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카페 산책 - 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의 멋스러운 풍경
이광주 지음 / 열대림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여행의 기쁨 가운데 하나는 낯선 거리에서 좋은 카페를 만나는 즐거움이다.......카페 테라스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쳐다보면 그들의 일상 풍속과 함께 그 거리의 심상 풍경이 들여다보인다. 어디 그뿐일까. 파리의 플로르나 베네치아의 플로리안에서 보듯이 유럽에는 시대를 이끈 선구자들의 자유의 공방과 같은 카페, 혹은 문학과 예술사에 기록되는 문예카페가 적지 않다. 그 카페들에는 으레 작가와 예술가, 사상가와 혁명가들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들이 또한 적지 않다.
사교와 놀이 그리고 담론이라는 유럽풍 삶의 상징과도 같은 문화 공간, 그 카페들을 들여다보면 그때그때의 시대의 표정과 유럽이 보인다." (
책을 마무리하며)

 

이미지로만 뜬 책 표지를 보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뭐야, 내 허무맹랑 뚱뚱한 꿈보다 더 들떠 있어 이쁘장하게만 보이려는 카페의 사치인거 아냐?'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 책을 깍아내린 것이 미안해진다.

내게는 카페에 대한 로망이 있다. 여행을 가서는 여행객처럼 앉아 차 한잔을 마시는 사치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동네 마실 나온 듯한 차림으로 여유롭게 수다를 떨 자세로 죽치고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노는 것. 이런 허무맹랑 뚱뚱한 꿈을 갖고 살아가는 내게 이 책은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하며 집어들었다.

나의 구름에 붕 뜬 맹랑한 꿈과는 달리 이 책에서 말하는 카페는 삶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문학과 예술이 있고, 시대가 담겨 있더라. 카페의 유래와 유럽 각 나라 카페의 특색, 카페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를 잡아 끈다, 또 간간이 곁들여진 사진 또한 책을 읽는 재미를 더 해준다.

나는 이전보다 더 카페에 대한 로망이 커져버렸다. 길을 걷다 다리품을 쉬며 앉아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골목길의 아담한 카페에도 앉아 있어보고 싶고, 모짜르트가 단골로 갔다던 빈의 카페에도 가보고 싶어졌다. 올해가 모짜르트 탄생 250주년이라 하니 더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또 케스트너가 '에밀과 소년 탐정들'을 썼던 로마니셰스 카페에도 가보고 싶고, 베네치아와 로마의 카페 그레코데도 가보고 싶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제는 단순한 카페에 대한 로망일뿐인 것은 아니다. 그곳에 가면 역사가 보이고, 역사를 이룬 시대가 보이고,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보일 것 같다. 아니, 그리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스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일상 풍속을 느끼고,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즐겁고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카페에서의 맛있는 차 한잔의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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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01-24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쓰기 싫은 글 억지로 쓰는 느낌일뿐. ㅠ.ㅠ

Kitty 2006-01-2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잘 읽었어요.
저도 이 책 살까말까 망설이는 중이어요 ^^

chika 2006-01-24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내용이 알차더라고요. ^^
- 근데 리뷰를 꾸역꾸역 쓰다보니 제가 뭐라 썼는지도 생각안나버려요 ㅡ,.ㅡ

로드무비 2006-01-2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당장 읽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
설 지나고 읽어야겠어요.^^

chika 2006-01-2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질근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