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토끼
앤디 라일리 지음 / 거름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몹시 우울하던 어느날,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서점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뜸 생각난 '자살토끼'를 찾았다. 그렇지만 그 책은 없었고 나는 더 우울한 마음으로 먼 길을 돌아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아마 책 대신 음반을 마구 샀고 음악을 들으며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다'는 말은 까맣게 잊어버렸을 것이다.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다!'는 공감 백퍼센트의 말 한마디에 책을 펴들었다. 피식, 피식, 거리며 책장을 넘기고 나니, 왜 공감 백퍼센트의 말이 되었는지 알 것만 같았다. 아니, 처음부터 마음에 팍 와닿게 알지는 못했다. '죽음'이라는 것이 일상적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았을 뿐이었다.
엉뚱한 자살 시도의 이 그림들은 결코 죽음을 쉽게 생각해버리라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아주 일상적인 것들이고, 물론 때로는 실현 불가능하게 전혀 엉뚱한 상상이 나오기도 하지만 자살을 시도하는  토끼녀석은 너무 우울하게 존재를 없애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죽음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건 아니쟎아? 라고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생각의 시간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어쩌면 죽음은 우리의 삶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볼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일상적인 죽음을 억지로 앞당기는 자살 같은 것은 상상해보는 것으로 그치고 자, 이제 일상으로 돌아오라구! 말하는 듯 하다.

왜 그런말도 있지 않나. 우울해지고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걸 꽁꽁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표현을 하라는. 정말 그런 마음이 들 때, 자살토끼보다 더 멋있고 기발한 죽음의 방법을 떠올려보자. 정말 죽어버릴꺼야! 라는 마음은 사라지고 어떻게 죽을까? 고민에 빠져 죽을 생각을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미 죽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고 피시식 웃음 짓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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