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마을 인문여행 - 미술, 마을을 꽃피우다 공공미술 산책 2
임종업 지음, 박홍순 사진 / 소동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티비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산토리니 풍경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색색으로 칠해진 집들이 층층이 올라가 있는 언덕의 풍경이 눈에 화악 들어왔다. 더구나 그 언덕배기에는 이휘재의 쌍둥이 아이들이 엄마의 뒷모습인 줄 알고 달려가 안기려고 했던 어린왕자도 있었다. 저곳이 부산 어딘가라면 나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미술마을 인문여행의 책에 바로 그 마을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아름다운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인문여행'이라니 이 책을 읽어보기 전부터 무척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정도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도 있지만 생각만큼 그리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아서 중간부터는 힘을 빼고 읽어나기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러고나니 슬그머니 관심이 동하기 시작한다.

어린왕자와 여우의 동상이 있는 그곳은 부산의 감천마을로 그곳은 풍경 자체만으로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되었다. 굳이 종교라는 것을 떠올릴 필요없이 역사속의 정치,사회, 문화적인 측면으로 태극도를 인식하며 감천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큰 의미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다.

 

'마을미술'이라는 것에서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단순히 설치미술과 마을의 조화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을미술은 작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이재길 기획자의 이야기처럼 마을을 떼어놓고 예술 그 자체만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마을 미술 경험을 통해 주민과 공무원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진짜 주민자치란 어떠해야 하는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는 것."(71)에서도 그러한 부분은 드러나고 있다. 마을 살리기는 미술만으로는 역부족이며 이제 마을미술이 아닌 미술마을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여러 마을의 성공사례와 진행과정이 나왔지만 감천마을을 빼고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혼불의 배경이 되는 남원의 노봉마을이다. 혼불을 읽고 책에 묘사된 곳곳을 다니며 책 속 인물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면 정말 멋진 여행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 책에는 10곳의 미술마을이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유일하게 서귀포만 가봤을 뿐 다른 마을은 그 풍경이 어떠한지 전혀 알수없이 그저 책에 담겨있는 내용으로만 볼 수 있어서 조금은 많이 추상적이다.

내가 유일하게 가 봤다는 이유때문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서귀포의 유토피아로 - 이중섭 거리가 있는 올레길 6코스는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제주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바닷가에 작품을 설치할 때 주민과의 갈등이 있었지만 작가의 설득에 동의를 하고 막상 작품이 설치되니 반대를 했던 주민이 더 적극적으로 설치작품 관리를 하고 자발적 해설사가 되었다는 에피소드마저 제주사람답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읽었는데 이중섭 거리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조금 더 돌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강정천을 지나쳐가다보면 어느새 유토피아는 사라져가고 해군기지가 설치되고있는 디스토피아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10월 12일이 지나면 천막성전에서의 미사는 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로 옮겨가게 되는데 제주를 방문하게 되면 한번쯤 그곳에 들려 '평화'에 대한 묵상을 해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