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빵파랑 - My Favorite Things
이우일 글.그림 / 마음산책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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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
막 피어난 보리꽃
논두렁을 수놓은 자운영 꽃무리
아침이슬 머금은 작은 제비꽃
골짜기를 흐르는 맑은 시냇물
해지는 서산마루비켜가는 저녁놀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에 발자욱....

내가 좋아하는 노래 중에 김정식이라는 분의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이 노래를 떠올렸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마구마구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구마구 행복해했다...

 

이 책에서 이우일이라는 사람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며 옥수수빵파랑에서 시작하여 온갖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재밌어라 들으면서 또 맘 한구석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떠올리며 '맞아, 나도 이랬어!'라거나 '난, 이렇단말이지. 이것도 얼마나 좋은데' 따위의 말을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나는 딱히 좋고 싫은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내게'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고, '내 마음을' 기쁘게 해 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봄이 되어 연한 초록 잎사귀가 돋아난 모습, 적당한 포만감에 젖어 텔레비젼을 보는 것, 쌓인 눈을 뽀드득 거리며 밟는 발소리, 생글생글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런 것을 보며 나도몰래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그런 느낌들이 '난 이게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나는 이것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또 그건... 하는 이유의 나열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아, 난 이게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엄청 많아서 행복하다.

 

뱀발. 물론 난 처음부터 이 책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슬쩍 훑어보면서 '뭐야, 지가 좋아하는 걸 늘어놓은건데 내가 왜 보냐?'라는 생각으로 들춰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날 뭐에 홀렸는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리고 느꼈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거나 '네가 좋아하는 것'으로만 읽으면 재미없어지는 것이라고. '난 이게 좋아. 넌?' '넌 그걸 좋아하는구나. 난....' 하며 마음의 대화가 시작될 때 이 책의 진정한 재미와 가치가 빛을 내는 것이다.
자, 우리... '좋아하는 것'에 대해 떠올리고 수다떨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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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12-3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걸 보고 카테고리 하나 만들 생각 했었죠.
지금도 그 생각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고.

chika 2005-12-31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저도 그래요. (소곤소곤)전요... 거창하게도 노트를 마련해 세상에서 한권뿐인 내 책을 만들까도 생각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