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대해 알고싶은 모든 것들 -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의 톡톡튀는 교과서 미술 읽기
이명옥 지음 / 다빈치 / 2004년 3월
절판


램브란트, 놀란 눈의 자화상.

- 내가 좋아하는 자화상이다. ^^;;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유화로 자화상을 그려오라는 과제를 받았었다. 나야 대강 그려가고 말았지만, 그때 미술 선생님이 친구의 그림을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거짓말 하나 하지않고 정직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그린 훌륭한 자화상'이라 했던 칭찬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자화상은... 그래야 하는 것이라는 걸 그때 처음 배웠구나.

램브란트, 마지막 자화상.
램브란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그린 것.

자화상은 죽음을 앞둔 늙은 화가의 심리상태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램브란트는 자신을 뽐내지도 미화하지도 않았어요. 내면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한 인간의 벌거벗은 영혼을 정직하게 자화상에 기록했습니다. 흔히 램브란트의 자화상을 가리켜 '자화상의 기적'이라 부르는것도 그가 자신의 외로운 정신세계를 솔직히 드러냈기 때문입니다.(67)

윤두서, 윤두서의 자화상.


자화상을 통해 내가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를 쉴새없이 질문하며 인생의 길을 걸어가지요. 삶의여정을 충실하게 기록한 화가들의 자화상을 보면서 우리도 자신의 길을 찾아갑니다.(75)

이종빈, L씨의 꿈.

이종빈의 인물상은 한국 작가의 자부심을 보여주고 있어요. 인물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체의 비례가 맞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남자의 신체는 5등신에 불과하지요. 이종빈은 이상적인 신체가 되려면 7등신이나 8등신이 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싫었어요. 그런 선입견은 서구의 신체기준에 맞춘 것이지요. 사실 평균적인 한국인이 7등신, 8등신이 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작가는 평범한 한국의 소시민이며 봉급생활자인 남성상을 창안하고 싶었어요. 굳이 나무로 인물상을 만든 것도 맹목적으로 서구의 조형기법을 받아들이는 풍토를 거부하고 싶어서입니다. 흔히 조각은 대리석이나 브론즈로 제작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러나 작가는 평범한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재료는 소박한 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물화에는 이렇게 다양한 얘기가 새겨져 있어요. 각 시대와 나라에 따라 인물화는 각기 다른 역할을 합니다. 사진의 기능을 대신하며 시대정신을 담은 기록물, 숭배의 도구, 혹은 개인의 감정을 적은 일기를 대신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얼굴은 작은 우주요, 살아있는 역사라는 말이 있어요. 모든 얼굴은 인생의 비밀을 담고 있지요. (279-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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