이 책은 94년부터 97년까지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에필로그에서 마크는 99년의 계획을 이야기했고, 지금은 2006년이다. 꿈의 높이 8,848미터, 에베레스트 등정에 대한 계획을 세웠던 마크는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중요한 것은 마크가 지금도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겠지. 산을 오르는 일처럼 한발자국씩 내딛으며 쉬지않고 전진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